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나이에 동로마의 황제로 추대된 요안니스에게는 대를 이을 자식이 없었다. 하여 황족 중에서도 요안니스의 조카인 에브도키아와 안나 자매가 후계자로 물망에 오른다. 그리고 몇 달간 이어진 치열한 경쟁 끝에 황제의 선택을 받은 것은 동생인 안나 쪽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제국의 여러 세력가 가문이 에브도키아의 외동딸인 18세 소녀 테오도라에게 혼담을 넣어 왔지만, 상속권 분쟁의 패배를 기점으로 모노마호스 가문에 대한 관심도 뚝 끊기고 만다. 에브도키아가 상황의 반전을 꾀하려 드는 가운데, 정작 테오도라의 관심은 같은 또래의 하인 바르다스에게 향하는데.
「자줏빛은 황제의 색」은 이색적이게도 동로마 시대를 배경으로, 황제의 후계 자리를 둘러싼 두 가문의 정쟁을 그린 대체역사물이다. 상대적으로 마이너하게 여겨지는 역사, 제법 복잡한 인명과 족보로 인해 도입부를 넘기는 데 다소 공이 들어가지만, 마치 국내 사극을 연상시키는 익숙한 가족 분쟁에 빠져들며 흥미롭게 읽어 나갈 수 있다. 황제의 조카손녀 테오도라의 활약은 언제부터일까? 프롤로그에 등장하는 수십 년 후의 수도원과 등장인물은 과연 어떻게 연관되는 것일까? 추후 벌어질 이야기가 적지 않아 보이지만, 기대되는 시작이다.
*본작은 2023년 황금드래곤문학상 예심 및 출판 계약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