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8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직감이 전하는 공포, 후회하기 전에 떠나라.

‘나’는 홀로 남은 시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철천지원수가 되어 떠났던 시댁을 딸아이와 함께 방문한다. 죽은 남편의 당부만 아니었더라면 두 번 다시는 찾고 싶지 않았던 곳, 비정하고도 모질게 자신을 내쳤던 그곳에 7년 만에 돌아왔지만 뼈저린 후회만이 남을 뿐. 나는 옛날과 미묘하게 달라진 것 같은 마을의 낯선 모습에 위화감이 들지만, 정작 위독하다던 시어머니의 기세는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그대로라 허탈감을 느낀다. 여전히 고약하기만 한 시어머니의 수발을 드느라 지친 하루를 마치고 까무룩 잠이 들었을 때, 어느 순간 방문 너머로 사분사분한 발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끼이익― 끽, 끼이익― 끽 하며 한곳을 반복적으로 맴도는 듯한 불온한 마찰음이.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불귀(不歸)」는 시대가 빚은 전형적인 고부갈등을 핵심적인 공포로 내세우는 이야기다. 아들만이 자손으로서 가치가 있고 아들을 생산하지 못한 며느리는 존재 가치를 찾지 못하던 광기의 시대에, 오랫동안 억눌렸던 애환과 비애가 터져 나오며 고조되는 공포감은 화면을 넘어 읽는 이를 강렬하게 사로잡는다. 불경한 곳으로 발을 내딛은 순간 절대 돌아갈 수 없음을 직감하게 되는 공포, 그 보이지 않는 암흑의 수렁 속으로 당신도 이내 빠져들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