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 불타오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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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은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유쾌한 대화를 하며 저녁식사를 하던 진석은 준비해 온 반지를 내밀며 나영에게 청혼을 했다.

 

“정말 나랑 결혼할 수 있겠어?”

 

달달하던 분위기를 깨고 예상치 못한 질문을 하는 나영을 보며 진석은 적잖이 당황했다.

 

“무슨 소리야, 우리 사랑하잖아.”

 

“그치, 근데 그 사랑이란 걸로 내 모든 걸 감당할 수 있을까?”

 

“당연하지, 나만 믿어.”

 

예쁘장한 외모에 사랑스럽기만 하던 나영이 갑작스레 뾰족해져 하는 말이 진석은 납득이 되지 않았지만 결혼 전에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여자들이 있다는 선배들의 귀띔을 떠올리며 자신이 더욱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만난 지 석 달 만에 청혼을 하고 결혼을 서두르는 것에 나영이 부담을 느끼는 것도 한편으론 당연할 수도 있었다.

 

“부모님한테는 언제 인사드리러 가지?”

 

나영에게 청혼을 하고 얼마 후, 진석은 조심스레 나영에게 물었다.

 

“나 가족 없어. 초등학교 때 모두 돌아가셨어. 그것도 모르면서 나랑 결혼하자는 거야?”

 

그동안 나영의 가족에 대한 얘기를 나눈 적이 없어서 까맣게 모르고 있던 진석은 나영의 상처를 건드린 것만 같아 허둥대며 나영을 달랬다.

 

“미안, 나영아. 내가 그것도 모르고…부모님 몫까지 내가 더 잘 할게, 걱정 마.”

 

“걱정 같은 거 안 해.”

 

며칠 뒤 진석은 자신의 부모에게 나영을 소개시킨 후, 나영의 부모님이 모셔진 납골당에 함께 인사를 가자고 제안했다.

 

“정말, 거기를 가자고?”

 

나영은 그동안 한 번도 보지 못한 일그러진 얼굴로 진석에게 물었다.

 

“그럼, 아무리 돌아가셨어도 사위된 입장에서 인사는 드려야지.”

 

내키지 않아하는 나영을 보며 상처가 깊구나, 생각한 진석은 좀 더 듬직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 고집스레 나영을 설득했다.

 

“어쩔 수 없네.”

 

그 주 주말, 나영은 충주에 위치한 암자로 진석을 데려갔다.

 

“저기야, 그 분들 계시는 곳.”

 

나영은 별 감정 없이 암자 뒤, 후미진 풀숲에 늘어선 납골묘 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진석은 풀이 무성한 납골묘 앞에서 절을 하고 준비해 간 국화를 올렸다.

 

“소중한 따님, 제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만들겠습니다.”

 

진지하게 절을 올리는 진석을 뒤에서 바라보던 나영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졌다. 한 달 뒤, 두 사람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결혼식을 올렸고 신혼여행을 떠났다.

 

“근데, 우리 부모님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얘기해 줄까?”

 

신혼여행 첫날 밤, 호텔 룸에서 와인을 마시던 중, 나영이 갑작스레 부모님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떻게 돌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