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 ROB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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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보렴, 이건 너의 이야기야. 이 글을 읽고 있는 네가 사실은 로봇이고, 네가 살던 세계는 거기보다 200년 후의 미래라는.

이때쯤 너의 표정이 궁금하구나. 당황스러운 듯 고개를 갸웃거릴까? 어쩌면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라며 슬며시 미소를 지을지도 몰라.

너는 그냥 내 글을 소설이려니 여기고 읽어주면 그걸로 족하단다. 기억을 차단한 채로 평범한 인간이 되어 살고 있는 너에게 다짜고짜 네가 로봇이라는 이야기를 하기에는 SF가 가장 걸맞은 형식이니까.

난 그저 딱 한 마디의 말을 전하기 위해 어렵게 네가 사는 세상에 개입을 한 것이지만, 기억이 없는 널 위해 우선 우리의 관계를, 지나간 미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구나.

*

네가 살고 있는 세상은 우리가 함께 살던 때보다 훨씬 과거란다. 과거에 미래에서 살고 있었던 셈이니까, 약간 혼란스럽지만 재미있지 않니? 마치 시간여행을 한 것 같고 말이야.

사실 난 그 세계에 대해 자세히 모르기에 로봇이라는 말을 들을 때의 너의 반응을 짐작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구나. 다만 그 시대는 인류 육체의 대체화가 거의 진행되지 않았다는 정도만 알고 있어.

사이버네틱스가 무르익은 지금 인간과 로봇을 판가름하는 요소는 출생과 두뇌의 성분, DNA 정보량 같은 것들이란다. 네가 사는 그곳에서도 사고로 팔다리를 잃은 사람이 기계 팔다리를 달았다고 그를 로봇이라고 부르지는 않잖니?

워릭 박사와 같은 선구자의 등장 이후로 인공 장기나 육체의 일부를 기계로 대체한 이른바 사이보그화(化)는 철학과 진화론보다는 경제와 산업적 측면에서 더 주목을 받았거든. 그래서 인간의 육체에서 태어났는가, 두뇌가 컴퓨터가 아닌 뇌세포로 이루어진 생체 두뇌인가가 인간을 규정짓는 중요한 요소란다.

그런 세상 속에서 너는 태어났어. 내게서 채취한 난자와 생식세포로 육체를 만들고, 큐스프(Qusp : the quantum singleton processor)를 탑재한 인공두뇌가 너의 두개골 속에 자리 잡았지.

그래서 너는 나의 복제인간이 아닌 로봇인 거야. 비록 생명활동을 하는 유기체이고 육안으로 구별하기 힘든 인간의 외모를 갖고 있다고 해도 너의 기억, 사고가 양자 컴퓨터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너는 로봇인 거란다.

나는 애당초 로봇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로봇 공학자였어. 내가 연구한, 유기체와 양자 컴퓨터의 결합도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육체를 보완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한 것이지 결코 인간이 아닌 존재를 만들려는 목적이 아니었어. 엄밀히 따지자면 난 로보티스트가 아닌 셈이지

. 그렇지만 다른 모든 위대하고 복잡한 분야가 그렇듯 혼자만의 힘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 일은 그다지 없었단다. 수많은 연구자들이 각자 자신 있는 분야에 몰두하여 이뤄낸 성과를, 돈 많은 기업에서 사들여서 자기들이 원하는 결과물로 뽑아내는 거지. 그렇다고 내가 돈에 팔렸다거나 이용당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어. 그저 내가 원하는 목적과 그들의 목적이 달랐음을 아쉬워할 뿐.

그들이 원하는 건 한 마디로 사람처럼 생기고 사람처럼 말하고 사람처럼 생각하는 로봇이었어. 하지만 뭐하려고 막대한 개발비와 제조비, 유지비를 감당하면서까지 로봇을 만들려고 할까?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일을 시키려고? 그런 건 인간을 부리는 게 훨씬 싸게 먹혀. 지금도 저 멀리 가난한 나라에서 푼돈을 벌기 위해 우리나라로 몰려들고 있잖니.

우주개발은 아직도 지지부진한데다가, 달이나 화성에서 일하기에는 가늘고 긴 팔과 캐터필러 모양의 바퀴를 단 로봇 쪽이 훨씬 효율적이야. 그런데도 내가 몸담은 연구소인 PURI는 연구를 멈추지 않았지. 그래서 태어난 실험체 중 하나가 바로 너였던 거야.

