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승의 망자가 되어 버린 아내, 아내를 찾아 유도로 들어선 남편, 돌아보면 안 된다는 금기, 그리고……. 오르페우스 신화가 작가의 유려한 문체를 통해 한국적으로 재해석한 설화로 다시 태어났다. 주인공 온은 그리스 신화 속 순정남의 대표 오르페우스만큼이나 매력적인 캐릭터로, 아리따운 아가씨 소헌을 만나 방탕한 생활을 접고 그녀에게 어울리는 이가 되고자 애를 쓴다. 하지만 두 사람에게 주어진 운명의 시간은 너무나 짧았으니, 작가는 잔혹하리만치 금방 두 사람을 갈라놓는다. 다행히 이야기의 결말은 우리나라의 가족적인 정서와 결합된 덕분에 구혼자들의 분노 속에 찢겨 죽은 오르페우스와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전체적인 색조는 비극임에도 결말에서 선연한 희망이 느껴지는 점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ŏ_ŏ ;)ノԅ(ᴗ͈ˬᴗ͈❁)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기필코 만나리라, 다시 만나면 결코 아니 헤어지리라
2017년 8월 2차 편집부 추천작
오싹한 낭떠러지도 뜨거운 불구덩이도 그대와 함께라면
온은 소헌과 운명처럼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혼례를 올린 지 삼칠일째, 애틋한 신혼부부에게 때 아닌 변고가 생긴다. 꽃을 따러 갔던 18세 꽃다운 소헌이 뱀에 물려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혼절했다 깨어난 새신랑 온은 아내의 장례를 치른 뒤 행방이 묘연해진다. 저녁 무렵 강기슭에서 발견된 온은 자신의 형 욱에게 자신이 우연히도 망자들이 모이는 땅, 유도에 들어서게 되어 일평생 가장 큰 후회를 하게 된 이야기를 담담하게 전한다.
어째서 마지막 그 순간에 고개를 돌리고 말았을까. 이 이야기는 결말이 미리 정해져 있는 한국판 오르페우스 설화다. 그러나 작가는 온과 소헌의 이야기에, 남편이 데려온 첩의 자식이라는 온의 사연을 섞어 넣는데 기본적으로 이것이 애절한 연인의 이야기임을 고려하면 일견 흐름과 상관없을 듯한 배경들이건만 어느 한 자락 버릴 구석이 없이 자연스럽게 맞물려서 이 비극에 애잔하고 음울한 색깔을 더한다. 아마도 천상 이야기꾼인 작가의 재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