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회 – 별장에 가게 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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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어려서부터 전원의 삶을 동경했다. 결혼 10년차가 되던 해, 우연히 청평 인근 전원주택을 인수하게 되면서 그의 오랜 소망은 이루어졌다. 사실 말이 전원주택이지 허름한 농가주택일 뿐이었지만 그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공간이었다.

 

“지금은 다 쓰러져가는 시골집이지만 조금씩 수리하면 그럴듯한 전원주택이 될 거야.”

 

그는 막 초등학교에 들어 간 딸과 아내에게 꿈에 겨워 얘기했지만, 두 사람은 딱 한 번 그 집에 다녀온 후, 다시는 가려고 하지 않았다. 이유는 벌레 때문이었다.

 

“욕실에는 지네가 기어 다니고 집 앞 개울에는 거머리가 득실거리는데, 거길 우리 여자들이 어떻게 갈 수 있겠어?”

 

아내는 딸과 자신을 ‘우리 여자들’ 이라 칭하며 은근히 공동연대를 구축해버렸다.

 

“연아야, 너도 정말 가기 싫어? 가면 재밌는 것도 많은데, 이번 주말에 아빠랑 같이 가자.”

 

“싫어, 거머리도 무섭고 지네도 징그러워서 안 가. 엄마랑 여기 있을래.”

 

 

그 후로 그는 매주 주말, 혼자서 그곳에 갔다. 어쩌다 보니 혼자만의 별장이 되었지만 그는 마냥 좋기만 했다. 벌레가 집에 들어오면 치우면 되고, 거머리가 많은 개울에 갈 때는 장화를 신고가면 될 뿐이었다.

 

‘두 사람 뒤치다꺼리 하느니 혼자 가서 편히 쉬는 게 훨씬 좋지.’

 

그렇게 혼자만의 별장을 즐기던 어느 날 밤, 인적 없는 그 곳에 초대받지 않은 손님이 찾아왔다.

 

“저기, 계세요?”

 

‘이 시간에 누구지, 올 사람이 없는데?’

 

그의 집은 마을에서도 꽤 떨어진 산 중턱에 위치한데다 아직 마을 사람들과도 전혀 교류가 없던 터라 그는 의아해하며 문을 향해 다가갔다.

 

“누구신데 이 밤에?”

 

문을 열어 보니 등산복 차림의 젊은 여자가 서 있었다.

 

“제가 산을 타다가 탈수가 와서, 죄송한데 하루 밤만 묵고 가면 안 될까요?”

 

그녀의 간절한 눈빛에도 그는 남자 혼자 있는 집에 여자를 들인다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건 좀 그런데…정 그러시면 제 차로 가시는 데까지 모셔다 드릴게요.”

 

“집은 너무 멀고요. 이 시간엔 버스도, 기차도 다 끊겨서…휴우.”

 

여자는 지친 표정이 역력했다.

 

“정 그러시면 어쩔 수 없네요. 들어오세요.”

 

“아, 고맙습니다.”

 

금세 얼굴이 밝아진 여자는 집으로 들어오며 여러 번 허리를 굽혀 감사를 표했다. 그는 방 두 개 중 사용하지 않는 작은 방을 그녀에게 내주었다.

 

“배고플 텐데, 이거라도 좀 드세요.”

 

그는 여자의 방에 노크를 하고 들어가 삶은 고구마를 건넸다.

 

‘허, 어둠 속에서는 몰랐는데, 굉장한 미인인 걸.’

 

그의 시선은 접시를 받아든 여자의 손끝을 시작으로 풍만한 가슴과 가녀린 목선을 거쳐 얼굴까지 훑어 올라갔다. 매끈하게 굴곡진 여자의 몸매에 그는 잠시 넋이 나갔다.

 

‘이런, 내가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자신의 무례한 행동을 인식한 그는 서둘러 방을 나왔다.

 

‘휴우.‘

 

그는 심호흡을 하고는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잠자리에 들었다.

 

‘아, 왜 이렇게 잠이 안 오지?’

 

그는 자꾸만 가슴이 설레고 심장이 두근거려 잠이 오질 않았다. 10여 년 전 아내와 처음 연애할 때 느꼈던 것과 비슷한 기분이었다.

 

‘내가 주책이지. 어이구.’

 

그는 몸을 뒤척이다 벽을 향해 몸을 돌려 잠을 청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설핏 잠이 들었는데 등 뒤에서 뭔가 뜨거운 기운이 느껴져 잠에서 깼다.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하려는데 여자의 끈적이는 목소리가 따뜻한 입김과 함께 귀에서 울렸다.

 

“이렇게라도 해야 제 감사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거절하지 말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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