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티 리조트 유출 문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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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번호 23971-01: 대표이사 인사말】

안녕하십니까, 저는 그린티 리조트의 대표이사 최만길입니다. 그린티 리조트의 직원으로서 저희와 함께 일하게 된 귀하께 먼저 환영의 인사를 전합니다.

‘품격 있는 힐링’을 모토로 삼는 저희 그린티 리조트는 고객이 쾌적하게 머무를 수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갖춘 복합 휴양 시설입니다. 친환경 콘도미니엄, 국내 최대 규모의 자연설 스키장, 최고의 전문가가 배치된 헬스 및 뷰티케어 단지, 섭씨 50도 이상의 천연 온천수를 자랑하는 체류형 스파, 최고급 편백나무 숲에서 산림욕을 즐길 수 있는 대규모 캠핑 구역, 개인별 맞춤 쇼핑이 가능한 아웃렛, 여러 종류의 문화체험을 동시적으로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등을 구비하고 있으며, 지난 2002년에 개장한 이래 고객님들의 변치 않는 성원 속에서 활발하게 운영되어왔습니다.

이처럼 그린티 리조트가 고객들의 지속적인 사랑하에 오랜 기간 꾸준히 성장해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단연코 그린티 리조트를 자신의 것처럼 같이 아끼고 고객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처럼 보듬는 6000명 직원들의 하나 된 땀과 노고 덕분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이끄는 그린티 리조트 경영진들은 이와 같은 직원들의 노력에 보답하고자, 직원의 행복이 곧 고객의 행복이라는 가치 아래 리조트에 근무하는 모든 직원에 대해 국내 최고 수준의 연봉과 복지를 제공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부디, 앞으로도 회사가 귀하에게 헌신하는 만큼 고객에게도 변함없는 애정과 친절로 대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직장, 그린티 리조트에 입사하신 귀하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 그린티 리조트 대표이사 최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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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서번호 17732-03-01: C급 직원 행동 매뉴얼 3차 개정판】

〈정원 관리 부서: 07번 전체규약 — 정원의 미궁〉

01. 정원 남쪽에 위치한 나무 울타리로 이루어진 미궁은 샤르트르 대성당의 미궁을 본 따 조성된 것입니다. 정원에 접근하기 전에 필히 호텔 로비에 걸려 있는 정원 조감도를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02. 샤르트르 형의 미궁은 입구에서 직진해서 들어간 다음 곧바로 왼쪽으로 꺾입니다. 만약 미궁이 오른쪽으로 꺾인다고 느껴진다면 절대 다른 움직임을 취하지 말고 그대로 길을 따라 미궁 심부의 막다른 곳까지 걸어가 주세요.

03. 이때 시야가 어두워질 수 있으므로 방향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오른손으로 미궁의 외벽을 짚은 상태를 항시 유지해야만 합니다.

04. 미궁의 가장 깊은 곳에 도달했다면 그대로 방향을 바꿔 다시 돌아오셔야 합니다.

05. 이때 미궁의 막다른 방향으로부터 들려오는 일체의 소음은 그 종류가 어떠한 것이든지 무시해야 합니다.

06. 미궁 안에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는, 미궁 심부에 도달한 직후 한 차례 몸을 돌려 방향을 바꾸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뒤를 돌아봐서는 안 됩니다.

〈수영장 소독 부서: 12번 전체규약 — 소독 및 여과 과정〉

01. 지하 수영장은 오전 2시에 일괄적으로 물을 교체하며, 오존—염소 병행방식으로 소독을 진행합니다. 또한 소독부산물을 제거하기 위해 개장 직전까지 다단 여과가 이루어지도록 설계되어있습니다.

02. 소독용 첨가제가 수면에서 광분해 될 수 있으므로 작업 중에는 형광등을 꺼주시기 바랍니다.

03. 그 대신 수괴(水塊) 내부에서 소독용 첨가제를 분해시키고 광화학반응을 일으켜 유기물과 응집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수영장 바닥의 각 모서리를 따라 일정한 간격으로 투광기를 배열하여 여과 과정 동안 수괴 전체가 기준치 이상의 투명도를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04. 여과 과정에서 혹시 모를 불순물이 수영장에 빠져 여과기로 섞여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작업자는 이러한 이물질이 수괴 내에 존재하는지를 주기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합니다. 만약 이물질이 발견될 경우 보호복을 입은 채로 수영장 안에 들어가 전용 비닐을 사용해 제거하십시오.

05. 이러한 목적으로 작업자가 수영장 안에 들어갔을 때, 만약 수괴가 불투명해지며 검게 변해 벽과 바닥이 보이지 않게 된다면 절대로 이물질을 발견한 위치에서 눈을 떼거나 그 위치에서 등을 보이는 자세를 취하지 말아야 합니다.

(…)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