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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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세상 살다 보면 이상한 일도 있을 수 있는 법이고

 

그 이상한 일은 좋을 수도 있고 좋지 않을 수도 있는 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간에 일단 살고 보는 게 우선이라는 것이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무려 70%나 되는 곳이 산지로 되어 있다.

 

어느 동네든 간에 산이 보이지 않는 곳은 없다.

 

섬에 있든 육지에 있든 간에 산은 있다.

 

어딜 가든 어디에 있든 간에 산이 보이기 때문인지

 

대한민국 사람들은 산을 오르고 내리는 것을 좋아한다.

 

해마다 수많은 사람이 산을 오르고 산을 즐기며 그것으로 산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어느 사람들은 산만 봐도 여기가 대한민국인지 아닌지를 느낄 지경에 이른 사람도 있다.

 

 

이 산도 그러한 대한민국에 있는 그러한 산이었다.

 

대한민국의 어느 동네에서나 볼 수 있는 동네 뒷산이었다.

 

그리고 그 산을 어느 한 청년이 가방을 메고 오르고 있었다.

 

“하아….하아… 힘들어 죽겠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구시렁구시렁 거리는 게 엄청나게 싫은 모양이었다.

 

표정도 진짜 괴로운지 얼굴이 찌그러진 비닐봉지처럼 되어 있었다.

 

 

하지만! 산을 오른다는 것은 고통의 과정인 것!

 

다 오르고 정상에 오르면 엄청난 쾌감이 몰려오고 그것을 위해서는 고통스러워야 하는 것이었다.

 

아마 이렇게 계속 오르고 또 오르다 보면 언젠가는 그러한 것을 느끼게 될…….

 

 

“아… 왜 자꾸 산을 오르라는 거야. 거지 같은 산. 좆같은 산. 똥 같은 산.”

 

아, 물론 모든 일에는 예외가 있는 법.

 

대한민국 사람이라고 해도 산을 싫어하는 사람이 한 둘쯤은 있는 것이었다.

 

“사람이라면 책을 읽는 게 더 좋은 거 아닌가? 운동 같은 쓸모없는 것은 왜 하라고 하는 걸까?”

 

그는 산을 오르면서 계속 혼잣말로 계속 투덜거리고 있었다.

 

 

 

이렇게 혼잣말을 끝도 없이 하는 것을 보니 아마 친구가 없는 것 같았다.

 

그러다가 그는 자신의 살짝 출렁거리는 뱃살도 만져본다.

 

“……….이정도면 미국 사람보다는 살이 적잖아! 이정도면 보통 사람이라고!”

 

여기서 공개해 보는 그의 키 165. 그의 몸무게 75.

 

비만도 지수는 이미 비만을 넘어 그 이상으로 치닫고 있었다.

 

 

 

“뭐지? 뭐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 같은데?”

 

극 내의 인물인 그가 나레이션을 하는 이의 목소리를 들었을 리는 없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는 헛것을 들은 것이다.

 

“…… 그냥 가자.”

 

그는 귀를 한번 손가락으로 후벼 판 뒤에 터덜터덜 계속해서 산을 올라갔다.

 

 

 

그가 산을 오르며 하는 투덜거림을 들어보자면,

 

아마 집안에 쳐박혀 있으면서 빈둥빈둥 놀다가

 

부모님에게 잔소리를 듣고는 억지로 산 타러 나온 것 같았다.

 

물론 밖으로 나온 뒤에 부모님의 말씀은 듣지 않고

 

딴 곳에서 놀다가 들어간다는 선택지도 있지만

 

그의 주머니 사정은 현재 매우 빈곤하기에

 

결국, 밖으로 나와 산을 오른다는 선택지를 고른 것이었다.

 

그의 투덜거림으로 볼 때,

 

산을 오른 지 단 10분도 안 되어서 그걸 후회하는 것 같지만 말이었다.

 

 

오늘은 좀 좋지 않은 날씨 때문인지

 

약간 시간이 지났음에도 산 중턱에서부터 안개가 끼어 있었다.

 

“앞이 잘 안 보이네……끙….”

 

그는 안개 속에서도 나무와 나무 사이에 보이는 산길을 찾아 걸어갔다.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안개가 점점 짙어지면서 앞을 분간하기가 점점 더 힘들어져 갔다.

 

이렇게 안개가 심해지자 그냥 내려가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했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냥 내려가는 것도 좀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서 계속 올라가 보았다.

