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첫째 주 편집부 추천작

폐쇄 공간에서 벌어지는 기가 막힌 좀비 어드벤처

좀비 아포칼립스 문학상의 수상작을 볼 때마다 느끼는 건,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한정된 소재로도 매번 이렇게 기발한 이야기가 나올 수 있다니 사람의 상상력이란 실로 대단하구나 하는 점이다. 왜소증을 소재로 좀비로 둘러싸인 건물 안에서의 지배자와 피지배자 구도를 비꼬는 작품이 있었고, 좀비로 아수라장이 된 놀이공원에서 고부 갈등을 흥미롭게 끌어들이기도 하고, 고립된 사람들끼리 추리소설을 방불케 하는 심리 스릴러가 선보이기도 하고, 정치 풍자에 유머러스한 내용까지 질릴 수 없는 재미가 보장된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정신병동을 소재로 했다. 영화 「셔터 아일랜드」의 원작이 된 데니스 루헤인의 대표작 『살인자들의 섬』이 정신병동을 무대로 하는데, 병동의 보안 시설이 망가지며 여기저기서 모습을 드러내는 환자들의 모습은 읽는 이에게 낯섦의 공포와 흥미로움을 충실히 전했던 작품이다.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자신이 클락 켄트, 즉 슈퍼맨이라고 믿는 한 사내가 있다. 자신은 병동에 설치된 크립토나이트로 인해 힘을 잃었고, 자신을 이렇게 속박한 게 이 병동의 원장인 렉스 루터의 짓이라고 믿고 있다. 그의 조력자는 더 기가 막힌데 체중이 100킬로그램에 육박하는 사내이지만 자신은 미스A의 수지라고 굳게 믿고 있다. 어쨌든 밖은 좀비로 둘러싸였고, 병동은 제 기능을 못한 지 오래다. 억압에서 풀려난 주인공은 크립토나이트가 끼친 영향으로 시민들이 좀비가 된 거라 믿는다. 때문에 렉스 루터를 처단하고 로이스 레인-실제로는 자신의 담당 여의사를 구하는 걸 목표로 한 채 병동 내 모험을 떠난다.

재미있는 건 클락 켄트와 미스A의 수지는 서로가 미쳤다는 걸 알고 있고, 상대가 말하는 게 말도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자신의 정체성에는 흔들림이 없다는 점이다. 이 흥미로운 이야기는 초반부터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한다. 바로 주인공을 ‘칼-엘’이라고 부르며 자신이 슈퍼맨의 아버지라고 말하는 환자의 등장이다. 그에겐 매우 섬뜩한 비밀이 숨겨져 있는데, 400매에 이르는 중편 분량의 이야기를 끊임없이 긴장되게 만드는 요소로서 활용된다.

다소 투박하고 상투적인 후반부가 아쉽기는 하지만, 유머러스하고 기괴한 내용 속에서도 인간본성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는 작가의 의지에 감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