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유지했던 긴 머리를 단발로 자른 날, 채연은 자신이 머리를 잘랐다는 것을 알아본 단골 로스팅 카페의 사장 소린과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미용실에서 출발해서 원두,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학살을 거쳐 인근 카페들에 벌어진 미스터리한 도난 사건으로 이어지는 두 사람의 대화에서는 시종일관 고소하고 쌉싸레한 커피 향이 느껴진다. 딱히 물건을 훔치지도 않고 그저 원두를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고 사라지는 검은 마스크의 범인들이 숨기고 있는 동기는 무엇일까? 동네의 작은 카페에서 출발한 기묘한 사건의 결말은 순식간에 국제적 스케일로 커지는데, 문득 나폴레옹 상을 둘러싼 셜록 홈즈의 모험이 연상되기도 한다. 끝까지 아기자기한 매력을 잃지 않는 이 소소한 듯 아닌 듯 유쾌한 코지 미스터리를 읽다 보면 향긋한 드립 커피를 내리고픈 충동이 이는 것은 덤.
*본작은 다음 분기 출판 지원작 검토 대상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추천일로부터 4개월 이내에 타사 계약 등의 제안이 있을 경우, 브릿G의 1:1 문의를 통해 미리 알려주십시오. 별도의 작품 검토 등을 거쳐 회신을 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