 

 

“…………”

 

계속 오르고 또 오르는 사이,

 

그의 눈곱만큼도 안되는 허약한 체력은 다시 바닥이 나버렸고,

 

결국 쉬기 위해서 나무에 기대었다.

 

“아…. 쫌만 쉬자. 진짜 힘드네. 아, 죽겠다.”

 

편하게 쉬면서 이제 한숨 돌릴 때쯤……….

 

 

“……………으어억”

 

갑자기 쉬고 있던 그의 뒷덜미를 누군가가 강하게 잡아당겼다.

 

그 때문에 그는 뒤로 넘어져서 엉덩방아를 찧고야 말았다.

 

“아, 누구야?”

 

그는 자신을 잡아당긴 이가 누구인지 보기 위해서 뒤를 돌아봤지만

 

그곳에는 자욱한 안개와 뭔가 달라 보이는 나무들만 있을 뿐,

 

사람으로 보이는 것도, 동물로 보이는 것도 없었다.

 

 

“에이씨. 어디 가지에 걸렸나?”

 

그는 흙이 묻은 엉덩이를 털고 일어났다.

 

그리고 다시 산을 오르기 위해서 주변을 살피던 중에 안개가 걷혔다는 것을 확인했다.

 

“어? 안개가 벌써 걷…”

 

사라진 안개의 끝에서 보이는 건 정말 크고 높은 그런 산이 보였다.

 

그가 생각건대, 저런 모양의 산은 한국에서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여기 어디?”

 

 

2화

 

-1일차.

 

한국 사람들은 주변에 수많은 산을 보면서 산다.

 

북한산과 같은 위쪽에 머리가 없는 것 같은 그러한 산.

 

설악산과 같은 좀 삐죽거리는 듯한 느낌의 산

 

한라산과 같은 널찍하고 모두를 아우르는 듯한 산.

 

이렇게 다양한 산들이 있지만, 대한민국의 산들은 중국의 삐죽삐죽 나온 듯한 그런 것과는 다른,

 

조금 둥글둥글하고 포근한 그런 느낌의 산이 많다.

 

 

하지만, 그의 앞에 보이는 그 거대한 산은

 

그가 언제나 봐왔던 그런 산과는 느낌이 확연히 다른 산이었다.

 

우뚝 솟은 날카로운 각을 가진 그 산은

 

자신의 위엄을 뽐내는 듯이 자신의 각짐을 자랑하고 있었고,

 

자신의 정상 부근의 삼각 머리에는

 

은색의 모자를 씌운 것 같은 만년설이 빛을 발하고 있었다.

 

위대한 제왕과 같은 풍모를 가진 그 산은

 

주변에 작은 산들을 신하처럼 부리고 있었고

 

그 산의 주변을 떠다니는 구름은

 

그 산이 가진 위대한 기운을 더더욱 돋보이게 해주고 있었다.

 

 

물론, 그 산을 바라보고 있는 어느 한 청년의 눈에 있어서 그런 감상을 할 겨를은 없었다.

 

“어디야, 여긴! 어디냐고!”

 

높이가 높아 봤자 8미터에서 10미터 밖에 안되는

 

소나무와 활엽수들로 가득한 한국의 산과는 달리

 

이곳은 사진에서나 보는 캐나다의 숲과 같이

 

수십 미터의 나무들이 거대한 도시의 건물들처럼 수없이 많이 자라 있었다.

 

물론 그러한 나무들이 가리고 있음에도

 

저 거대하고 커다란 산의 위엄을 가리지는 못했지만 말이었다.

 

 

주변을 살펴보던 청년은 보통 산에서 보일 만한 ‘등산로’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 다닐만한 길을 찾아보기 위해 두리번거렸지만

 

단 한 사람의 발걸음마저도 닿지 않았을 것 같은 자연 그대로의 숲의 땅 위에는

 

길고 긴 세월 동안 쌓인 낙엽들만이 있을 뿐,

 

길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는 그는 계속 두리번거렸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더 혼란해질 뿐이었다.

 

잠시 정신이 혼미해진 청년은 충격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다가

 

폭신한 낙엽이 덮인 땅에 주저앉았다.

 

 

“하……세상에 이건 말도 안 돼.”

 

과학의 세계에서 살고 있던 그가 과학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게 되자 그의 머릿속은 혼란에 빠진 듯했다.

