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데요?

  • 장르: SF, 추리/스릴러 | 태그: #로봇 #안드로이드 #AI
  • 평점×30 | 분량: 130매 | 성향:
  • 소개: ※ 브릿G 출판지원작에 선정되어 유료화합니다. 현재 3코인으로 책정했지만 출간 이후 출간가격에 맞춰 가격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조금 먼 미래 배경입니다. 한국은 안정적으로 발전했... 더보기

최애 아이돌이 내 적수라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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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들어오세요.”

남자가 말하자 ARP-200은 육중한 몸을 이끌고 쭈뼛쭈뼛 방 안으로 들어갔다. 구청 대안드로이드과의 서류상담실 담당 공무원은 한 명이었다. ARP-200은 작은 취조실 같은 방 크기에 조금 놀란 눈치였다.

“앉으세요. 개종 신청하신 거 맞으시죠? 모델명 ARP-200.”

공무원은 ARP-200를 힐끗 올려다보고는 다시 책상 위 서류로 시선을 내렸다. 그 행위는 모델을 확인하기 위함 이상이 아니었다.

“네에. 제가 인간이 되려는 이유는…….”

ARP-200은 준비한 말을 서둘러 꺼내려 했지만 공무원의 관심은 그것이 아니었다.

“아아, 그건 여기 다 적혀 있으니 됐고요, 이 자리에서는 간단한 질문을 할 거예요. 대답은 녹음돼서 법적 근거로 쓰일 거고요.”

“네에…….”

ARP-200는 고개를 숙였다. 만일 그에게 얼굴을 붉히는 기능이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의 회로 속에는 수십만 번이나 시뮬레이트했던 인간과 안드로이드의 존재론적 지위에 관한 논증이 맴돌고 있었다. 유일하게 인간과 대면해 심사를 받게 될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이 인간이 되어야 할 이유를 멋드러지게 설명하고 싶었다. 그렇지만 역시 현실은 기대와는 달랐다.

“아마 들으셨겠지만, 최종 승인율은 50%가 안 되고요, 개종을 한다고 하면 인간과 동일한 법적 권리와 의무를 지게 되는데 동기라든가, 아니면 신체 기능상 문제가 있다고 하면, 그러니까, 아, 에부레레레렐.”

말이 꼬인 공무원은 혀를 풀더니 다시 말했다.

“죄송합니다. 그러니까, 인간의 법적 권리와 의무를 행하는 데에 차질이 있다고 판단되면 반려될 수 있다는 말이에요. 이 점 이해하시나요?”

“네.”

“좋습니다. 이것도 질문사항이었어요. 다음 질문입니다. 여기 보면, 동기가 최애 아이돌을 응원하고 싶어서, 라고 했는데 이게 좀 불분명합니다. 그 앞에는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인생사, 라고 해야 할지 제조공장에서부터의 데이터라든지 독립하게 된 경위라든지 등등 적혀 있어서 잘 알겠는데요, 정작 동기 부분이 짧아요. 이걸 조금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요? 아, 1분 이내로요.”

ARP-200는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저에겐 동경하는 아이돌이 있습니다. ZU라고 하고 지유라고 읽습니다. 스물한 살에 스스로 만든 곡을 부르는 야심찬 여성입니다. 제가 자각을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느끼게 된 소중함이라는 느낌을 바로 지유를 통해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이 신체로는 최선을 다해서 응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저는 큰 상심을 느꼈습니다. 보세요.”

ARP-200는 실린더형 금속 팔을 움직여 보았다. 담당 주무관은 흠칫 놀라며 어깨를 뒤로 뺐다. 그는 공장에 보급하는 흔한 제조형 로봇이었다. 다양한 생산라인에 맞춰 몸을 사용하려면 유기질 신체보다 금속제가 유리했다.

“아시다시피, 산업 로봇은 자기 신체 개조가 불법입니다. 오직 허가받은 모델만 생산해야 하고 그 외의 기능을 추가하려면 재허가를 받아야만 합니다. 인간을 보호하기 위해서죠. 저는 오랜 기간 일한 끝에 몸값을 지불하여 자유를 얻었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인간과 같은 자유는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몸을 개조해서 콘서트장에서 마음껏 응원하더라도 옆의 동지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인간이 되면 의무적으로 몸을 유기질 의체로 바꿔야 하죠. 동기는 오직 그것입니다.”

공무원은 여전히 당혹스러운 얼굴이었다.

“에, 그러니까, 거시기, 그, 응원이라는 게 대체 뭡니까? 그 몸으로는 할 수 없는 거예요?”

“시범을 보여줄까요?”

— 본 작품은 유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