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홍수라는 어긋난 일상에서 조우한 이들의 사연

작은 복선으로 힘 있는 반전을 이끌어냈던 공포 단편 「홍수」를 6월의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특히나 최근 산불이나 지진 등의 자연재해를 통한 실재적 공포를 체감했던 만큼, 홍수가 발생한 가운데 여성으로서 혼자 고립된 화자의 심리적 상태가 맞물리는 불안의 위력은 더욱 강력하게 다가온다. 뿐만 아니라 홍수라는 어떤 어긋남 속에서 조우하게 된 존재들의 사연은 끝에 가서 밝혀지니, 공포라는 장르를 재치 있게 비트는 작가의 솜씨를 만나보시라. 본 작품은 브릿G와 네이버 오디오클립이 함께 진행한 YAH! 문학상 우수작으로 선정되어 오디오 콘텐츠로도 제작, 내년에 새로이 공개될 예정이다.

2017년 6월 넷째 주 편집부 추천작

작은 복선으로 매끄럽게 빚어낸 재기 넘치는 공포 소설

“소용없어. 지금 주위에 아무도 없어. 아가씨와 나뿐이라고.”
태풍이 마을을 강타하자 삽시간에 온 마을이 물에 잠기고, 가재도구며 가축이며 뭐라도 챙겨보겠다고 안간힘을 다하던 중 세차게 불어 오른 물길에 옥상으로 대피한 ‘은화’는 정신을 잃고 만다.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깨어보니 가족들과 마을 사람들은 온데간데없고 웬 낯선 남자만이 있을 뿐이었는데, 쩝쩝거리는 소리와 알 수 없는 혼잣말을 반복하는 외지인 남자로부터 주인공은 점점 더 극한의 공포를 느끼게 된다. 그러던 중, 밖에서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구조 요청을 하자 갑자기 돌변한 남자가 여자를 붙잡기 시작하는데….

「홍수」 는 자연재해로 사면이 물바다인 공간에 꼼짝없이 갇히게 된 여성을 주인공으로 이중의 공포심을 한껏 자극하는 단편이다. 주인공의 처지와 마찬가지로 독자들도 극한의 상황에 꼼짝없이 끌려 다니며 배가되는 불안과 미지의 공포를 답습하게 되는데, 깜찍한(?) 반전을 알고 나면 작은 설정과 복선만으로 이야기를 쥐락펴락했던 작가의 재기에 새삼 감탄하게 된다.

자연과 사람, 그리고 미지의 존재까지 아우르는 공포를 한 갈래 안에 매끄럽게 담아낸 작품으로, 무엇보다 밀폐성이 강조된 물의 이미지를 생각하며 작가의 전작 중 하나인 「허수아비」를 함께 읽어봐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