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형광등’이라는 문물이 들어오며 사람들은 그 빛에 정신없이 마음이 홀린다. 그러나 점점 형광등이 보급되면서, 여인들은 ‘형광등보기’라는 의무를 지게 되고, 이를 둘러싸고 여러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와중에 점복까지 이어지고 마는데……. 「형광등보기」는 너무나도 그럴싸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그럴싸하게 주장하고 있는, 그야말로 소설의 본질에 가까운 글이다. 형광등보기라는 관습을 중심으로 하여 사회 문화적인 수단을 동원하여 분석하는데, 모두 읽고 나면 나도 왠지 형광등보기라는 관습을 알고 심지어는 실행한 적이 있었던 것만 같은 기분에 사로잡힌다. 그야말로 마력이 있는 글로, 베스트로 추천하기에 일말의 주저도 없었다.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형광등을 바라본 적이 있으십니까?
2024년 3월 2차 편집부 추천작
형광등 불빛 속에 무엇이 있길래?
1898년, 고종의 49세 생일 잔치로 형광등은 최초로 한반도에 유입된다. 그 이후 빠르게 한반도에 퍼져나간 형광등은 기이하면서도 독특한 문화를 낳았는데, 바로 ‘형광등보기’이다. 해가 진 이후로 남편이 잠들 때까지, 혹은 잠든 이후에도 형광등을 지켜보는 것이 부인의 의무가 되었는데, 이를 두고 여러가지 설왕설래가 있었다. 그리고 점차 이 형광등보기가 진화하여 일종의 점사의 형태가 되기에 이르르고, 이 점사라는 것은 또 시대의 변화를 맞고, 마침내 2020년대에 이른다. 그리고 ‘형광등보기’ 뒤에 숨겨진 어떠한 비밀이 드러내는데.
소설은 거짓말이다. 그리고 소설적 거짓말을 치려면 이 정도의 뻔뻔함과 구체성은 있어야 한다. 형광등이라는 작은 소재에 착안하여 하나의 풍습을 창작하고, 그 역사를 구체적으로 써내려 간 설명문의 글로, 솜씨 좋지만 편견이 가득한 전문가의 식견이 느껴진다. 그러다가 불쑥 전개된 두 번째 부분의 소설에서는 형광등보기의 뒤에 감추어진 진실된 면모가 드러내며, 앞서의 설명문에 있었던 아쉬움을 완벽하게 보충해 낸다. 역사 ‘소설’과 ‘SF’의 배율이 기가 막힐 정도로 좋은 결합을 보여 주는 소설, 「형광등보기」를 금주 추천작으로 올린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