너한테는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 남아 있는 건 그래서야. 내 임무는 로봇이 사람과 같이 정상적으로 성장 및 발달하는지를, 그리고 사람들 속에서 섞여서 무리 없이 생활할 수 있는지를 지켜보는 거였어. 그래서 그 로봇은 내 유전자를 이용해 만든 나의 아이여야 했고, 나는 너의 부모 역할을 해야만 했어. 그 결과 나는 너의 부모이자 창조주이자 개발자이고, 감시자이자 상황을 관리·감독하는 관리자의 입장에 서게 된 거란다.

한 인간으로서, 과학자로서 무척이나 난처한 상황이었지. 동물학자가 동물을 기르는 거나, 병리학자가 환자를 돌보는 것과는 천지차이가 나는 일이었단다. 넌 내 DNA를 이어받은 자식이지만 엄연히 양자 컴퓨터를 탑재한 인공 생명체였으니 너를 어떻게 내 자식으로 여기고 사랑하며 인간으로 키울 수 있겠니. 더욱이 너를 속이고서 말이다. ‘사실 난 널 키우는 게 아니라 발달 상황을 관리하는 거야.’라고 말할 순 없잖니…….

무엇보다 난 나와 꼭 닮은 아이가, 내가 아닌 나와 함께 살 자신이 없었던 거야. 그래서 프로젝트에 대한 제안을 듣자마자 극구 반대했고 내 DNA가 아닌 다른 이의 것을 받아서 만들자고 요청했지. 어차피 로봇임을 알려줄 텐데 내 자식으로 가장해야 하냐고. 하지만 주임 연구원 캘빈 박사의 말은 내 상상을 넘어서는 것이었어.

“안 박사님, 이번에 우리가 하는 프로젝트는 굉장히 중요한 실험입니다. 우린 1세대의 실패를 거울삼아서 같은 과오를 반복하지 않기로 했거든요. 1세대 로봇들이 왜 실패했는지는 아시겠지요?”

내가 올 거란 걸 이미 알고 있다는 듯, 침착하고 여유로운 모습이었지. 득달같이 그의 연구실로 달려든 나를 보면서 얼굴 표정 하나 안 바꾸고 의자에 앉은 채로 고개를 살짝 들면서 그렇게 말했거든. 되레 당황한 건 내 쪽이었지.

“그건…… 원인이라고 할 요소가 한두 가지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기술적인 문제는 금방 극복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요. 저도 이제 인공두뇌를 유기체에 이식하는 것, 인간과 흡사한 육체의 성장 및 신진대사와 같은 부분에선 완벽에 가깝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실패율은 자연 상태의 생물 사이에서 기형아가 태어날 확률보다는 조금 높긴 하지만요. 이 정도는 용인 가능한 수준으로 낮춰졌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박사님, 이야기가 논점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군요. 저는 왜 굳이 제 DNA로 만든 로봇을 제가 길러야 하는지 묻고 있는 겁니다.”

“말 중에 실수가 하나 있었네요. 기르는 게 아니라 키우는 겁니다.”

“어느 쪽이든 마찬가지 아닙니까! 지금 법률적으로 로봇은 개나 고양이보다도 못한 존재니까요.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애완동물이 유산을 상속받을 수도 있고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권리를 인정받는 추세지만 아직 로봇을 생명체로 인정하는 곳은 하나도……”

내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하고 낮지만 단호한 캘빈 박사의 말에 의해 중간에서 잘려나가고 말았단다.

“그만. 잘 들으세요, 안 박사님. 우리가 1세대 로봇들의 실패에서 배운 점은, 그들을 인간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무모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애당초 계획은 그 아이들이 스스로가 로봇임을 모르고, 인간이라고 생각하고 자라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아이들과 똑같이 학교에 다니고, 친구를 사귀고, 사랑과 이별을 경험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그러다가 그들이 의무 교육을 마치고 성인이 되었을 때 너희들은 사실 로봇이었다, 라고 선언하는 겁니다. 전 세계에 줄 충격과 미치는 파장이 어마어마하겠죠. 그때 윌슨 교수님 같은 미래학자나 진보적인 사상가분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말씀하시겠죠.

로봇과 인간의 차이는 인간이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작다. 따라서 그들도 우리 인류의 하나로 넣어주자. 그들에게 인간과 같은 권리를 주자. 그들이 인간의 진화된 모습임을 인정하자고. 그렇게 되면 우리는 그저 한 기업체 산하의 연구소가 아니라 신인류를 낳았고 인류의 미래를 이끌 전당이 된다, 그런 시나리오였죠.”

