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 리모콘, 통제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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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철은 싱글남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혼남이다. 이혼한 지 3년이 되었고 지금은 원룸에서 강아지 포리와 함께 지낸다. 근근이 주식 투자를 통해 밥벌이를 하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사실, 이혼의 주원인도 별 볼일 없는 그의 수입 때문이었다.

 

‘뭐야, 이거? 리모컨이 망가졌네?’

 

즐겨보는 프리미어 축구중계를 보려는데 웬일인지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배터리를 갈아 끼워도 소용이 없었다.

 

‘젠장.’

 

그는 밖으로 나와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리모컨을 수리하거나 새로 사려는 생각에서였지만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열려있는 가게는 없었다.

 

‘어휴, 오늘은 그냥 자야 될 팔자인가 보다.’

 

불 꺼진 가게를 보고 그냥 돌아가려는데 건물 입구 난간에 가지런히 놓인 리모컨 하나가 보였다.

 

‘저건 뭐지?’

 

생활이 궁핍하긴 해도 바깥 물건을 주워 들인 적은 없던 그는 자석에 이끌리듯 리모컨을 향해 손을 뻗었다.

 

‘다용도 리모컨? 누가 이럴 걸 여기다 버렸지?’

 

낯선 물건을 들이는 것이 마뜩치 않았던 그는 잠시 고민을 하며 리모컨을 훑어봤다.

 

‘깨끗하긴 한데…에이, 물티슈로 닦아 쓰면 되겠지.’

 

그는 축구를 보고 싶은 욕심에 리모컨을 챙겨들었다.

 

‘잘 되네, 오케이! 고칠 때까지만 쓰자.’

 

막상 집에 가져와 보니 거의 새 것 같은데다 성능도 기존 것보다 좋아서 그는 기존 리모컨을 고치지 않고 계속 새로 주워온 리모컨을 사용했다.

 

“어, 이거 핸드폰도 작동시킬 수 있네?”

 

그는 우연히 핸드폰을 향해 리모컨을 쏘았다가 전원이 켜지는 걸 보고는 눈이 번뜩, 했다.

 

‘와, 기술 좋아졌네. 리모컨으로 핸드폰도 켜고. 후후.‘

 

이후 이것저것에 리모컨을 쏘아보며 확인한 그는 컴퓨터 또한 리모컨으로 작동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후후, 잘 주워왔네. 누가 이런 걸 버렸을까?’

 

그러던 어느 날 밤, 잔뜩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온 그의 눈앞에 무심코 반려견 포리가 들어왔다.

 

‘히히, 포리도 리모컨으로 작동시킬 수 있으면 좋을 텐데.’

 

그는 자신을 보고 신이 나 폴짝거리는 포리를 향해 장난삼아 리모컨 정지 버튼을 눌렀다.

 

‘어, 이거 뭐야!’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굳은 듯 멈춰선 포리를 보고 그는 당황하며 다시 재생버튼을 눌렀다.

 

‘내가 술이 취했나?’

 

하지만 재생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포리가 다시 움직이는 걸 본 그는 확인하듯 정지버튼과 재생버튼을 반복해 눌렀다. 포리는 정확히 버튼대로 움직였고 그는 놀라우면서도 신기한 생각에 한참 동안 버튼을 눌러댔다. 다음 날, 술에서 깬 그는 간밤의 일을 떠올리며 다시 확인해 보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이거 정말 대단한데!’

 

그는 좀 더 확인을 해 보고 싶은 생각에 창문을 살짝 열고는 커튼 뒤에 숨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리모컨을 쏘았다.

 

‘어어어어, 이거 뭐야? 사람한테도 되잖아!’

 

그는 흥분에 휩싸였다. 리모컨 하나로 사람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 후로 그는 틈만 나면 골목을 혼자 지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정지와 재생을 반복했다. 하지만 그래봤자 걷다 말다를 반복하게 하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