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아파트의 갖은 문제를 참고 견디던 주인공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환경과 심리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하는 현실적인 호러 단편 「쥐」를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아파트를 위시한 한국 고유의 부동산 신화와 열망을 둘러싼 집단적 환경 속에서 개인이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과정 그 자체가 무척 흥미롭고도 씁쓸한데, 여름 장마철과 쥐를 소재로 이를 한데 매끄럽게 묶어 내는 필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아파트는 배신하지 않는다?!
2022년 7월 2차 편집부 추천작
‘그냥 참고 살아’라는 속박의 말
작년에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를 온 ‘나’는 한밤중에 화장실 변기에서 바르작거리던 생명체와 눈이 마주치고 만다. 아파트 10층까지 하수구를 타고 쥐가 올라올 수 있나? 남편은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일 뿐이고, 불안감은 더욱 커져만 간다. 배관공울 불러 하수구 구멍의 트랩을 단단히 보강하는 공사를 하여 한시름 놓지만 그 안도감도 잠시, 모습은 보이지 않아도 쥐가 이동하는 게 분명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귀를 거슬리게 한다. 더는 견딜 수 없겠다는 생각에 부동산에 집을 내놓으려 하지만……
‘바’ 선생의 등장은 이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다. 습한 장마철에 하수구를 통해 올라온 쥐와 한밤중에 눈이 마주쳤을 때 화자가 느끼는 쭈뼛함이 워낙 생생하게 그려져 처음부터 몰입하게 된다. 그러나 위기감을 느끼는 것은 화자뿐, 재건축을 노리는 남편이나 아파트 시세에 민감한 언니에게 쥐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그냥 넘길 수 있는 대상이다. 결국 주인공의 공포는 결말에서 해소가 되는데, 여기에 이르는 소소한 반전과 해결책이 씁쓸한 뒷맛을 느끼게 하는 단편이다.
*본작은 제5회 황금드래곤 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