“하지만 캘빈 박사님, 그 청사진은 보기 좋게 실패했잖습니까. 아이들은 스스로가 뭔가 다르다는 걸 알아차렸죠. 그 결과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속된 말로 미쳐버린 아이도 있었고……”

반(反)로봇 단체를 표방한 테러 조직 ARK(Anti-Robot Klan)에게 피살(그들 말로는 제거)되기도 했고 말이야. 캘빈 박사는 공기 중에 떠다니는 나의 말을 흩어버리려는 듯 세차게 머리를 내젓고는 말했어.

“그만. 굳이 나도 알고 있는 걸 입 밖으로 내어 상처를 다시 찌를 필요까진 없잖아요.”

내 말은 번번이 절단당하고 있었어. 나도 국으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지.

“먼저 이야기를 꺼낸 건 박사님이시죠. 그리고 전 그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는 우리 인간의 육체를 대체할 수단을 만들기 위한 한 과정이라고만 생각했습니다. 인간 대접을 받는 로봇을 만들 생각은 없었다고요.”

“바로 그런 생각 때문에 안 박사님이 이번 2세대 로봇 프로젝트의 적임자로 발탁된 것입니다. 이번 계획의 핵심 관련자 중에서 가장, 아니 어쩌면 유일하게도 로봇을 혐오하는, 아니 무서워한다고 표현할까요? 그렇게 로봇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가진 분이기 때문이에요.”

“실망스럽습니다, 박사님. 저를 고작 제노포비아(xenophobia) 취급하시는 겁니까? 우리 연구소 앞에서 로봇이 자기들을 쫓아낼 거라며 악을 쓰는 저 시위대처럼요?”

“그런 의미로 들으셨다면 전적으로 오해입니다. 우린 1세대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이전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로봇을 육성키로 결정했습니다. 그건 바로, 자신이 로봇임을 처음부터 인지시킨다는 것이죠.”

상상도 못할 그의 두 번째 시나리오가 이제야 밝혀지는 순간이었지.

“로봇에게, 너는 로봇이라고 말하라고요? 어린 아기 때부터 너는 내 자식이 아니라 로봇이라 가르치란 말입니까? 그렇다면 더 이해할 수가 없군요. 굳이 제 DNA로 만들 필요도 없잖아요? 애초에 내 아이가 아니니까?”

“아니, 아니, 그 반대죠. 스스로가 자연적으로 인간의 육체로부터 태어난 아이가 아님을 자각하려면 자신의 육체가 타인의 DNA로 만들어졌음을 아는 게 더 효과적이죠. 비록 머리를 열어 뇌가 아닌 큐스프가 들어 있음을 볼 수는 없겠지만, 겉모습만이라도 내가 사람이 아니구나, 하는 걸 깨닫게 해주어야만 하죠. 그러기 위해 당신을 복제한 육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이제 이해가 됐나요?”

“그래서, 그렇게 만들어진 로봇이 자신이 로봇임을 알면서 성장한다면……”

“분명 이전 1세대 로봇들과는 근본적인 의식에서부터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겁니다. 물론 이것도 실패할 가능성은 있지요. 하지만 박사님, 나는 당신의 로봇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가 로봇을 객관적으로 양육하고 관리하는 데 긍정적인 작용을 하리라 믿습니다. 자신과 똑같이 생긴 아이에게 섣부른 감정이입을 하여 넌 나다, 내 자식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감상에 젖지 않을 거라고 말이죠.”

주위가 어지러웠어. 캘빈 박사의 말은 내가 이 일을 맡기에 가장 부적합해 보이기 때문에 나를 택했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거든.

“결국 그게 날 택한 이유였군요. 잘 알았습니다. 납득은 가는군요. 하지만 이 프로젝트, 정말로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20년 가까이 혼자 살아왔어요. 결혼이나 육아는 물론이고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것 자체를 상상해 본 적도 없어요.”

“그건 더 잘 되었군요. 상대방을 더 신경 쓰고 면밀히 관찰할 수 있겠죠?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나의 인선은 탁월한 것이군요.”

탁월한 인선? 아무도 하기 싫어할 일을 가장 하기 싫어할 게 뻔한 사람에게 맡기는 능력 말인가? 난 그때 그의 책상에 있는 마우스건 꽃병이건 손에 닿는 대로 집어서 그의 머리를 후려치고 싶은 심정이었지.

