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군

2023년 2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사랑이라는 집착의 형태

단교. 저승의 경계와 맞닿아 있어 괴기가 들끓는 그 다리에서,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한 여인이 있다.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뱀 요괴인 ‘나’는 그녀를 지켜보다가 용기를 내어 다가가 종이 우산을 빌리고 다음 날 돌려주기로 약속한다. 다음 날, 곱게 새로이 칠해진 우산을 건네받으며 여인은 이야기한다. “낭군, 드디어 제게 오셨네요.”라고. 또 다른 만남을 기약하고 저승으로 돌아온 내게 들이닥친 친우이자 도력 높은 법사인 법해는 삼백여 년 전 홀연히 나타난 요괴 자매, 그리고 백사인 소정과 사랑에 빠진 인간 남성 허선의 사연을 들려주는데.

나온 지 제법 된 서극 감독의 영화 「청사」에 대한 기억이 어렴풋이 있는데, 그 원전이 중국 4대 민간 설화 중 하나인 ‘백사전’이라고 하며 공연과 영상의 형태로도 아주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단편 역시 백사전을 재해석한 작품인데, 원래의 이야기로부터 수백 년 후를 배경으로 하며 괴력난신이 난무하는 환상적인 분위기에 미스터리적인 요소까지 가미되어 있어 몹시 매력적이다. 화자의 정체는 혹시 허선일까? 백사에게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깜짝 놀랄 결말을 직접 확인해 보시라.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