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괴롭힘으로 한 소녀를 자살로 몰고 가서 형을 선고받은 동생이 수감 후 2년 만에 돌아온다. 애정이라곤 없이 돈과 권력으로 맺어진 부모 아래서 주인공이 자기 삶에 몰두하는 동안, 어느 사이에 ‘괴물’이 되어 버렸던 여동생. 본가를 떠나 혼자 살며 대학을 다니고 있던 주인공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동생으로 인해 당혹스럽고 불안해하지만 그녀가 곧 해외로 떠난다는 소식을 듣자 평온을 찾는다. 그러나 평범한 일상은 동생이 출국한 지 정확히 2주 뒤 걸려온 전화로 인해 깨어지고 만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가장 가깝지만 어떤 이에게는 타인 같은, 때로는 더욱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 존재가 가족일 것이다. 작중에 그려지는 가족 역시 형태만 가족일 뿐 서로에게 무심하기 그지없고 화자인 오빠는 동생을 회피하며 평온한 삶을 유지하려 한다. 세세한 디테일에서 간혹 의문을 품게 하지만(가령 미성년자인데 소년원이 아닌 감옥에 다녀온다든가), 이야기는 강한 흡인력으로 눈길을 사로잡으며 ‘만일 알았더라면 달라질 수 있었을까?’라는 해답 없는 질문을 던진다. 픽션이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한편으로 자동적으로 연상되는 현실의 사건들이 너무 많다는 씁쓸한 여운을 안기는 단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