하지만 그가 이겼고, 결국 난 시키는 대로 할 것임을 알고 있었어. 아마도 이미 결정된 미래가 나를 이끌어가고 나는 거기에 휘말려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나봐. 큐스프가 수많은 선택과 결정 속에서 단 하나의 결과물만을 도출해 내는 것처럼 말이야.

로맨틱한 사람들은 이런 걸 두고 운명적이니 뭐니 말할지도 몰라. 하지만 손상되기 쉬운 내 뇌세포들이 벌써부터 말라 죽어가는 것만 같았어.

결국 나는 너를 만났어. 처음 본 너는 로봇이라기보단 시험관 아기 같았어. 피와 살로 이루어진, 그것도 자신에게서 뽑은 유전자로 만든 그 몸뚱이를 보고 누가 로봇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니. 배양액에 잠긴 채로 웅크린 태아는 배꼽에 튜브가 연결되었고 뒷머리가 절개된 채로 수많은 전극이 꼽혀 있어서 H. R. 기거의 그림 같은 그로테스크한 광경을 연상시켰지.

양자 컴퓨터의 권위자인 이브라힘 박사가 조용히 내 옆으로 다가왔어. 멋진 적갈색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그가 말했지.

“이거 멋진데요. 전 애가 셋이고 그 아이들이 아내 몸 안에 있을 때의 영상을 다 봤지만 이렇게 선명하고 또렷하게 태아의 모습을 보는 건 처음이에요.”

내 표정이 시무룩하거나 무심한 듯 보이니까 괜히 나를 위로해 주려는 생각에서 한 말이었겠지. 사실 그게 더 싫었단다. 나이를 먹어도 난 아직 철이 안 들었나봐. 남들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처럼 느껴지면 더 토라진 모습을 보이는, 그게 바로 나란다.

“안 박사님은 좋으시겠어요. 입덧도 없어, 배불러 움직이는데 힘들지도 않아, 아픔도 없이 애를 낳는 셈이니. 우리 집사람 임신할 때마다 겪은 일을 생각하면 어휴…… 완전 상전으로 모시고 살았지요.”

“저건 내 아이가 아니에요. 캘빈 박사님 계획 들었잖아요? 쟨 사람이 아니라 로봇으로 태어날 거예요. 저 녀석이 사람의 말을 알아듣게 되는 순간부터 전 말할 거거든요. 얘야, 넌 로봇이란다.”

“흠. 적어도 출생의 비밀로 고민할 일은 없겠군요.”

그는 농담으로 웃어넘기려 했지만 어색한 분위기는 여전했지. 자신이 사람인 줄 알고 열아홉 살까지 살다가 출생의 비밀을 듣고 충격을 받은 1세대 로봇의 일을 그도 잊지는 않았을 테니. 약간의 침묵이 지나자 그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을 이었어.

“그래도 말이죠, 전 이렇게 생각해요. 저 아이는 자기가 사람이 아니라 로봇이란 걸 알고 자라는 최초의 로봇이 될 거예요. 그러니 우리 인간과는 전혀 다른 시각과 생각을 가지고 이 세상을 바라보고 살아가게 되겠죠?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것도, 그리 나쁘지 않은 경험이 될 거라 생각해요. 무엇보다 전 박사님이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그랬듯 이번 프로젝트도 훌륭하게 수행하시리라 믿습니다.”

나는 조금 입을 비쭉이며 흘겨보곤 대꾸했어.

“그렇게 멋진 계획이면 이브라힘 박사님이 하시죠?”

“어이구 무슨 말씀을. 저는 지금 있는 아이들 키우는 걸로도 눈코 뜰 새가 없다니까요. 아시잖아요, 큰 애가 지금 다섯 살인데 한창 부모 말 안 듣는 때죠. 조금만 틀어지면 빽빽 울고, 둘째는 아토피 피부염이 심해서 연구소에서 야근하고 다음날 아침에 병원 데려가고…… 아주 죽겠어요. 박사님은 부디 연구소에서 눈 맞아 결혼하는 일만은 없으시길 바랍니다. 자기 연구 바쁘다고 육아에 집안일까지 다 떠넘기는 아내가 세상에 어디 있담. 직급도 내가 더 높은데 말이야…….”

결국 그의 마지막 말이 내 웃음보에 균열을 일으키는 데 성공했지. 우리는 한참 기분 좋게 웃은 다음에 다시금 태아를 바라보았어. 그 웃음소리가 들렸는지 너의 뭉툭한 손끝이 조금 움직이는 게 보였거든. 그 순간만은 네가 로봇이란 것도 잊어버리고 순수하게 생명의 고동을 감상하고 있었단다.

