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 낡은 군용 정글모를 쓰고 원래는 주황색이었던 것 같으나 세월과 자연에게 무슨 짓을 당한 건지 연한 노랑에 가깝게 탈색된 등산 재킷을 입은 남자는 바로 근처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더보기
소개: 낡은 군용 정글모를 쓰고 원래는 주황색이었던 것 같으나 세월과 자연에게 무슨 짓을 당한 건지 연한 노랑에 가깝게 탈색된 등산 재킷을 입은 남자는 바로 근처에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순간 인상을 찌푸릴 시큼한 냄새를 풍기며 맞은편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한 손에 들고 온 버거의 포장지를 벗기는 데 열중했다.
생김새야 어쨌든 현대 사회에서 접하기 힘든 동의 없는 합석에 당황해 그를 빤히 쳐다보자 남자는 포장을 다 벗긴 후에야 나를 의식한 듯 퍽 당당하게 말했다.
“쟈리가 업어서.”
어눌하게 말을 하는 남자의 입안에는 손가락, 그러니까 손등 위로 붙어있는 두세 마디의 신체 부위와 꼭 같은 것이 위에 다섯 개, 아래에 다섯 개 해서 열 개가 달려있었다. 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