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 도플갱어, 똑같은 사람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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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동민은 자신의 뒤를 미행하는 사람이 있음을 감지했다. 삼십대 후반의 재력가인 그는 상대가 자신의 돈을 노리는 것이 아닐까 의심하며 미행자의 행동을 눈여겨보았다. 제법 대범하고 거칠 것 없는 성격의 동민은 회식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골목길 모퉁이를 돌자마자 대기하고 있다가 뒤따르던 미행자를 덮쳐 놈을 잡아냈다.

 

“너, 누구야? 누군데 자꾸 내 뒤를 밟아?”

 

“죄송합니다. 그게…”

 

겁먹은 얼굴의 상대는 순순히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며 용서를 구했다. 그런데, 멱살이 잡힌 채 마주한 상대의 얼굴을 본 동민은 상대의 낯익은 얼굴에 화들짝 놀랐다.

 

“당신, 잠깐!”

 

동민은 멱살을 쥔 주먹에 힘을 빼며 상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뭐야, 당신 누구야?”

 

상대의 얼굴을 뜯어보던 동민의 눈은 점점 놀라움으로 커져갔다.

 

“죄송합니다. 우연히 그쪽 얼굴을 보고 저랑 너무 닮아서, 누군가 하고 궁금해서 따라온 게 그만, 놀랐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동민과 커피숍에 마주 앉은 남자, 철호는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사과를 했다.

 

“아닙니다.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니 이해가 되네요. 저 같아도 호기심이 생겼을 것 같아요.”

 

동민은 자신과 꼭 빼닮은 얼굴의 철호를 향해 미소를 보냈고 그들은 그 날 이후 친구가 되었다. 막상 만나보니 관심사나 취향도 비슷하고 옷 스타일까지 비슷해서 공감대가 느껴졌고 서로 죽이 잘 맞았다. 동민이 자신의 단골 술집이나 식당에 철호를 데려가면 주위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쌍둥이였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동민은 이러한 상황이 귀찮기보다는 재밌었다.

 

“근데…철호야, 넌 왜 가족을 안 보여 주냐? 이럴 때 가족끼리 다 같이 보면 얼마나 좋아?”

 

동민은 해외 출장에서 돌아올 때면 좋은 양주나 와인을 사와 자신의 집으로 철호를 초대했고 가족에게 인사도 시켰다. 이번에도 유럽에서 사온 귀한 와인을 아내가 차린 근사한 요리에 곁들여 철호에게 대접하며 동민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아, 그게…”

 

“그게 뭐? 와이프가 너무 예뻐서 보여주기 아까워?”

 

“아니, 그런 건 아닌데.”

 

“같이 오시면 더 좋을 텐데, 나이도 비슷해서 말벗도 되고.”

 

동민의 아내까지 껴들어 아쉬움을 토로하자 철호는 머리를 긁적이며 힘겹게 입을 뗐다.

 

“아내가 불임치료 받느라 스트레스가 많아서, 밖에 잘 안 나오려고 해요.”

 

철호는 늘 아내가 원치 않는다며 가족모임을 꺼려했고 좀처럼 자신의 프라이버시를 드러내지 않았다. 동민은 아쉬움이 남긴 했지만 상황 상 어쩔 수 없다 생각하며 자신이 아는 병원을 소개시켜 주는 등 도움을 주려고 애썼다. 그렇게 그들의 관계가 문제없이 지속되던 중, 예상치 못한 돌발 상황이 생겼다.

 

– 시원하게 맥주 한 잔 할까?

 

여름해가 뜨겁게 내리쬐던 날, 동민은 철호와 만나기로 하고 약속장소로 나갔다. 회사 일이 일찍 끝나 예정보다 빨리 약속장소에 도착한 동민은 맥주집 야외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먼저 맥주를 마셨다. 잠시 후, 도로 앞에 멈춰선 차에서 철호가 내렸는데 운전석에 앉은 여자를 본 동민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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