그렇게 조금은 누그러졌던 마음도, 너를 배양기에서 깨내어 우리 집으로 옮기던 날부터 도로 딱딱하게 굳고 말았단다. 로봇임을 알고 키워야 하는 너란 존재는…… 그래, 자고 일어나니 애 우는 소리가 들려서 문을 열어보니 아기가 든 광주리가 놓여 있고, 그 안에는 ‘사람이 아니지만 잘 키워주세요.’ 뭐 이런 쪽지가 들어 있더라 하는 심정?

그래, 이건 너에 대한 이야기지. 이렇게 쓸데없는 이야기로 시간을 잡아먹을 생각은 없었는데. 아마도 넌 네가 어떤 아이였는지가 가장 궁금할 거라 생각해. 넌 로봇이지만 그래도 엄연히 내 아이였으니까. 비록 1세대 아이들처럼 거짓으로 출생신고를 하여 호적에 등재를 하고 학교를 보내고 하지는 못했지만, 난 최대한 성심껏 너를 키웠어.

너에 대한 나의 태도는 부모라기엔 꽤 사무적이고 비정하게 보였을지 몰라. 하지만 단순한 개발자나 관리자로서 너를 대하고 다루지는 않았어. 가장 흡사한 걸 고르자면 아이들에게 정을 주지 않는 보육소의 보육교사랄까? 혹은 재산을 노리고 재혼한, 갑부의 죽은 전처의 아이를 맡게 된 새엄마 정도?

난 아주 가끔 무서운 생각이 들었단다. 너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면, 이 육체가 내 유전자를 그대로 복제해서 만들었으니, 자란다면 나와 똑같은 모습이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그래서인지 그 무렵엔 가끔 꿈에서 성장한 너를 만났어. 너와 나 두 존재는 거울에 비친 것처럼 똑같았지. 그런 네가 나에게 말해. 나는 로봇이 맞느냐고. 왜 나를 로봇으로 낳았냐고.

숨 막히는 공포로 아무 말도 못하다가 겨우 눈을 뜨며 꿈에서 벗어나곤 했지. 캘빈 박사 말대로 내게는 복제인간이나 로봇 같은 존재에 대한 원초적인 공포가 남아 있었나봐.

*

내가 너에게 처음으로 네가 로봇임을 알려준 일이 기억나니? 사실 그건 아무런 의미도 없는 절차에 불과했단다. 넌 그때까지 집밖을 나간 적도 거의 없고 있다고 해봐야 연구소에서 정기점검을 받은 게 전부였으니, 네가 본 세상은 우리 집이 다고, 네가 만난 타인은 나 혼자였어. 그러니 ‘넌 나와 다르다, 넌 로봇이다.’ 라고 아무리 귀에 딱지가 앉도록 말해 봐야 별다른 의미가 없는 일이야. 네가 로봇이든 사이보그든 안드로이드든, 심지어 깐따삐야 별에서 온 외계인이든 무슨 상관이겠니?

큐스프의 연산능력이 인간의 뇌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진 않았지만, 1세대의 아이들이 그랬듯 너 역시 인간이라면 천재라 불려도 좋을 정도로 빠른 학습 능력과 기억력을 보였지. 육체의 운동 능력은 사람과 별다를 바 없었지만, 너의 큐스프는 성장하고 죽는 뇌세포와는 달리 처음부터 완성된 상태였으니까 말이야.

난 숱한 영상과 전자책, 음악과 미술 작품을 보여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인격과 지성을 갖춘 존재로 만들려고 했어. 최소한 사람 나이로 열 살이 되기 전에는 성인 정도 수준으로 만들어 자신이 로봇이라는 걸 확실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도록 말이야.

그래서 너는 아홉 살이 될 무렵 드디어 로봇 공학과 인공두뇌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 네가 한 말은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

“저기, 어, 엄마…….”

왜냐하면 네가 말을 더듬은 것도, 굉장히 주저하는 것도 처음 보고 듣는 일이었거든. 잘못을 저지르고 들키기 전에 실토하기로 결심했지만 역시 겁이 나서 말 못하겠다는 표정, 옛날 사람들이 로봇은 절대로 흉내 내지 못하리라 생각했을 그 인간적인 표정을 짓고서 말이야. 그럼에도 늘 그렇듯 나는 “응.” 혹은 “왜.” 같은 응답 없이 너에게로 무심한 시선을 던지기만 했었지.

