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 임상실험 알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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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졸업하고 갓 들어간 회사에서 채 1년을 버티지 못한 성진은 벌써 백수 생활이 6개월째다. 알바라도 찾아 볼 생각으로 인터넷을 뒤지던 그에게 매력적인 광고가 들어왔다.

 

– 실험 아르바이트 모집. 약간 명, 시급 30만원.

 

시급 만원도 찾기 힘든 세상에 30만원이라니, 그는 그 길로 곧장 실험 알바를 신청했다. 실험을 주관하는 것은 A 제약회사였는데 새로 개발하는 감기약 임상실험이었다. 최종적으로 임상실험에 합격한 사람은 총 5명, 성진도 운 좋게 거기에 끼어 있었다.

 

“이번 실험은 위험도가 크지 않습니다. 다른 신약 임상에 비해 매우 간단하고 리스크도 적습니다. 고로 지금 모인 다섯 분은 거의 공짜로 30만원을 받아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머리가 완벽하게 빠져 반짝거리는 민머리 남자, 김 팀장이 실험의 개요를 설명했다.

 

“지금 지급해드리는 감기약을 드시고 내일 오셔서 채혈하고 돈 받아 가시면 아르바이트 종료입니다. 참 쉽죠?”

 

성진은 김 팀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힘들 것도 없잖아. 이 정도면 괜찮은데.’

 

김 팀장의 설명대로 실험은 순조롭게 이루어졌다. 성진은 회사에서 제공된 감기약을 먹었고 다음 날 채혈을 마쳤다. 별 어려움도 없이 그의 손에는 30만원이 쥐어졌다.

 

“야, 뭐하냐? 형님 돈 생겼으니까, 술이나 한 잔 하자.”

 

성진은 평소에 신세 진 친구 녀석을 불러 저녁도 먹고 실컷 술도 마셨다. 간만에 느껴보는 맘 편한 시간이었다.

 

성진의 몸에 이상 징후가 생긴 건 그로부터 일주일 후였다. 온몸의 털이 굵고 무성해 진다 느낀 성진은 처음엔 큰 문제가 아니라 여기고 넘어갔다. 하지만 하루하루가 지날수록 점점 털의 양이 빼곡해지고 거칠어지자 그대로 둘 수 없을 지경이 되었다.

 

‘갑자기 왜 이러지?’

 

그는 털을 깎으면 나아지리라 생각하고 털을 깎기 시작했다. 하지만 자라는 속도가 너무 빨라져 오전, 오후 한 번씩 온몸의 털을 깎아도 자라나는 털을 감당할 수 없었고 어느새 그의 몸은 온통 털로 뒤덮여 짐승처럼 되어 버렸다.

 

‘아무래도 그 실험 때문인 것 같아.’

 

그는 제약회사에 전화를 걸어 문의했지만 담당자였던 김 팀장은 털과 감기약 실험은 전혀 상관관계가 없다며 딱 잡아뗐다. 알 수 없는 상황에 답답함을 느낀 그는 인터넷을 뒤지며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을 수소문했다. 그러던 중, 자신보다 먼저 감기약 임상실험에 참가했던 한 여자의 사연을 알게 되었고 곧 그녀를 만났다. 온몸이 털로 뒤덮인 여자는 칭칭 몸을 감싸고 나왔지만 얼굴에 난 털까지 숨길 수는 없었다.

 

“회사에 여러 번 찾아갔지만 모두 제 탓으로 돌리더군요. 혹시 그 쪽도 실험하고 일주일 이내에 술을 먹었나요?”

 

“술이요?”

 

실험의 대가로 받은 돈으로 친구에게 거나하게 술을 산 기억을 떠올리며 성진은 불안한 얼굴로 물었다.

 

“그렇긴 한데, 그게 문제가 되나요?”

 

“제가 변호사까지 대동해서 가니까 제약사에서는 술 때문에 일어난 부작용이라고 책임질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그럼 사전에 그 부작용을 알려줬어야죠!”

 

“그러게요. 근데 우리가 작성한 계약서에 아주 작은 글씨로 술을 먹지 말라는 내용이 적혀 있긴 했어요.”

 

“그럴 리가…”

 

그는 집으로 돌아가자마자 당시 작성한 계약서를 찾아보았다.

 

“아무리 봐도 그런 문구는 없는데. 아, 설마 이건가?”

 

그는 계약서 하단에 보일 듯 말 듯 희미한 글씨로 적힌 문구를 힘겹게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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