 

그렇게 잠시 멍하니 자신의 앞에 있는 거대한 산과

 

크고 큰 나무들을 바라보다가 결국 다시 일어섰다.

 

 

“여기가 어딘지 알아야 하겠어. 여기가 어딘지만 알게 된다면 어떻게든 탈출할 수 있지 않을까?”

 

아직 희망을 버리지 않은 그는

 

좀 더 주변을 살피기 위해서 숲속을 걷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곳에 있을 때는

 

높은 곳에 올라가서 확인해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하여

 

그의 앞에 보이던 거대한 산은 아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의 높이가 있는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아직 등산로가 닦이지 않은 산은 낙엽 아래에 어떠한 것이 숨겨져 있는지 알 수가 없기에

 

잘못 밟을 경우 아래에 숨어 있던 돌멩이 같은 것에 발목을 다칠 수 있었다.

 

 

 

무작정 산을 오르던 도중 이러한 숨겨진 돌멩이 등에 몇 번이고 넘어질 뻔했지만,

 

다행히도 그는 등산을 나가기 전에

 

그냥 운동화를 신고 나가려다가 어머니에게 또다시 잔소리를 들은 뒤,

 

집에 있던 튼튼한 등산화를 신고 나왔기 때문에,

 

발목을 약간 접질리기는 해도 크게 다치지 않고 산을 오를 수 있었다.

 

 

그는 산을 오르는 동안 무언가의 열매를 들고 가는 듯한 다람쥐 같은 생물을 보기도 하였고,

 

약간 큰 풍뎅이와 같은 것들이 날아다니거나 나무에 붙어 있는 것도 보았다.

 

벌레들이 조금 큰 것을 보고는 여기가 한국보다는 조금 더운 지방일까 하고 그는 생각했다.

 

어느 산이든 그러하듯이 높은 곳으로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나무들의 크기는 점점 줄어들었다.

 

그렇게 산에 오르기를 몇 시간, 오르던 도중 절벽 같은 곳을 만나서 돌아서 가기도 해서 시간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

 

산의 정상에 올랐고, 이제 그 주변이 어떠한지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어디 보자…”

 

그는 먼저 자신이 왔던 그 숲 쪽을 보았다.

 

그곳에는 처음 왔을 때 봤던 거대한 산의 모습이 보였고,

 

그 앞으로 드넓게 펼쳐진 숲의 모습이 보였다.

 

그 숲은 산과 산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며 계속 펼쳐져 있었고 아마 산 너머에도 숲이 있을 것처럼 보였다.

 

 

“여기는 가망 없겠네.”

 

그쪽으로 가는 것을 포기한 그는 그 반대쪽을 보았다.

 

그는 매우 약간의 희망을 바라며 바라보았지만, 그곳에도 보이는 것은 오직 숲뿐.

 

그 전에 보았던 숲보다 더 넓은 숲으로, 그 앞에는 산조차 보이지 않았고 오직 숲만이 보였다.

 

지평선 끝까지 보이는 숲은 마치 초록색 바다처럼 넘실거리는 것 같았다.

 

 

“아, 진짜 제발”

 

희망이고 나발이고 이제는 모두 날아가 버린 그 상황에서 그의 마음속에 남은 것은 절망밖에 없었다.

 

그는 눈에서 조금 눈물이 났지만 그걸 감추려는 듯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감쌌다.

 

“제발, 하느님!”

 

그가 독실한 신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신의 이름을 되뇌었다.

 

앞에 산이고 뭐고 없기에 메아리 없이 목소리는 저 멀리 퍼져나갔을 뿐이고,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만이 그를 덮칠 뿐이었다.

 

 

얼굴을 감싸던 손바닥을 위로 밀어 올리면서 머리카락을 쓸어올렸고 동시에 기지개를 켜는 듯한 소리를 질렀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한번 소리를 내지른 그는 다시 손을 아래로 내리고는 한숨을 쉬었다.

 

“후————우—–”

 

그 뒤, 그는 앞에 보이는 광활하기 짝이 없는 숲을 노려 보았다.

 

 

“어떻게 되었든 간에 살아야 해.”

 

그렇게 말하고는 그는 눈에 조금 힘을 주고 눈꺼풀을 깜박인 뒤, 몸에 힘을 주고는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산에서 내려가는 것은 산에 올라가는 것보다 위험한 것이었다.