“앞으로 난 엄마를 뭐라고 불러야 해? 안성윤 박사님, 이라고 불러야 돼?”

엄마에서 박사님인가. 9년이나 기른 아이가 갑자기 타인이 되는 기분을 맛보는 부모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해 봤어. 하지만 아무리 해도 나는 그 기분을 느끼지 못했어. 나를 엄마라 불러도 될지를 조심스레 묻는 너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했던 것도 무리가 아닐지 몰라. 그때 나는 내 심정만으로도 감당하기에 벅찼으니까. 이렇게 실리콘 기판처럼 딱딱한 내 마음이 너보다 더 로봇같이 여겨질지도 모르겠구나.

그때 나는 너를 보며 짧은 고민을 했단다. 너의 마음과 미래를 생각하는 게 온당했을 텐데도, 난 나의 입장과 처신에 대한 고민으로 가득했지. 뜬금없이 『홍길동전』도 떠올랐고. 너는 지금 길동이처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대감님 앞에 있었어.

하지만 그 어린 마음에도 울면서 애원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 어쩌면 넌 내 성격을 파악하여 그런 방법으로 싸구려 동정심을 유발하는 방법은 효과가 없음을 알고 정면에서 당당하게 물어보는 방법이 좋을 거라 판단한 것일지 몰라.

그래서 나는 그냥 으쓱하고, 지나가는 말처럼, 정말 대수롭지도 않은 것처럼 말했어.

“너 좋을 대로 하렴.”

어쩌면 그렇게 무신경할까, 어쩌면 그리도 쌀쌀맞을까. 내 모습을 본 누구나 그렇게 생각했겠지. 더구나 결코 망각하는 일이 없는, 한 번만 보고 듣고 겪은 일은 언제든 하드디스크 속의 파일을 꺼내보듯 되살려 기억해 낼 수 있는 너의 앞에서야 두말 할 것이 있겠니.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누가 말했었지. 니체였던가? 아마 너라면 금방 머리 속을 검색하여 언제 어디서 본 혹은 들은 말인지 찾아내겠지. 난 그런 너의 앞에서 조심스러워 하며 살진 않았어. 감시당하는 느낌을 가지면서, 뭐 하나 꼬투리 잡히거나 작은 상처라도 주지 않을까 안절부절 못하며 살 거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였어.

너 좋을 대로, 라는 무심함을 가장한 내 얼굴과 말투에서 너는 놓치지 않고 잡아낸 것이 있어. 너의 입이 살짝 벌어지며 엷은 미소를 그려냈지.

“알았어요. 그럴게요, 엄마.”

그건 바로 너의 선택을 존중한다는 것. 너의 의지로 만드는 미래를 인정한다는 것. 너의 큐스프가, 네 안의 양자들이 만드는 무수한 세계 중에서 단 하나의 미래만을 결정하듯이.

*

네가 나온 지도 벌써 10년이 다 되었지만, 아직 로봇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그리 좋지 않았어. 아까도 말했듯이 단순 노동을 시키기엔 로봇은 너무 비싸니까. 결국 사람이랑 똑같이 생긴 로봇은 경찰과 소방대원처럼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부자들의 값비싼 애완동물과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지게 되었지.

하지만 진짜 부자들은 자기들끼리의 혈족을 중시 여겨. 사람이나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성장을 하는 로봇 아이를 기르는 사람은 결국 결혼 없이 육아만 원하는 싱글족이나 로봇에 관심이 있는 과학자, 자녀가 없어 쓸쓸한 부유층 노인들 정도야. 실제로 회사는 그런 이들에게 너와 비슷한 시기에 로봇을 만들어 팔았고 내부적으로는 너를 포함한 그들을 통틀어 2세대 로봇이라고 불렀단다.

네가 큐스프와 인조 육체를 이해하고 스스로가 로봇임을 확실히 자각했다는 보고를 접한 캘빈 소장(이제 그는 소장이 되었고 나에 대한 고압적인 태도는 한층 심해졌단다.)은 나를 불러 이런 제안을 했었지.

“그동안 안 박사께서는 우리의 기대에 걸맞게 프로젝트를 훌륭하게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 점을 치하하고 싶네요. 감사드립니다.”

그 프로젝트 덕분에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휴무도 잘 주며, 무엇보다 당신과 이렇게 얼굴 마주할 일이 확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나도 감사하고 싶었지.

