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귀야화(縊鬼夜話)

  • 장르: 호러, 추리/스릴러 | 태그: #역사 #귀신 #추리 #미스터리 #시골 #남매 #괴담
  • 분량: 86매 | 성향:
  • 소개: “그 마을에는 계집아이의 목을 매달아서 귀신으로 만드는 풍습이 있답니다.” 우연히 술상을 나누게 된 사내로부터 듣게 된 ‘귀락촌’의 이야... 더보기

액귀야화(縊鬼夜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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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어르신께 묻겠습니다. ‘귀락촌’이라는 마을을 들어보셨는지요.”

“귀락촌이라면…….”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들어본 적이 있네. 어느 이름 모를 산속에 묻혀 있는 작은 촌락이라고 하더군. 하도 잡귀가 들끓는 탓에 그 마을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금기라고 들었네. 혹여 그 마을에 한발자국이라도 들여놓았다면 온갖 잡귀들이 달라붙는다지? 생나무를 태워서 재를 뿌리고 흐르는 물로 세령(洗靈)을 치러야만 겨우 몸이 깨끗해진다더군.”

사내는 담담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르신이 알고 계신 그대로입니다. ‘귀신이 떨어지는 마을’이라는 이름답게 귀신과 연이 많은 곳이죠. 터가 안 좋은지 사람이 안 좋은지는 모르겠으나, 그곳에는 한낮에도 한기가 맴돌고 귀신이 울며 사람들을 유혹한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그거야말로 괴담이지.”

“그렇죠. 여기까지는 세간에 알려진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그곳 사람들은 귀신을 끌어 모으는 마을에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어째서?”

“그것이 귀신과 함께하는 마을의 존재이유이기 때문이겠죠. 귀락촌에는 수많은 악귀와 잡귀들이 몰려든다고 합니다. 즉, 마을 바깥에서 백성들을 괴롭히는 잡귀들이 귀락촌으로 몰려간다는 의미도 되죠. 귀락촌에 귀신이 몰려들수록, 산 바깥은 안정을 찾는다는 뜻입니다. 귀락촌 자체가 귀신들을 끌어 모으기 위한 커다란 쥐덫이나 마찬가지인 셈이죠.”

나는 말없이 듣기만 했다. 어느새 사내 표정이 건조하게 말라 있었다.

“때문에 귀락촌 사람들은 귀신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다양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밤이면 불을 피워 잡귀들을 유도하고, 어린 풀잎을 꺾으며 생기에 반하는 의식을 치르기도 합니다. 때로는 호상을 맞은 시체를 길거리에 방치하며 도를 범하기도 하죠. 이 모든 것들이 귀신을 불러들이기 위한 촌사람들의 노력입니다.”

그런데 아시는지요. 사내가 나직이 말을 잇는다.

“그런 귀락촌에는 귀신을 불러들이기 위한 아주 독특한 풍습이 있습니다. 그 효과가 어찌나 요사스러운지 백 년에 한 번 시도할까 말까라더군요.”

“귀신을 불러들이기 위한 풍습이 있다고? 그게 뭔가?”

나는 어느새 이야기를 재촉하고 있었다. 사내는 술그릇을 단숨에 비우며 말했다.

“바로 ‘액귀(縊鬼)’를 만드는 것입니다.”

액귀? 나는 그 단어에서 느껴지는 한기에 부르르 몸부터 떨었다.

“액귀는 귀신들을 불러 모으는 미끼입니다. 이 액귀를 마을 산기슭에 자리 잡은 오래된 고목에 매달아놓고 나흘 동안 방치합니다. 그럼 산 바깥에서 온갖 악귀들이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데, 마치 꿀물에 파리가 꼬이듯 그 효과가 대단하다고 합니다. 어찌나 귀신들이 침을 흘리며 몰려드는지, 미끼가 순식간에 썩어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이 액귀를 만드는 소재가 뭔지 아십니까?”

사내는 사뭇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

“액귀는…… 마을의 계집아이로 만들어진다고 들었습니다.”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