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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거진 수풀 두어개를 거치자, 텐트 서너개가 둥글게 놓여 있는 지역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온데간데 없었다. 캠프파이어의 불은 이미 꺼져서 재가 된지 오래였고, 그릇들이나 수저등의 집기들은 바닥에서 굴러다니고 있었다.

 

의자와 코펠에 잔뜩 뿌려진 피들은, 텐트 여기저기를 적시고 있었다.

 

살인마가 찾아와 모두를 죽인 것처럼, 피는 여기저기 비산해있었다.

 

입을 꾹 닫은 인섭과 진철은 조심스레 캠핑장으로 발을 들였다.

 

“여기 캠핑 가능장소인가?” 진철이 속삭이듯 물었다.

 

인섭은 고개를 갸우뚱 거렸다.

 

“저수지 근천데?”

 

“그럼 불가능한건가?”

 

“그런거 같은데.”

 

인섭은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봤다. 인기척이 느껴지진 않았다. 행여나 또 야생동물이 있을까 싶어 풀숲 하나하나를 자세히 봤지만, 생물하나 보이지 않았다.

 

진철은 바닥에 쪼그려 앉아 코펠에 흩뿌려진 피를 확인했다.

 

이미 잔뜩 말라붙어 썩어버린 핏물이었다.

 

장갑을 낀 손으로 슬쩍 밀어보니, 완전히 착색된 것마냥 딱딱하게 굳어있었다.

 

“한참 됐는데 이거…”

 

인섭은 자신의 옆에 있던 텐트쪽으로 총을 겨눴다.

 

지퍼는 열려있었고, 입구 천은 솔솔 불어오는 바람에 펄럭거리고 있었다.

 

총 끝으로 입구를 스윽 걷어 올린 그는, 안쪽에 잔뜩 뿌려진 핏덩이들과 살덩이들을 보고 얼굴을 찡그렸다.

 

“여기서 한바탕 뭔가 있었나보다…”

 

인섭은 입구 바로 옆에 놓여있던 가방이 보였다. 누군가가 급히 열려고 한듯, 부서진 지퍼가 반쯤 열려있었다.

 

그는 조심스레 가방을 끌어와 안쪽을 확인했다.

 

피칠갑인 손을 가방속에 넣었는지, 옷 여기저기에 피가 잔뜩 묻어있었다.

 

행여나 싶어 안쪽으로 손을 넣어 보았지만, 안에는 옷가지들이 가득했다.

 

등산용 가방 앞쪽 주머니를 열었지만, 그 안쪽에는 배터리들이 몇개 들어있을 뿐이었다.

 

그때, 진철이 인섭을 쿡쿡 찌르기 시작했다.

 

가운데 있던 텐트 지퍼가 둘 다 잠겨있었다. 인섭과 진철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진철이 위쪽 지퍼를 잡았다. 인섭이 두어발짝 뒤로 물러서서는 텐트 안쪽을 조준했다.

 

진철이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조심스레 펌프를 당겨 총을 장전한 인섭이 화답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지퍼가 서서히 열리고 있었다. 입구쪽에서 시작한 지퍼는 문을 가로지르고 점점 바닥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인섭은 침을 꿀꺽 삼키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었다.

 

지퍼가 라인을 따라 수평선에 맞았을 때, 진철은 조심스레 오른쪽으로 지퍼를 당기기 시작했다.

 

불어오는 바람에 맞춰 열린 텐트 입구가 나풀거리기 시작했다.

 

마지막까지 손이 당도하자, 진철은 텐트 입구를 확 열어 젖혔다.

 

“아이씨…”

 

진철과 인섭은 살짝 뒷걸음질 쳤다.

 

텐트 안쪽에서는, 잘린 팔이 썩어가고 있었다.

 

여기저기 하얀 뼈가 드러날정도로 많이 썩어있었고, 텐트 안에는 탈피한 구더기들도 여기저기 보였다.

 

“미친 진짜…”

 

진철은 갑자기 풍겨오는 악취에 급하게 뒤로 물러났다.

 

당장이라도 마스크를 내리고 토를 할 수도 있는 표정을 지었다.

 

“아오 씨… 으… 우엑…”

 

인섭은 피식 웃으며 진철의 등을 살짝 두드려줬다.

 

– 부스럭…

 

그때, 열리지 않은 텐트 하나에서 천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얼굴이 굳은 인섭과 진철은, 발소리를 죽이고 텐트로 다가갔다.

 

텐트 안쪽으로 라이트를 비춰보니, 둥근 모양의 실루엣이 비췄다.

 

진철은 살짝 손짓을 하고는 텐트의 지퍼쪽으로 걸어갔다.

 

그는 또다시 천천히 지퍼를 내리기 시작했다. 천이 찢어지는 듯한 지퍼소리가 조용히 두 사람 사이에서 흘러갔다.

 

천을 조심스레 젖혔을때, 인섭은 안쪽에서 둘둘 말린 침낭을 하나 발견했다.

 

파란색 침낭은, 누군가가 인위로 구겨놓은 것처럼, 두어번 접혀있었다.

 

“에이… 그냥 침…”

 

“잠시만…”

 

진철이 위화감을 느낀 듯, 총의 안전장치를 걸고는 텐트 안쪽으로 쑤욱 밀어넣었다.

 

그는 조심스레 침낭을 쿠욱 찔렀다.

 

침낭 안에 무언가 딱딱한 것이 있는지, 총이 푸욱 들어가지 않았다.

 

인섭은 진철의 뒤로 걸어와 산탄총을 조준했다.

 

인섭이 뒤로 온 것을 확인한 진철은, 조심스레 침낭을 잡아당겼다.

 

스르륵 침낭이 풀리자, 안에서 보라색 옷자락이 희미하게 보였다.