“그런데 박사, 우린 2세대 아이들이 모두 집 안에 갇혀서 지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리 측에서 로봇을 분양받은 고객에게 그렇게 하도록 권유한 것으로 아는데요.”

“그거야 아직 그들이 진짜 인간들을 대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일지 대비할 수 없기 때문에…… 그들의 육체가 충분히 성장하고 지식과 경험을 더 쌓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거 아닌가요. 더구나 사람들 쪽에서 그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는 1세대의 경우에서 충분히 겪어봤고 말이죠.”

그 이야기를 해준다면 넌 다행이라고, 행복하다고 느낄까? 멀쩡히 같은 학교 같은 반에서 공부하던 아이들이 자기 친구가 로봇임을 알았을 때 느낀 감정이 어떤 것일지 넌 아마 알 수 없을 거야. 알려주기 전까지는 눈치 채지도 못한 주제에 자기들을 속였다며 분개했고, 인간이 아니라는 이유로 괴물 취급을 했지.

시위대가 와서 로봇은 물러나라고 시위를 하고, 아이들은 눈도 안 마주치려 피해 다니거나 까닭모를 증오심에 빠져 돌을 던지고…… 왜 자신을 로봇으로 만들었냐고 울부짖던 아이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해.

하지만 그때뿐이었어. 그 일이 있은 후 여론의 역풍을 맞아 되레 회사와 연구소는 신인류를 낳는 전당이 아니라 인간을 위협하는 괴물을 만든 매드 사이언티스트 집단으로 여겨지고 말았지. 결국 프로젝트를 실패로 결론짓고 1세대 아이들은 모두 회수하여 육체는 폐기되고 두뇌는 연구용으로 쓰이게 된 거야.

“그렇습니다. 그래서 박사, 우리는 2세대 아이들, 즉 자신을 로봇임을 인지하고 있는 이들끼리의 교류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로봇과의 관계에 대한 준비가 되지 않은 인간들 틈에 억지로 보내는 바람에 1세대의 실패가 있었던 게 아닐까요?”

“개인적으로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2세대 아이들은 세계 각지에 있잖아요. 그럼 인터넷에서 만나야겠군요?”

“아니, 훨씬 더 좋은 수단이 있습니다. 우리와 긴밀하게 협력을 하고 있는 연구소가 있거든요. 실은 오늘 그곳 소장님 이하 수석 연구원들과의 미팅이 있으니 꼭 참석하십사 여기에 부른 겁니다.”

그들과 만나서 그 연구소를 방문하여 보고 들은 길고도 지루한 이야기를 너에게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데이빗 스미시라는 연구원이 내게 과도한 관심을 보이며 집적거렸다든지 하는 말은 더 더욱. 요점만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들은 가상세계를 만들고 있었어.

개발 중인 그 세계는 ‘멋진 옛 세계’, 즉 BOW(Brave Old World)라고 불리고 있었는데, 지금으로부터 약 200년 전의 세상을 그대로 재현한 것 같은 곳이었어. 그 BOW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했던 게 우리 연구소의 양자 컴퓨터 기술이었고, 둘 사이의 끈끈한 유대 관계는 거기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

네가 적극적으로 BOW의 베타 테스트에 참여한 이유를 난 짐작할 수 있었어. 다른 존재를 만날 수 있다는 것. 특히나 너와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을 만난다는 게 얼마나 기쁘고 즐거운 일일지…….

구축중인 BOW 안에서 2세대 로봇 아이들은 어떤 장소에서 어떤 모습으로든 만날 수 있었어. 사람이라면 뇌에 전극을 꽂니 어쩌니 하는 복잡한 시술이 필요한데다가 그로 인한 부작용이나 후유증이 염려되어서 아직 임상실험을 엄두도 못 낼 상태였건만 너희들은 컴퓨터로 온라인 세상에 접속하듯 간단히 BOW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지.

인간의 기억과 정신, 영혼이라 불리는 어떤 것을 디지털화하여 전송한다는 건 여전히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어. 그건 마치 유화를 스캔하여 컬러 프린터로 뽑는 것과 같아. 같은 액자에 넣으면 멀리서 봤을 때 비슷하게 보이겠지. 하지만 유화만의 질감, 겹쳐 바른 두터운 물감과 같은 요소를 재현할 수는 없는 일이야.

