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스태프로 일하는 K씨는 인터넷 소설 사이트(a.k.a. 브릿G)에 올렸던 SF 단편 「시네필(들)의 마지막 하루」를 종이책(a.k.a. 『인류의 종말은 투표로 결정되었습니다』)으로 출간한다는 연락을 받는다. 그러나 출간 작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중 언급했던 영화가 소설 속 내용과는 달리 극장에서 정식 개봉된다는 소식을 듣게 되자, 문제가 될 법한 대목을 수정하기로 한다. 어쩐지 평소보다 유난히 화면이 깜빡거리는 듯한 노트북과 마주 앉은 채 고민하던 K씨는 이번에는 절대로 극장에 상영되지 않을 것 같은 영화 제목을 넣어 문장을 수정하는데, 얼마 후 놀랍게도 그 영화 역시 극장에서 정식 상영될 거라는 농담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케이준 라이스와 종말의 맛」은 주인공 K씨가 기이한 우연과 맞닥뜨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을 담담하면서도 유쾌한 호흡으로 풀어내는 작품으로, 작가의 우당퉁탕한 일화를 90년대를 풍미했던 파파이스의 이색 메뉴 ‘케이준 라이스’에 얽힌 추억과 함께 버무려 낸다. 어디까지가 허구이고 어디까지가 자기 반영인지 모를 정도로 절묘하게 뒤섞인 이야기는 의도적으로 그 경계를 허물며 더없는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한다.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