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회 – 귀가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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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변두리인 동네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자, 사람들은 떼 지어 집을 팔고 동네를 떠났다. 거주민에게는 새로 짓는 아파트의 입주권이 주어졌지만 실제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녀도 동네를 떠나야하지만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데다 10년 전 서울에 올라오면서 줄곧 살았던 동네라 아쉬움도 컸다.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이 모두 떠나자 그녀의 집은 고립되었고 동네는 순식간에 슬럼화 되었다. 그녀 또한 집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부족한 자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은 많지 않았다.

 

 

‘겨울이 오기 전에는 꼭 집을 구해야지.’

 

그녀는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 막차에서 내리며 휑한 마을의 모습을 아련히 바라보았다.

 

‘오늘은 어떤 분들이 오시려나?’

 

회사 일이 늦게 끝난 날이면 그녀는 귀가도우미를 요청하곤 했다. 동네가 비어가면서 이상한 사람들이 어슬렁거리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김영미씨?”

 

단정한 단발의 중년여자가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다가왔다. 그 옆에는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니트를 입은 중년남자가 서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부부라고 소개한 그들은 귀가도우미를 한 지 6개월이 되었다고 했다.

 

“저, 이거 자주 신청하는데 처음 뵙는다니, 신기하네요.”

 

“그러게요. 우리도 이 동네에 이렇게 예쁜 아가씨가 살고 있는지 몰랐네요.”

 

중년여자가 교양 있는 말투로 그녀를 치켜세우자 머쓱한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 그들 덕분에 두려움도 외로움도 가셔갔다.

 

“역에서 집이 꽤 머네요?”

 

함께 걸은 지 10분 정도 지나자 중년남자가 주위를 살피며 물었다.

 

“네, 좀 그렇죠? 거의 동네 끝이어서요.”

 

그녀는 괜히 미안한 생각이 들어 변명처럼 말했다.

 

“여기서부터는 골목길이에요. 가끔 불량배들이 있기도 해요.”

 

그녀는 얼마 전 불량배들에게 봉변을 당할 뻔 했다. 있는 힘껏 달려 겨우 집으로 들어가면서 위기를 모면하긴 했지만 그때 생각을 하면 아직도 아찔한 기분이 든다. 오늘은 이들과 함께 있으니 걱정 없겠지, 생각한 순간, 어둠속에서 녀석들이 나타났다.

 

“뭐야? 오늘은 엄마, 아빠 달고 나왔나?”

 

골목 끝 어둠속에서, 담배를 입에 문 세 명의 남자가 불량스러운 말투로 떠들어대며 다가왔다.

 

“우리, 이 아가씨랑 할 얘기가 있으니까, 두 분은 빠지시지. 귀가도우미 양반들. 크하하하.”

 

가장 인상이 더러운 한 녀석이 웃자 나머지 녀석들도 따라서 낄낄댔다.

 

“젊은이들, 예의를 좀 지키지.”

 

목소리를 내리 깐 중년남자가 거침없이 앞에 나섰다.

 

‘어휴, 어쩌려고 나서지, 말도 안 통하는 놈들인데.’

 

걱정이 앞선 그녀와 달리 중년남자는 여유로웠다.

 

“젊은 사람들 노는 데 늙은이가 끼면 곤란하지, 좋게 말로 할 때 꺼져!”

 

말을 마치는 동시에 녀석이 그에게 달려들자 중년남자는 슬쩍 주먹을 피하고는 발길질 한 방으로 그를 제압했다. 널브러진 그를 보고 놀란 나머지 두 명이 이번엔 한꺼번에 남자에게 달려들었다.

 

‘퍼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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