 

아무래도 경사를 타고 내려가는 것이기 때문에

 

자신의 몸의 힘과는 다른 힘이 작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렇기에 걸려 넘어지더라도 올라갈 때보다 내려갈 때 다칠 가능성이 더 높았다.

 

 

그걸 알고 있는 그는 이전보다는 더 조심스럽게 발을 디디면서 산에서 내려갔다.

 

“만년설이 있는 큰 산. 그리고 엄청나게 넓은 숲. 여기는 도대체 어디지?”

 

그는 내려오면서도 이곳이 세계의 어느 곳에 있는 곳인지를 생각했다.

 

“산… 산… 킬로만자로인가? 거기는 앞에 평야밖에 없지. 유럽일 가능성은 당연히 없고… 히말라야? 말도 안 되고.”

 

산 중턱쯤 내려온 그는 자신의 집에 있던 책 중에 하나에 있던 사진을 떠올렸다.

 

 

 

“그래. 맞다. 거대한 숲과 뾰족한 산. 여기는 미국이나 캐나다의 산일 거야.”

 

그 사진에 그려져 있던 커다란 산과 넓디넓은 숲을 생각하며 그는 그렇게 단정했다.

 

“음… 그렇다면.. 저기쯤에는 미국너구리 같은 게 돌아다닐지도 모르지.”

 

그러면서 그는 저 너머에 있는 풀숲을 바라보았다.

 

마침 그가 바라보는 것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 풀숲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어? 진짜 있는 건가?”

 

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그 풀숲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풀숲에서 나오는 것은 흰색빛깔의 털 뭉치였다.

 

“흰색? 토끼인가?”

 

그 털 뭉치는 통통 튀어 다니면서 다른 곳으로 나갔다.

 

 

하나의 털 뭉치가 나오자 다른 털 뭉치들도 튀어 나와서 그곳으로 따라 나갔다.

 

“토끼가 많네.”

 

막연히 토끼라고 생각한 그는 그 털 뭉치들을 지켜보았다.

 

“……잠깐…”

 

그 털 뭉치들은 통통 튀어 나가면서 앞모습도 보여주고 옆모습도 보여주고 뒷모습도 보여주었다.

 

“……..얼굴이 없어?”

 

그 털 뭉치들은 얼굴도 없고 그냥 구형인 그 모습으로 통통 튀어 다니면서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뭐야. 저런 동물이 있다고?”

 

마치 얼굴 없는 달걀귀신을 본 듯이 얼굴이 파랗게 질린 그는

 

뒷걸음질을 치다가 전보다는 빠른 걸음으로 산에서 내려가기 시작했다.

 

“저게 뭐야, 저런 게 어떻게 있는 거야? 방사능으로 멸망한 세상인가? 아니면 누가 이상한 생물을 만드는 연구소?”

 

그는 온갖 상상에 머리가 뒤집히고 있었지만

 

그의 본능은 충실히 그 생물로부터 그의 몸을 달아나게 하고 있었다.

 

 

 

 

3화

 

1일차 – 2

 

그는 이제까지 살면서 내 본 적이 없는 정말 빠른 속도를 내며

 

온 다리의 힘을 다해 산에서 내려왔다.

 

몇 번이고 넘어질 뻔했지만 위기 때 발동하는

 

순간적인 반사신경으로 발을 내디뎠고 그래서 넘어지지는 않았다.

 

“으히이이이익! 하악…하악..”

 

몇백 미터는 뛰어서 내려왔을까.

 

숨을 고르면서 뒤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여기까지는 안 왔겠지? 없겠지? 진짜 아까 그건 뭐야!”

 

아직도 그 얼굴 없는 털 뭉치 괴물이 그의 머릿속을 헤집고 있었다.

 

그 괴물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기 위해서

 

자신이 읽었던 모든 동물 관련 책들의 내용을 머릿속으로 회상해 보지만

 

그런 동물의 존재는 어느 책에도 기록이 된 적이 없었다.

 

 

“여기는 꿈인가? 그래, 뭔가 이상했어. 갑자기 뒤로 넘어진다고 해서 이런 이상한 곳에 올 리도 없지! 꿈이라고 꿈!”

 

그는 당황스러운 현실을 보며 그 현실을 부정하려 했지만….

 

그런 그에게 뭔가 작은 돌멩이 같은 게 날아와 그의 이마에 딱하고 부딪혔다.

