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쟤 홍지명이잖아.”
그 일이 있던 날 저녁, 알바하고 집에 가는데 공원을 지나다가 그놈들을 만났어. 교복 보니까 명식이랑 싸운 애들 같더라고.
명식이랑 내가 친구인 걸 알고 있던 거지. 치사한 놈들.
명식이를 부르라길래 지금 핸드폰이 없다고 했지. 거짓말 하지 말라면서 그 자식이 먼저 주먹을 날리길래 같이 몇 대 쳤는데 어느새 걔 패거리들이 우르르 모인거야. 저녁 무렵이었는데 새끼가 분했는지 씩씩대더니 점점 더 이성을 잃는 것 같더라고…
그건 좀 무서웠어. 거기는 낮에도 지나다니는 사람이 없는 곳인데.
“홍지명 이 새끼도 운동 했다더니 별거 아니네!”
뻥 소리와 함께… 뭔가에 머리를 세차게 얻어 맞고야 그대로 뻗었지.
“아 그러니까 머리는 왜 발로 차 미친 새끼야.”
누군가가 말하는 소리가 아득하니 들렸어.
머리가 막 짓눌리 듯이 아프더라. 배며 등이며 여기저기 발로 차여서 욱신 거리는 통에 꼼짝도 못하다 골이 흔들려서 누운채로 그대로 구역질을 했지.
“아 드러운 새끼…”
욕하는 소리가 점점 작아지더 나중엔 정말 눈 앞이 아득하게 어두워졌어.
빛도 하나도 안 드는 깜깜한 곳에. 그렇게 혼자 남게 됐어.
아니 눈을 못 뜬 건가?
다 돌아간건가. 여기저기에서 이상한 소리가 조금씩 들려왔어.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개짖는 소리며 고양이 우는 소리 벌레들이 우는 소리도 들렸어.
손 하나 까딱 못하는데 아 이렇게 죽는건가. 너무 억울하고 너무 무서운데 아무리 힘을 줘도 눈이 떠지질 않는거야.
그거보다 보다 더 무서웠던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