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반갑지 않은 이웃(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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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구하면 되지. 그런 대단한 마법사로 키워줘, 스승님아.”

 

“거기까지 가려면 얼마나 오래 걸리는데!”

 

“그럼 그렇게 오랫동안 날 지켜준다는 친절한 말씀?”

 

렘은 공주의 말을 모른척하기로 했다. 몬스터를 공간째 수납한 화룡은 이걸 이대로 불태워버린 뒤 잃어버렸다고 말하는 것이 공주를 납득시킬 만한 이야기일까 잠시 고민했다. 물론 무의미한 일이다.

 

그런 식으로 몇 번 정도 인간의 발이 닿지 않은 던전을 몇 군데 들르고 나니 수집품이 꽤 풍족했다. 공주는 만족했으나 렘은 그럴 수 없었다. 그의 개인적 취미를 위해 모아놓은 뼈 가루 정원사들을 치워야 할 거란 당연한 결론이 용을 괴롭힌 까닭이다. 성에 다른 생물이 살게 된다면 어쩔 수 없이 충돌할 문제였다.

 

렘의 고민도 모르고 흔들리는 마차 바닥에 찰싹 달라붙은 채 숨을 죽이고 있던 공주는 바퀴가 뭔가에 걸려 차체가 덜컹거리자 비명을 질렀다. 좋아서인지 놀라서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뭘 사사건건 놀라고 그래?”

 

“나 이렇게 정돈 안 된 길에서 마차 타보는 거 처음이란! 말이야.”

 

말하던 도중에 차체가 또 한 번 튀어 올라 공주의 유일한 무기가 상처 입을 뻔했다. 잽싸게 혀를 입속으로 집어넣은 공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마차를 타고 대화하는 건 공주에겐 아직 어려운 일이었다. 덕분에 렘 혼자 공주 머리통에 대고 혼잣말을 하는 모양새가 펼쳐졌다.

 

“진심으로 성에다 몬스터들을 풀어놓고 던전을 만들겠단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말이지.”

 

“음, 음.”

 

“그렇게 해서 결과적으로 드로네온에 좋을 게 뭐야? 다시 말하지만 내가 돌봐야 할 후손이란 게 너 혼자는 아니거든. 나중에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지만, 지금 당장에야 그 두 사람의 안위까지 생각해야 한단 말이야.”

 

“음, 음!”

 

“대충 흘려 듣지 마. 던전이 생기면 그 근처로 모험가들이 모여. 그리고 발견되기 전까지는 몬스터들이 먼저 모이고. 드로네온에서 멀지 않은 곳에, 아니 사실은 드로네온 영토인 산에 몬스터들이 우글거리게 되는 거야. 그것 중에 지능 있거나 사회를 갖출 여력 되는 놈이 없을 것 같아?”

 

“으음-”

 

“놈들은 결국 하나의 부족을 구축할 거고, 부근에서 살기 좋은 땅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결국 드로네온 민가로 밀고 내려갈 거야. 그런 것들을 네가 일일이 통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히 교만한 거라고.”

 

“네가 막아주며느악!”

 

공주는 결국 혀를 크게 짓씹었다. 상처가 심하게 날 정도는 아니었으나 심하게 아팠는지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렘은 자기가 하는 말이 공주에게 제대로 들리고 있는지를 의심하며 고개를 저었다.

 

“나중에 돌려보내자고 해도 못 돌려보내. 그 자리에서 다 죽일 순 있지만.”

 

“그렇게 하면 되지.”

 

“뭐?”

 

공주는 혓바닥에 이빨 찍힌 자국이 고스란히 남은 것 때문에 울상을 지으면서도 할 말은 빼먹지 않았다.

 

“다른 놈들도 그렇게 다루면 되잖아.”

 

“상식적으로 용 하나가 산 전체의 생태계를 완전히 잡고 흔들 순 없거든?”

 

“아니, 성 밖에 자리 잡는 놈들은 다 죽여버리면 되잖아. 조금씩 모여들 거라면서. 그럼 죽이기 쉽겠네?”

 

공주는 마차 바닥에서 일어나 렘의 옆에 털썩 주저앉았다. 너무 힘차게 앉아 엉덩이가 다 아플 지경이다. 물론 고의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험지를 지나는 중이라 마차 내부가 이리저리 흔들려 몸을 제대로 가누기 어려운 상황이었으니까. 사실 렘 역시 마법을 쓰지 않고는 엉덩이깨나 배겼을 것이다.

 

“다 죽이라고?”

 

“그럴 수 있다는 것처럼 말했잖아. 설마 못 해?”< … (계속 읽으시려면 로그인해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