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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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래부터 이렇게 보약을 좋아했던 건 아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했고 그 때문에 잔병치례가 심했던 나를 위해 어머니는 산삼과 각종 즙은 물론이고 관절에 좋다는 지네, 활력에 좋다는 뱀까지 마구잡이로 먹이곤 했다. 그러다보니,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로도 나는 보양식과 보약을 즐겨 찾는 사람이 되었다.

 

 

 

“아무래도 백사 좀 구해서 달여 먹어야겠어.”

 

잠자리에 들면서 내가 혼잣말로 중얼거리자 아내는 얼굴을 찌푸렸다.

 

“당신 건강한데 왜 자꾸 그런 걸 먹어.”

 

“몸이 허해서 그러지. 그래야 당신하고도 더 뜨겁게 지낼 수 있고, 하하”

 

이런저런 이유로 나는 요즘도 뱀, 자라, 산삼, 희귀 약초 등을 자주 섭취한다. 한 번은 독초를 잘못 먹어 병원 신세를 진적도 있지만 그저 운이 안 좋았을 뿐이다.

 

“당신 요즘 몸이 안 좋아 보이는데 이것 좀 먹어 봐.”

 

부쩍 아내의 얼굴이 창백해 보인 날, 나는 한약방에서 사 온 보약을 아내에게 권했다.

 

“아니야, 난 그런 거 먹으면 오히려 병 나. 당신이나 실컷 드세요.”

 

아내는 손 사레를 치며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며칠 후, 아내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벌어졌다. 알 수 없는 면역력 저하로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것이다.

 

“저희로서도 아직 원인을 찾을 수 없습니다. 지금 백혈구 수치와 절대 호중구 수치가 기준치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여기서 더 떨어지면 생명에 지장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내는 호흡기를 한 채 중환자실 무균실로 들어갔다.

 

“이런 경우는 저희도 처음이라…원인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내가 입원한지 2주가 지나고 좀처럼 차도가 없자 나는 절망감에 괴로웠다. 이제껏 내 건강만 챙긴답시고 그 좋은 것들을 해 먹을 동안 한 번도 아내를 챙기지 못한 자신이 한없이 원망스러웠다. 그때 쯤, 아내의 소식을 들은 친구 녀석에게 전화가 왔다.

 

“기운이 쇠할 때는 뭔가를 먹어야하는데…”

 

아버지에게 건강원을 물려받아 운영 중인 녀석은 나의 어머니 때부터 단골이었던 집이다.

 

“그러게, 근데 이럴 때 먹을 수 있는 보양식이 있나?”

 

“그러게, 중환자실에 있을 정도면…”

 

각종 보양식을 만드는 녀석이었지만 선뜻 떠오르는 것이 없는 듯 했다. 며칠 후, 녀석에게 술 한 잔을 하자는 전화가 왔다. 이 상황에 술을 마시자는 게 이상했지만 뭔가 할 말이 있는가 싶어 난 녀석을 만났다.

 

“하나, 방법이 있긴 한데…면역력 떨어진 사람한테 직방인 게…”

 

“오, 그래? 그건 뭔데?”

 

나는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은 사람처럼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