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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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여 간밤에 개가 짖는 소리를 들으시었소?”
“듣지 못했습니다.”

몹시도 조용하여 깊은 밤 함박눈이 내리는 소리도 싸락 싸락 들을 수 있는 곳에서, 개 짖는 소리처럼 큰 소리를 듣지 못했을 리 없다. 대답을 들은 스님은 잠시 생각에 빠졌다가 묘한 걸 다 보았다는 듯한 얼굴로 고개를 저었다.

“이상한 일이오. 어디에도 개를 두지 않았거늘, 자꾸만 주변 이들이 개 짖는 소리를 들었다 하오이다.”

확실히 이상한 일일 것이다. 개를 키우는 것은 사람을 경계하기 위함이 첫째요, 남은 음식물을 처분하기 위함이 둘째이다. 검소함을 미덕으로 삼고 수행하는 입장에서 귀한 음식을 남길 리 없다. 더해 수행하는 입장에서 호랑이가 온들 어떠하며 늑대가 내려온들 어떠하겠는가. 오로지 경계할 것이 사람이므로, 사람이 노려 가져갈 것이 없는 사찰에 개를 둘 리 없다.
더해 불빛이 보일 만큼의 지척엔 인가가 없고, 그렇다 하여 늑대라기엔 늑대는 사람 사는 곳 근처에서는 짖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보이지 않는 개의 견폐(犬吠) –
짧지 않은 침묵이 흐른 후, 오로지 조용하고 흰 풍경 속에 홀로 생명인 것처럼 서 있던 스님이 경계를 보고 온 듯한 얼굴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하긴, 짖는 소리 외엔 아무 흔적도 없으니….”

실체의 세계에서 무상의 세계로 삼라만상을 비틀어놓고선 한숨이 떨어져 얼어붙는다.
그래도 그 서늘함 속에서

“그래봤자 개가 아닙니까? 늑대나 여우같은 들짐승도 아닌 것을.”

하고 말하자, 그렇지, 견공은 견공이지 하며 스님의 입가에 인자한 미소가 걸렸다가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얼마 후 특정할 수 없는 무언가를 가엾이 여기며 미소 짓던 스님은 측은한 얼굴로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산 존재이든 살지 않은 존재이든 오로지 개는 사람을 해하지 않는 동물이오만, 이렇게 자꾸 짖어대면 알 수 없는 일이지. 다만 홀로이니 몸을 조심하시오.”
“네, 스님.”

꾸벅하고 인사를 나눈 후 흰 세계를 향해 총총히 걸어, 간격이 점점 멀어진다. 감나무 위에 쌓인 눈이, 문득 날아든 산새의 날갯짓에 후두둑 하고 떨어졌다.
한 번도 개 짖는 소리를 두려워한 일이 없다. 그 개가 산 것이 아닌 것 같다 하여 다를 것은 없는 것이다. 어머니와 함께 살던 때엔 언제나 마당에 개가 있었으므로, 개 짖는 소리야 흔한 것이었다.
다만 그 흔하던 소리들이 부질없게도 이젠 혼자인 몸이 되어 이 사찰에 몸을 의탁하였다.

짐승의 시체를 사람 사는 곳 근처에 묻는 것은 아니라 들어, 어쩔 수 없이 마을 어귀에 묻고서, 그렇게 홀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