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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를 짚는 느낌에 눈을 뜬 인섭의 눈앞에는 진철이 있었다. 그의 목에는 푹 젖은 수건이 걸려있었다.

 

“코 고냐.”

 

진철은 인섭의 이마를 살짝 밀었다.

 

“으어…”

 

인섭은 입가로 흐른 침을 스윽 닦았다. 기지개를 쭉 편 인섭은 머리를 벅벅 긁으며 일어났다.

 

“좀 어떻다던데?”

 

“뭐 어떻긴… 다친데나 감염된데나… 감염 징후는 없다 그러지…”

 

진철은 머리를 탈탈 털고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녹초가 된 진철은 소파위에 몸을 누였다.

 

“힘들다 진짜…”

 

진철은 눈을 부비적거리고는 눈을 감았다. 인섭은 그의 뒤에 서서는 걱정스러운듯 그를 바라봤다.

 

그때, 밖에서 커피를 들고 들어온 황 계장이 소파 위에 누운 진철을 발견했다.

 

“박진철. 쉴거면 숙직실 가서 쉬지 그러냐?”

 

커피를 한모금 후릅 거리며 마신 황 계장은 주머니에 있던 계피 사탕 하나를 진철의 배쪽으로 던졌다.

 

“그거로 당도 충전 하고.”

 

의자에 털썩 주저 앉은 그는 다시 서류에 파묻혀서는 이것저것 정리하기 시작했다.

 

진철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괜찮습니다. 여기서 잠깐만 있다가 가죠 뭐…”

 

“가긴 어딜가?”

 

황 계장은 진철의 한마디에 흠칫 놀라 물었다.

 

“현장 가야죠.”

 

진철은 얼굴을 가리고 있던 모자를 치우고는 고개만 살짝 돌려 황 계장을 보았다.

 

황 계장은 한숨을 쉬었다. 걱정스러운 눈으로 진철을 쳐다보고 있던 그는 한숨을 푹 쉬었다.

 

“좀 쉬라고 하면 쉴것이지 말을 드럽게 안듣는구만…”

 

고개를 절레절레 저은 황 계장은 자리에서 일어나서는 종이로 진철의 허벅지를 살짝 쳤다.

 

“아, 왜그러세요?”

 

“너 이씨… 내 밑에 있는 놈들은 내 책임이라고 해도. 가서 좀 쉬라고 하면 좀 쉬면 좀 덧나냐, 이 화상아.”

 

펄럭대는 소리가 사무실안에 울려퍼졌다. 진철은 귀찮다는 듯 다리 언저리에서 손을 풀럭거리며 종이덩어리를 막아냈다.

 

“들어가, 시끼야. 들어가 좀. 들어가.”

 

“아, 계장님 좀… 그냥 좀 둬 주세요…”

 

진철은 점점 짜증이 나는 듯 황 계장의 얼굴을 째려보고 있었다.

 

“얌마. 너 그러다가 쓰러지거나 다치면 내가 어떻게 커버치라는거야? 숙직실 가.”

 

“아 괜찮다니깐요…”

 

“좀 말좀 듣고 가라. 가. 좀.”

 

황 계장이 툭툭 치는 것에 짜증이 올라온 진철은 확 몸을 일으켰다.

 

“괜찮다고 하지 않습니까.”

 

황 계장은 당황한 듯, 때리던 종이를 뒤로 집어던졌다.

 

“이 새끼가…”

 

“괜찮습니다 저.”

 

진철은 소파에 앉은 채로 황계장을 뚫어져라 올려다봤다. 눈조차 깜빡이지 않은 진철은 이내 소파위로 다시 몸을 누였다.

 

황 계장은 눈을 꾹 감고는 화를 참고 있는듯, 손가락으로 바지단을 몇번 두드렸다.

 

“하… 그래, 알아서 해라.”

 

그는 포기한 듯, 주머니에 손을 넣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무실 안에서는 어색함과 불편함의 바람이 돌고 있었다.

 

인섭은 한숨을 푹 쉬었다. 진철과 황 계장 사이에서 불고 있는 간극의 바람이 점점 세지는 것만 같았다.

 

두 사람의 작은 소동이 끝나고, 조사반 직원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기 시작했다.

 

인호는 큰 봉지를 하나 가져와 팀원들에게 피로회복제를 돌리고 있었다.

 

“적당히 쉬면서 합시다 쉬면서.”

 

그는 홍삼 성분의 피로 회복제를 까서는 입에 단숨에 털어넣었다. 머리를 긁적긁적 거리며 하품을 한 그는 다시 서류의 탑에서 종이 몇장을 뽑아냈다.