 

“뭐야…”

 

진철이 총끝으로 침낭을 완전히 열어젖히자, 두 사람은 당황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활짝 열린 침낭 안에는 몸을 웅크리고 미동이 없는 작은 소녀가 누워있었다.

 

인섭은 쪼그려 앉아서는 조심스레 소녀를 끌어당겼다.

 

그녀는 이미 정신을 잃었는지, 총으로 쿡쿡 찌르고 누군가가 잡아 당기는데도 눈을 뜨지 않고 있었다.

 

“물린 자국은…?”

 

진철이 조심스레 물었다. 인섭은 그의 말을 듣고는 누워있는 소녀를 조심스레 돌려 눕혔다.

 

“없는거… 같은데…?”

 

두 사람은 고개를 돌려 서로를 바라봤다. 소녀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랜 시간동안 무언가를 먹지 못한 소녀는 야위어있었다.

 

 

 

 

 

대응팀의 봉고는 굽이진 길을 따라 질주하고 있었다.

 

“계장님, 계장님. 1팀입니다. 1팀 보고드립니다.”

 

진철이 무전기를 잡고 무전을 보내고 있었다.

 

– 야, 니들 어디야? 수색은 언제 끝나는데?”

 

“생존자 발견했습니다.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여아 한명입니다.”

 

– 생… 어?

 

“생존자 발견했습니다. 성서 보건소쪽에 인계하고 바로 월곡으로 가겠습니다.”

 

인섭은 아랫 입술을 꽉 깨물고는 도로에 온 신경을 쏟고 있었다.

 

사고를 내면 세사람 모두 죽을 수 있었다. 더군다나 뒷 좌석에 둔 소녀가 다칠새라 속력을 내면서도 안전하게 운전하려 모든 신경을 운전에 집중하고 있었다.

 

– 아니, 거기서 생존자가 왜나와?

 

“저도 그게 알고싶습니다. 나중에 관할 경찰서로 연락해서 수색해야한다고도 전달 하겠습니다.”

 

– 야, 니들 지금 빨리 여기로 넘어와야해! 해야될 일이 한두개가 아니야!

 

“생존자가 있잖습니까. 최대한 빨리 인계하고 넘어가겠습니다.”

 

– 하 씨… 빨리와! 기다려줄 여유 없어!

 

진철은 무전기의 채널을 돌리고는 다시 무전기를 잡았다.

 

“조사팀. 대응팀입니다. 혹시 진 주사님 있어요?”

 

그는 무전기 버튼을 놓고는 잠시 기다렸다.

 

“진 주사님? 계신가요?”

 

– … 이렇게 쓰라구요…? 네, 말씀하세요.

 

성아가 무전을 받아 들었다.

 

“진 주사님, 성서 보건소에 연락좀 부탁드리겠습니다.”

 

– 보건소는 왜요?

 

“생존자 찾았어요.”

 

– 네?

 

진철은 뒷좌석을 힐끔 돌아봤다. 소녀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는 잘게 떨고 있었다.

 

“월곡동 저수지쪽에서 생존자 하나를 찾았습니다. 중학생으로 보입니다. 숲 한가운데서 발견했고, 지금 정신을 잃은 상태입니다.

 

– 아… 아, 빠… 빨리 연락해 놓을게요!

 

뚝. 무전기를 집어던지다 시피 한 성아의 무전이 끝난 후, 진철은 한숨을 쉬었다.

 

“이게 진짜… 무슨 일이냐…”

 

진철은 무전기를 다시 걸어놓고는 뒷좌석을 다시 확인했다. 소녀에게서 열이 나고 있는 것 같았다.

 

“몰라…”

 

인섭은 도로에 집중하고 있어 긴 답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행여나 커브길에서 차가 돌아가지 않도록 핸들을 꽉 잡은 그는 이마에서 식은 땀을 흘리고 있었다.

 

두 사람은 긴장감에 어쩌질 못하고 있었다. 손을 이리저리 쥐었다 폈다, 시선을 여기저기로 옮기기만 하고 있었다.

 

시내로 들어선 차는 차들 사이를 이리저리 비켜가며 성서 보건소를 향해 달리고 있었다.

 

칼치기를 하듯 차선을 끼어드는 인섭의 차를 보고 여러 차들이 경적을 울려댔다.

 

그는 이를 악물고 있었다.

 

차량의 시계를 보니 4시 50분이 다되어 있었다.

 

조금이라도 아쉬움을 남기기 싫었다. 인섭은 더 조급하게 차를 몰아갔다.

 

이미 연락을 받았는지, 보건소의 입구쪽에는 주현과 의사 한명, 그리고 침대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스키드마크가 길게 남겨질 정도로 급하게 차를 세운 인섭은, 차에서 뛰어내리듯 몸을 던졌다.

 

인섭은 주현에게 다가갔다.

 

“연락 받았어요. 생존자 어디있어요?”

 

진철은 뒷좌석의 문을 열고는 조심스레 소녀를 안아들었다.

 

그의 모습을 보고 인섭과 의사는 조심스레 진철과 소녀를 부축했다.

 

소녀의 팔은 잔뜩 야위어 있었다. 한손으로 잡으면 손목을 다 두르고도 남을 정도로 영양 상태가 엉망이었다.

 

“큰일이네요… 영양 실조 상태에… 조치부터 빨리 해야겠어요…”

 

주현은 의사와 함께 팔 혈관을 잡고는 링겔을 꽂아넣었다.

 

바늘이 팔을 뚫고 들어가자, 소녀는 몸을 움찔했다.

 

주현이 그녀의 머리를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괜찮아요… 이제 괜찮아요. 다 괜찮을거야.”

 

링겔의 투여량을 조절한 그녀는 의사의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