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베스트 추천작

화친혼으로 맺어진 상극 부부의 달콤 살벌한 신혼 생활기(?!)

이슬람 문화권을 떠올리게 하는 가상의 이국과 여성이 통치하는 왕국 대한을 배경으로, 신력(神力)이라는 판타지 요소가 더해진 개성 넘치는 동양풍 로맨스 소설 『별리낙원』을 베스트 추천작으로 재선정하였다. 촘촘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다채로운 인물들이 계속해 등장하며 서서히 방대한 이야기의 저변을 넓혀 나가는데, 적국과의 종전을 기념하며 성사된 화친혼으로 맺어진 망나니 황녀 이진원과 이국에서 신랑감으로 낙점돼 건너온 녹안의 미남자 박선우의 본격적인 궁정 생활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두 주인공의 과거와 긴밀한 인연의 흔적들을 따라가고 있노라면 물과 불이라는 극과 극의 신력과 성정을 내재한 이들의 결합이 과연 어떠한 운명의 발동으로 맺어진 것인지, 또 앞으로 어떤 관계로 나아가게 될 것인지를 노심초사하며 지켜보게 된다. 세심하게 여백을 채워 나가는 다채로운 매력이 가득한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이 계속해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란다.

2020년 4월 1차 편집부 추천작

자유분방한 망나니 황녀의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독보적인 역사 판타지

낯선 사막만이 드리워진 사미르 반도에서 5년째 전쟁을 지속하고 있는 대한군과 아르투르군. 각국의 대표적인 신력(神力) 싸움으로 대치가 이어지던 이 기약 없는 전쟁에, 대한국 황제의 2황녀 이진원이 제10군단 마술대대 대대장으로 부임한다. 난데없이 전쟁터로 내몰린 그가 누구인고 하니, 군관 학교 시절부터 숱한 남자 편력으로 추문에 오르내리는 것도 모자라 사치스럽고 방탕한 생활을 하며 ‘망나니 황녀’라는 소문이 국경지대까지 파다하게 퍼진 장본인이었다. 처음엔 모두가 못 미더워하던 황녀였지만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적국에 머물며 마술대대를 지휘하던 그는, 어느 날 아르투르군을 유인하기 위해 무모한 작전을 감행한 후 홀로 실종되었다가 피투성이가 된 채 돌아와 전쟁을 승리로 이끈다. 이후 전장에서의 공을 인정받아 영웅으로 화려하게 귀환한 2황녀는, 두 국가의 종전에 대한 결실로 적국 간에 화친혼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어린 7황녀를 대신해 결혼에 자원하며 모두를 경악에 빠뜨린다. 그간 뭇 남성들의 구애에도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던 그였지만, 오랜 전쟁 후 바닥 난 국가의 재정과 정치적 역학 관계를 고려해 가장 현실적인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그러나 정작 상대국에서는 자신들의 패전에 강력한 원인을 제공한 2황녀의 존재를 좀처럼 달가워하지 않는데…….

서로 다른 문화권의 개성이 결합된 독창적인 세계관, 자유분방하고 호쾌한 주인공을 비롯해 매력이 넘치는 다양한 캐릭터가 활약하는 대하 판타지 시리즈 『별리낙원』(구 『낙원과의 이별』)이 새로운 이야기로 브릿G 독자들을 찾아 왔다. 오랜 개고를 거쳐 세심하게 다듬어진 이야기는 한층 더 견고해지고 깊어졌는데, 이전 연재를 읽어 보신 분들이라면 크고 작은 차이를 발견하는 재미도 클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인공을 비롯해 여성 중심으로 권력 체계가 재편된 황실의 이야기가 펼쳐지는 독보적인 여성 서사 작품으로서, 본작 고유의 매력을 다시금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반갑게 느껴진다. 가부장제 사회에서 통용되는 성 역할의 반전과 고정 관념을 깨부수는 이야기들은 흥미를 넘어 독자들에게 새로운 발상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결혼 따위에 관심도 없던 망나니 황녀가 간직한 비밀, 그리고 그에게 당도한 놀라운 인연이 만들어갈 다정한 이야기와 이들에게 닥칠 파란만장한 모험은 이제 갓 시작되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