 

 

“아이고! 뭐야!”

 

그 돌멩이가 날아온 곳을 그가 쳐다보자,

 

그곳에는 다람쥐같이 생긴 동물 한 마리가 그를 보고 있는 게 보였다.

 

다람쥐는 뭔가 자기 영역을 침범한 것에 대해서 화가 났는지

 

손을 번쩍 들고 팔을 마구 흔들었다.

 

그리고는 나뭇가지 위에서 펄쩍펄쩍 뛰다가 다른 가지로 훌쩍 뛰어서 넘어갔다.

 

 

그 광경을 본 그는 할 말을 잃었는데…

 

“……………….”

 

그 다람쥐는 자기 몸의 몇십 몇백 배나 되는 거리를 펄쩍펄쩍 뛰어다녔다.

 

다람쥐에게 날개가 달린 것도 아니고 활강 막

 

(주 :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 공중에서 떠 있기 위한 막. 낙하산이랑 비슷한 게 다리와 다리 사이에 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이 달린 것도 아닌데,

 

순수하게 다리 힘만으로 펄쩍펄쩍 뛰어 다니고 있는 것이었다.

 

 

“아픈 걸 보면 꿈은 아닌데…. 저걸 보면 꿈이고…. 꿈은 아닌…”

 

그렇게 다람쥐가 사라진 자리를 멍때리고 보던 그는

 

뱃속이 텅 비어 있을 때 나는 꼬르륵 신호음을 들었다.

 

 

“아.. 배고프네.”

 

그는 자신이 메고 있던 가방을 열어 보았다.

 

그곳에는 산에 올라갈 때 먹으라고 어머니가 싸준 과일들이

 

보통 글라스락이라고 불리는 그 반찬 통에 들어 있었다.

 

 

“엄마……”

 

반찬 통을 보니 이제 당장은 만날 수 없는 현실이 보이기 시작했다.

 

맨날 잔소리하지만 그래도 어떤 때는 그 누구보다 신경을 써 주던 어머니,

 

무뚝뚝하고 뭔가 가오 잡는 것을 좋아했지만

 

내가 뭔가를 해냈을 때 가장 기뻐했던 아버지.

 

뭐를 하든 장난을 쳐도 잘 받아주던 동생.

 

얼마 없는 친구들이었지만 나를 가장 이해해 주던 이들.

 

과연 이 사람들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는 슬픔이 그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

 

그는 자신의 가장 가까운 나무에 기대어 앉았다.

 

그리고 그 반찬 통을 열어서 과일들을 먹기 시작했다.

 

그 과일들을 하나하나 먹을 때마다 그들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물론 언제나 즐거웠던 것은 아니고 괴로운 일도 많았지만.

 

과일의 신맛과 단맛이 짠맛이 되어갔다.

 

그는 나무에 기대어 앉은 채로 그렇게 어딘가의 짠맛을 느끼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4,5화

 

1일차 – 3

 

숲의 밤은 매우 추운 밤이다.

 

덕분에 여름에 숲에서 잠을 자는 이들은 시원한 느낌으로 잠을 잘 수 있지만

 

계절이 봄이나 가을, 특히나 겨울에 숲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울다 지쳐 잠든 그 또한 마찬가지였다.

 

 

몸이 추워진 그는 손을 비벼 열을 내며 차가워진 손을 데워 보았다.

 

밤에 숲의 바닥을 스멀스멀 기어 다니는 냉기는 그의 몸을 차갑게 만들었고

 

그 덕분에 그의 몸은 매우 찌뿌둥한 상태였다.

 

몸을 녹이기 위해서 불을 찾아야겠다고 그는 생각했고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가방 속을 뒤적뒤적 거렸다.

 

 

하지만 그곳에는 그가 산을 올라가면서 마시려고 두었던 500밀리 페트병 2개와

 

어제 과일을 먹고 남은 글라스락 용기 하나,

 

그리고 그것들을 담고 있었던 비닐봉지가 2개, 땀을 닦을 수건 두 장,

 

원래 평상시에도 쓰던 가방이라서 들어있던 작은 수첩 2개와 필기용 볼펜 2자루, 연필 한 자루,

 

그리고 연필을 깎을 때라던가 다용도로 쓰려고 했던 작은 커터칼 하나가 전부였다.

 

 

 

담배를 안 피우다 보니 가방 안에는 불을 피울만한 라이터조차 없었다.

