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실 프레이저의 두고 온 것들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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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노인의 일생을 서정적으로 풀어낸 환상 소설

할아버지가 된 세실 프레이저는 서가에 꽂혀있던 셰익스피어의 희곡 『한여름 밤의 꿈』 속에서 손녀가 발견한 리본을 보고 초자연적인 일이 벌어지는 시골 마을에 살았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실 프레이저의 두고 온 것들」(上) 편은 바깥세상으로 떠나버린 친구의 자리를 차지한 어느 소년과의 우정을 다루고, 「세실 프레이저의 두고 온 것들」(中) 편은 기계·기술이 발전한 바깥세상에서 온 첫사랑 카라와의 만남과 이별을 이야기한다. 3부의 끝을 장식하는 마지막 편은 정체성을 찾기 위해 마을을 떠나 바깥세상에 정착하는 과정을 추억하는 이야기이다. 늙지 않는 선장의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마을을 떠난 세실 프레이저가 마법의 문 뒤에 두고 온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여정을, 함께 만나보시라.

2017년 6월 첫째 주 편집부 추천작

동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개인의 삶과 성장을 다룬 서정적 판타지

손녀 스칼렛은 책에서 발견한 리본을 세실 프레이저에게 건넨다. 세실은 리본에 관한 기억을 떠올리고 손녀에게 감춰 둔 추억을 털어놓는다. 5살 때 함께 자갈을 모으러 다녔던 친구 앨런과 우정을 나눈 이야기, 10년마다 마을의 하늘에 나타나 울타리 너머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배 이야기,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을 사랑했지만 마을에서 영원한 이방인이었던 열여덟 살 카라의 이야기, 자기 존재의 근원을 알게 된 세실이 정체성을 찾기 위해 배를 타고 마을을 떠나 브리아나와 가정을 이룬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족들은 세실이 한 이야기를 노인의 망상으로 치부하고 세실을 치매 환자로 몰아간다.

아이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인생을 회고하는 「세실 프레이저의 두고 온 것들」은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세실의 슬프고 아름다운 추억을 독자와 공유한다. 세실의 유년기와 청소년기, 그리고 청년기에 겪은 일화는 사람의 삶과 성장이라는 보편성을 지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벅찬 감동을 준다. 존재하지 않는 마을, 하늘을 나는 배, 나이를 먹지 않는 선장 등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는 아쉬움보다 여운을 남긴다. 꼼꼼하고 자세한 설정보다 동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서정적인 서사는 독자 한 사람 한 사람을 한여름 밤의 낭독회로 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