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집을 방문한 준희는 사진을 찍기 위해 산을 오른다. 노을이 지는 험준한 산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준희는 그들에게 주의를 주려고 다가간다. 날 선 목소리와 고함에 이어 남성이 여성을 때리자, 준희는 몸을 숨긴다. 남성이 곡괭이로 판 구덩이에 여성이 떨어지고, 남성은 여성을 생매장한다. 준희는 이 모든 과정을 촬영하고, 남성이 사라지자 생매장된 여성을 구하려고 흙을 파헤친다. 어디선가 짐승의 울음소리가 들려오고, 곡괭이가 날아와 생매장 된 여성의 손에 박힌다. 준희는 다시 돌아온 남성과 마주친다.
산으로 접사(接寫)하러 간다는 준희에게 귀신 붙는 기술(접사:接邪)이냐고 되묻는 할머니의 노기 어린 얼굴은 스산한 도입부를 형성하고 어릴 때 들은 산에 산다는 호랑이의 이야기와 그분을 만나면 인사를 드리라는 할머니의 당부는 전개를 궁금하게 한다. 귀신보다 더 무서운 사람이 등장하고, 사람보다 더 무서운 호랑이가 등장하여 공포는 가중된다. 산불이 사람을 뒤쫓고 호랑이가 사람을 위협하는 이야기는 긴박감과 스릴이 넘친다. 그분에게 인사하는 준희의 모습은 이야기의 분위기와 흐름을 유쾌하게 전환하고, 권선징악의 테마가 확고한 결말은 독자에게 익숙하지만 큰 만족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