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병원의 기적

2017년 4월 첫째 주 편집부 추천작

우연과 필연 사이, 불길한 병원에서 일어난 기묘한 진실을 그린 본격 추리

작은 시골 M시, 이전부터 끔찍한 소문이 무성하여 저주받은 곳이라 불리우던 M병원. 이 M병원에 살인미수를 저지르고 복역하던 중 말기 위암 진단을 받아 형 집행 정지를 선고받은 희대의 살인마 정수민이 입원하게 된다. 형사인 화자는 정수민을 감시하는 임무를 띄고 곁에서 그를 지켜본다. 자기 범죄를 과장하는 허풍쟁이에 불과해 보였던 그는 점점 화자에게 섬뜩한 기분을 안긴다. 그러던 어느 날, 병원에 정수민의 새로운 담당의로 화자의 동창인 염상훈이 부임해 온다. 화자는 별거 중인 아내가 염상훈과 불륜 관계로 발전하자 정수민을 이용해 살인을 저지르는 계획을 세운다.

「M병원의 기적」은 간접적인 살인을 저지른 후 10년간 도피 생활을 한 화자의 자백을 서간 형식으로 풀어내며 초반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잔혹한 살인마와의 조우, 범죄에 이르게 된 배경, 광기에 물들어 가는 화자의 심리를 서서히 조금씩 풀어 내며 긴장감의 완급을 조절하는 솜씨가 탁월하다. 그리고 이야기는 중반부부터 의사와 간호사가 화자의 자백을 듣는 현재의 장면으로 전환되어서 화자의 쪽지에서는 보이지 않던 사건의 또 다른 진실을 드러내며 드라마틱한 결말에 이른다. 추리물에 익숙한 독자라면 사건의 트릭 자체가 다소 고전적이고 익숙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엽기적인 다룬 잘 짜여진 미스터리 단막극 한 편을 본 듯한 만족감을 선사하는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