거기에 비해 너의 인공두뇌에 담긴 데이터는 컴퓨터의 페인팅 프로그램으로 그린 그림과 같아. 원본 파일을 복사한 것은 원본과 동일한 내용과 가치를 지니기에 얼마든지 디지털 가상세계로 전송할 수 있었단다.

넌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처럼 하루에도 몇 번씩, 몇 시간이나 그 안에서 살았어. 나는 모니터를 통해 BOW의 모습을 카메라로 찍은 근경을 바라보듯 지켜보는 정도밖에는 할 수가 없었어. HMD를 쓰고 전자 장갑을 끼면 보고 만지는 것도 실감나게 할 수 있지만 생리적인 이질감이 느껴져 한참이나 현기증에 구토까지 겹친 멀미를 앓아야만 했지. 너에 대한 내 감시망이 닿지 않는 곳이랄까.

“걱정하지 마세요.”

루이스라는 이름의, 역시 큐스프를 가진 2세대 로봇 중 하나가 BOW 안에서 만난 내게 말했어.

“유니는 우리들 중에서도 가장 똑똑하고 심지가 굳은 아이니까요. 따님을 믿고 지켜봐 주세요.”

루이스의 눈에 내가 딸이 친구들과 어울리다 탈선을 할까봐 조바심을 내는 극성 어머니로 비쳤나봐. 사실 내 입장은 관리 감독을 하고 있던 건데도 말이야.

비슷한 또래들의 만남이 너의 사회성을 키워주는데 도움이 될 거란 캘빈 소장의 발상은 틀리진 않은 모양이었어. BOW를 즐기면서도 너는 중독이나 의존증에 걸린 것처럼 보이진 않았거든.

이전보다 더 밝게 웃게 된 너를 보며 난 어릴 적 내 모습을 떠올렸단다. 그 시절의 나도 너처럼 저렇게 웃었을까.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우리 부모님은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그렇지만 지금 내게는 가난한 어린시절의 회한, 공부를 잘해서 이 한국이란 나라를 떠나자, 기회의 땅으로 가자는 생각만이 가득했다는 기억뿐이구나.

*

웃음 다음으로 따라오는 건 역시 눈물이겠지. 내가 처음으로 너에게 눈물을 보였던 날을 기억해. 그건 동시에 네가 ARK의 테러를 당한 날이기도 했으니 아마 우리 둘 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되겠지.

그들의 납치 방법은 단순하지만 아주 효과적이었어. 너의 두뇌 회전이 아무리 빠르고, 지능이 아무리 높다고 해도 평범한 아이인 이상은 어쩔 수 없었을 거야.

그들은 한낮에 당당하게 우리 집 현관문 초인종을 눌렀어. 늘 그랬듯 너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도어폰의 모니터를 들여다보았겠지. 거기에 비친 건 택배 회사의 마크가 새겨진 모자와 점퍼를 착용한 젊은 남자였어. 그가 내 이름으로 된 물건이 왔다고 말을 한 거지. 넌 별다른 의심 없이 현관문을 열었어. 대신 버릇처럼 도어체인을 걸어놓고 말이야.

그는 자기 뒤에 있는 커다란, 바퀴 달린 플라스틱 받침 위에 놓인 냉장고가 들어갈 만한 종이 박스를 가리키며 물건이 크니까 문을 열어달라고 말했겠지. 너는 그 말대로 체인을 풀고 문을 활짝 열었어.

그 순간 인터폰에 비치지 않는, 문 바깥쪽에 있던 사내가 튀어나와 한 손으로 너의 목을 붙잡고 다른 손에 들고 있던 마취약을 목덜미에 주입한 거야. 로봇이라고 해도 기본적인 육체가 인간과 같은 생리적 메커니즘을 갖고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지.

손발이 묶이고 머리에 천을 뒤집어씌운 추한 모습으로 너는 냉장고 박스 안에 갇혔어. 두 사람은 박스를 끌고 태연히 아파트를 나왔고, 엘리베이터와 현관에 있는 CCTV와 아파트를 비춘 위성사진에는 냉장고를 옮기는 택배 회사 직원의 모습만이 찍혀 있을 뿐이야.

하지만 나중에 조사한 바로는 그들의 점퍼와 탑차에 그려진 마크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짜 회사였대. 하지만 아파트의 경비원도 무인 방범 시스템도 택배 회사의 실재 여부까지는 판별하지 못했던 거지. 이제 와서 그들을 탓하자는 건 아니지만 좀 더 빨리 알아차릴 수 있는 부분이어서 아쉬운 마음은 가시지 않았어.

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