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즐기곤 했던 불법 게임 합본팩에 대한 추억을 회상하며 오래전 기억 속에 파묻어 둔 진실과 대면하게 되는 과정을 긴장감 넘치는 묘사와 분위기로 압도하는 공포 단편 「Red Bastard」를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유년 시절의 풍경을 생생하게 복기하고 게임 룰과 블로그 기록을 오가는 증언과 속죄담이 얽혀 들며 쉽사리 눈을 뗄 수 없는 호흡으로 독자를 밀어붙이는 에너지가 대단한 작품이다. 제6회 황금드래곤문학상 본심 진출작.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오랫동안 찾아 헤매던 게임에 얽힌 진실의 파편
2023년 10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추억 속 고전 게임에 얽힌 처절한 속죄극
이야기는 화자가 어린 시절의 풍경과 추억을 회상하며 블로그에 글을 쓰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불법인지도 모르고 합본 게임팩을 TV에 연결해 각종 도트 게임을 즐기곤 했던 그 시절, 게임팩 속에 담겨 있던 어느 한 게임 때문에 이 글을 쓰게 되었노라고 말이다. ‘나’는 어느 날 밤 고전 게임을 모아 둔 사이트에 들어갔다가 공개 채팅방에서 누군가가 ‘Red Bastard’라는 게임을 아느냐고 묻는 질문과 마주한 뒤로 그 게임을 즐겨 하던 열한 살의 유년 시절 속으로 거침없이 빨려들어 가게 된다. 어릴 적 의지가지없는 처지였던 내게 유일한 버팀목이 되어 준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곤 했던 그 게임에 얽힌 잔혹한 진실 속으로.
「Red Bastard」는 화자가 우연한 계기로 오래전 기억을 마주하게 되면서 사건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는 과정의 공포와 긴장감이 인상적인 작품이다. 불법 합본팩에 담긴 여러 게임 중에서도 ‘Red Bastard’는 일반적이지 않은 클리어 방식 때문에 그 자체로도 기분 나쁜 구석이 있었는데, 익명의 대화 상대와 함께 공략법을 공유하며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게임 제작자에 대한 끔찍한 사실들, 게임에 몰입할수록 일상과 환상이 뒤섞이며 피폐해져 가는 화자의 모습, 그리고 이 모든 것의 근원이 된 유년기 시절의 진실은 계속해 궁금증을 더하며 독자를 시종일관 집요하게 밀어붙인다. 다소 극단적인 부분도 있기는 하지만 기묘한 게임을 플레이하는 상황과 맞물려 화자의 추악한 과거와 직면하기까지의 과정을 일관된 긴장감과 공포로 장악하며 뚜렷한 이미지를 조형해 내는 작가의 필력과 아이디어가 대단하게 느껴진다.
*본작은 제6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