 

“하오 씨… 이거 뭐 해도 해도 적당히 끝나는 것도 없고 일이 줄어들 생각도 안하고…”

 

인호의 말을 들은 성아와 인영은 머리를 한껏 푼채로 책상 위에 엎드렸다.

 

“피곤해 죽겠다…”

 

인영은 곧 죽을 것 같았다. 목소리가 잔뜩 갈라지고 있었고, 그녀는 팔을 쭉 뻗은 채로 뻗어 있었다.

 

“이렇게 실마리가 없을수가 있을까요…”

 

그녀는 부스스한 상태로 몸을 일으키고는 노트북을 꺼내 들었다. 사후관리쪽에서 송부한 서류를 검토하고 있던 그녀는 노트북을 부술 것처럼 엔터를 마구 두드렸다.

 

– 팔십세에에에~ 저세에상에서어 날

 

황 계장이 사무실이 떠나갈듯 울려대는 전화벨에 놀라, 걸려온 전화를 받아들었다.

 

“어, 윤창. 무슨일이야?”

 

그는 하품을 쩍 하며 인사했다. 그는 기지개를 쭉 펴려 손을 위로 뻗었지만, 전화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듣고는 천천히 얼굴을 굳혀갔다.

 

“그게 무슨소리야? 수여자들이 거의 없다니.”

 

황 계장은 화들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서서는 테이블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책상 위를 마구마구 뒤지기 시작했다.

 

“아니, 신청자는 그렇게 많은데 수여자가 없다는게 말이 돼?”

 

파묻힌 서류들 속에서 손을 뒤적거리던 황 계장은 난감한 듯 머리를 긁적거리다 폰을 귀에서 떼어냈다.

 

“강유진. 우리 그… 감염자 지원 신청 관련 현황은 어디있어?”

 

유진은 자신의 노트북과 서류를 정리하다 화들짝 놀라서는 서류더미를 뒤적거렸다.

 

“그거어… 는… 제가 따로 요청을 안한거 같은데요…?”

 

“이런 씨… 오케이 일단 알겠다, 윤창아. 사람 보내야하냐?”

 

황 계장은 허리춤에 손을 얹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거기서 일단 대기하고 있어.”

 

전화를 끊은 황 계장은 인영을 부르려 손가락을 튕겼다.

 

“정주사. 지금 용아동 동사무소쪽으로 좀 가고. 유진아, 가족 지원 신청 현황 요청해서 뽑아놔.”

 

유진은 황 계장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는 키보드를 열심히 치기 시작했다. 인영은 가방을 챙기며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황 계장은 조심스레 인섭과 진철을 봤다.

 

“음… 윤인… 음…”

 

인섭과 진철이 고개를 들었다.

 

“음… 아휴… 아니다… 정 주사 조심해서 갔다와.”

 

진철은 고개를 돌리는 황계장을 보고는 소파에서 몸을 벌떡 일으켰다.

 

“아닙니다, 뭐 필요하신거 있으시면 시키십쇼.”

 

진철은 새로 받아온 제복을 얼기설기 입었다.

 

“야, 니들은 쉬지도 않아? 그냥 쉬라고 할때는 좀 적당히 쉬면 안되냐?”

 

인섭은 눈치를 보듯, 황 계장의 얼굴을 보곤 미세하게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진철은 황 계장의 말을 안듣고 있는 듯, 옷을 계속 입기만 했다.

 

“야… 박진철 니네…”

 

“정말 괜찮습니다. 가서 감염자 처리 하는거도 아니지 않습니까.”

 

“하… 참…”

 

황 계장은 얼굴을 찡그리고는 눈을 꾸욱 감았다. 그는 화를 꾹꾹 눌러 참고 있는지, 주먹을 꼭 쥐고 책상을 툭툭 두드렸다.

 

“하… 그래. 갔다와라.”

 

그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인섭과 진철이 자리에서 일어나 모자와 옷을 챙겼다. 그때, 황 계장이 목을 살짝 가다듬었다.

 

“크흠 크흠… 대신 니네 둘 약속 하나만 해라.”

 

“예?”

 

사무실을 나서려던 인섭과 진철은 머리를 뒤로 돌렸다.

 

“용아동 가자마자… 용아동 대응팀한테 일거리 넘겨. 니들은 지금 조사반 소속이지 대응팀 소속이 아냐. 알겠어?”

 

인섭과 진철은 서로를 바라봤다. 인섭은 위아래로 고개를 끄덕였다.

 

진철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듯, 진철과 황 계장을 번갈아 돌아봤다.

 

황 계장은 당장이라도 진철을 잡아먹으려는 듯, 눈을 옆으로 뜨고는 진철을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