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발신인에게 도착한 기괴한 내용의 이메일에 얽힌 일화를 작품 안팎을 넘나들며 폭발적인 입체감으로 전달하는 공포 단편 「메일을 공개합니다」를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이야기는 20년 전 군대에서 겪었던 괴현상을 계기로 오컬트에 관심이 생겨 공포소설 작가 후안의 글을 즐겨 읽었다는 애독자의 사연으로 시작하는데, 소재에 대한 흥미를 포착하는 소설 속 화자인 공포소설 작가는 물론 이 글을 읽는 바깥의 독자 모두에게까지 입체적인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며 확장되는 과정이 더없이 인상적이다. 공포소설 작가 ‘후안’을 주인공으로 한 연작 시리즈도 있을 만큼 작가의 정체성을 지닌 캐릭터를 내세워 선보이는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으니, 이참에 ‘후안 유니버스’ 작품들을 한데 만나보기를 추천한다.
메일을 공개합니다
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공포소설 작가에게 도착한 의문의 편지 한 통, 그리고……
2021년 1월 1차 편집부 추천작
독자가 보낸 제보 메일을 타고 넘어온 그것은……?
공포 작가 후안에게 독자의 이메일이 도착한다. 20년 전에 겪었던 군대에서의 공포 체험과 최근에 있었던 이상한 일에 대해서 차분하게 전달하는 그 메일은 작가의 조언을 구하며 끝난다. 그리고 독자가 겪은 그 기이한 경험은 곧 작가에게도 옮겨오고 마는데…….
10년 넘게 내 글을 찾아 읽어 온 독자가 메일을 보냈다. 내용은 자신이 겪은 무서운 이야기. 공포 소설 작가에게 이것보다 반가운 상황이 있을까? 이 흥미진진한 상황은 후안 작가 본인과 독자라는 2명의 화자의 입을 통해 서간체 양식으로 전개되어 정말로 체험을 전해 듣는 듯한 생생함을 돋운다. 작가-독자-작가로 회귀되는 이야기는 마지막에서 현실과 접목되며 더욱 재미를 더하는데, 이야기의 결말까지 보고 나면 얼른이라도 단문 응원 창을 열어 “작가님 괜찮으세요?”라고 한마디 남기고픈 충동이 든다.(다행히도 작가가 코멘트를 통해 현재 상황을 전달하고 있는데, 작가가 멀쩡하다는 사실에 살짝 김이 샐 수는 있다!)
작가의 작품 세계를 지나치게 사랑해서 일어난 비극이라면 스티븐 킹의 『미저리』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메일을 공개합니다」 속의 독자에게 비록 그런 의도는 없었다 할지라도 결과적인 면에서는 만만치 않다는 인상이다. 10년 의리의 독자가 보낸 랜선 선물이 공포 작가에게 미친 무시무시한 영향에 대해서라면 직접 확인해 보시기를.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