나는 그녀를 죽였다.

2026년 6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부속으로서의 삶

남자가 여자를 죽였다. 흔하디흔한 이야기다. ‘친밀한’ 관계에 있는 남성 파트너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수는 2025년 기준 최소 137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나왔고, 살인미수 등으로 살아남은 피해자까지 헤아리면 하루에 평균 1명 꼴로 여성은 그러한 위험에 처한다. 죽은 사람은 아무런 말을 할 수가 없고, 죽인 사람만이 사랑했다는 둥의 말도 안 되는 변명을 지껄인다. 「나는 그녀를 죽였다」 역시 그러한, 흔하디흔한, 특별할 것 없는, 우리 주변에 널린 ‘일상’의 이야기다.

그러나, 거기에 ‘각주’가 등장하며 달라진다. 굳이굳이 각주 번호를 클릭하고, 굳이굳이 작은 글자를 공들여 읽어야지만 알 수 있는 제2의 이야기는, 살인자의 같잖은 변명보다 훨씬 흥미롭고 내실이 있으며, 무엇보다, 의미 있다. 「나는 그녀를 죽였다」는 인터넷 플랫폼에서나 가능한 각주 형식을 활용하여 흥미로운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더 나아가 포스트모더니즘적으로 본문의 모양새까지 다듬으며 형태와 의미의 아름다운 통일을 이루어낸다. 이런 과감한 실험에 흥미를 느끼는 독자라면 그 형태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울 것이다. 세상의 각주 같던 이야기들이 본문을 장악하는 날이 오기를 바라본다.

※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