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간 격차와 인종 및 종교 갈등의 해소, 극심해지는 기후 위기 등을 극복하기 위해 하나의 행성 국가 구축에 성공한 존재들이 있다. 단일 행성 국가를 이룩한 후 이들은 행성계 밖으로 탐사선을 보냈고, 항해 도중 자신들을 스쳐 간 미지의 우주선을 발견한다. 다른 행성계의 인공적 비행체를 발견했다는 사실에 흥분한 이들은 고민 끝에 우주선을 포획하기로 하고, 전혀 다른 구조로 설계된 이 외계 우주선에 설화 속 모험가인 ‘레가요프’라는 이름을 붙이며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한다. 그러나 선내에는 어떤 생명체의 흔적도 없었고 대신에 외계 문자가 새겨진 커다란 금속 케이스와 금속판을 발견하게 된다. 연료로 쓰이지도 않고 비행의 효율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장비를 실은 이 외계의 우주선은 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광활한 우주를 가로지르며 다른 행성계를 지나고 있었던 걸까?
「링구아 코스미카」는 연방 국가 통일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성에서 그들이 포착한 외계의 존재를 공개하는 행사가 열린 어느 날의 이야기를 다룬다. 제목은 ‘우주적 언어’라는 의미의 라틴어라고 하는데, 어디에 있는 누구인지도 모를 이들의 여정을 차츰차츰 따라가다 보면 점차 이 작품이 모티브로 삼은 대상이 무엇인지 알게 되며 괜스레 벅차오르게 된다. 오래전 어떤 가능성 하나를 품고 지구를 떠난 우주선, 곧 도래하는 2030년이면 에너지가 고갈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그 여정의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그 종착지의 단서들을 외부자의 시선으로 상상하며 재구성하기 때문이다.
고작 창백한 푸른 점에 불과한 지구에 유일한 생명체가 살고 있으리라는 확신은 독선에 가까울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위화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고, 우리의 세계가 누군가에게는 목가적인 판타지 행성처럼 비칠 수도 있다. 「링구아 코스미카」는 그런 가능성과 해석에 대한 이야기이다. 비록 존재는 사라지고 그 흔적만 남아 있게 된다 하더라도, 역발상을 통해 오래전에 시작한 미지의 여정을 가늠해 나가는 과정은 더없는 감동을 준다.
“그들이 어떤 목적으로 성간 우주선을 보냈다면, 별 너머의 외계 종족이 읽기를 바랐을 것입니다.”
*본작은 제8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