 

잠시 몸에 해로운 활동도 어떤 때는 쓸모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그는 가방을 두고는 생각에 잠겼다.

 

결국 불을 피우려면 원시적인 방법을 써야 한다고 생각한 그는 과거에 봤던 책을 떠올렸다.

 

그러면서 주변에 널려있는 나뭇가지들을 보았다.

 

그중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찾았고 그 나뭇가지를 가지고 있던 커터칼로 깎아서 반으로 나누었다.

 

그 뒤에 다른 나뭇가지를 가져온 뒤 뭉툭한 부분을 닿게 하고는 손으로 비벼 나뭇가지를 회전시켰다.

 

파리가 손을 비비듯이 마구잡이로 비벼댔지만, 연기조차도 나오지 않았다.

 

 

제발 되라고 되라고 나뭇가지를 바라보았지만 바라던 불은 나오지 않았고

 

10분 정도쯤 되었을까. 그는 계속 비비다가 아무 반응도 없자 왜 안 되는 건가 싶어서

 

나뭇가지를 떼고는 비비던 자리를 손가락으로 만져 보았다.

 

“으잇 뜨거!”

 

계속 비비던 자리는 꽤 뜨거워져 있었다.

 

 

“이렇게 뜨거워져도 불이 안 붙네.”

 

그래도 계속 노력을 하다 보면 온도가 올라간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뭔가 되어 가는 듯한 것이 느껴지자,

 

다시 나뭇가지를 대고는 손으로 비벼댔다.

 

꽤 오랫동안 비빈 덕분에 그의 체력은 바닥이었고 팔도 떨려가기 시작했다.

 

 

한 30분쯤 되었을까..

 

“연기! 연기가 난다!”

 

비벼지는 부분 사이에서 조그마한 주황빛의 점 같은 불똥이 생기면서

 

나뭇가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걸 보자 마치 불 발견한 원시인과 같은 반응으로 신나서 웃었다.

 

하지만 그가 좋아서 신이 나는 동안 연기는 사라져 버렸다.

 

 

“아…. 이런.”

 

피어오르던 연기가 사라져 버린 자리를 보며 그에게는 허무감만이 남았다.

 

“아오, 제길. 뭘 해야 하는 거지?”

 

다시 그가 이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을 생각해 보았다.

 

책 내용 중에 있던 것에서 불씨가 필요하다는 것을 떠올렸다.

 

주변에 땅에 널려있는 낙엽 중에서 잘 마른 것들을 주워 모았다.

 

그 낙엽들을 바스러뜨린 뒤에 적당히 부서진 것들을 쌓아 두고는 다시 불을 피웠다.

 

 

“이번에는 제발!”

 

그래도 연기가 피어오른다는 것을 본 그는 이전보다는 좀 더 희망에 차서 나뭇가지를 비벼댔고

 

이전보다는 비비는 솜씨가 약간은 숙련이 되었는지 이번에는 25분쯤 비비자 연기가 피어올랐다.

 

“조심스럽게! 조심스럽게!”

 

그는 바스러진 낙엽들을 조금 놓고는 불이 더 잘 붙도록 조심스럽게 숨을 불어 넣었다.

 

숨을 불어 넣을 때마다 나뭇가지에는 조금씩 붉은 빛이 커져갔고

 

그 불빛은 낙엽으로 옮겨붙었다.

 

 

“됐어! 해냈다!”

 

드디어 뭔가를 해낸 성과가 나타나자 좋아서 일어났다.

 

그런데 일어나자마자 나뭇가지는

 

그 충격(?)으로 뒹굴었고 불은 또 꺼져 버렸다.

 

“아………”

 

허무하게 또다시 성과를 날려 버린 그에게서 나오는 건 탄식뿐이었다.

 

 

그렇게 또다시 실패한 그가

 

결국 화톳불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은 1시간도 넘게 지난 뒤였다.

 

불을 붙이고 화톳불을 만든 그는 불 가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열심히 불을 붙인 뒤에 그의 손은

 

까칠까칠한 나뭇가지들을 오랫동안 만졌기 때문에 이곳저곳이 까져 있었다.

 

 

집에만 있었다면 생기지 않았을 그런 흔적들.

 

그는 손바닥 위에 조금 까진 부분을 입으로 후후 불면서 아픔을 달랬다.

 

그렇게나 오랫동안 힘들여서 만든 불이 꺼지지 않게 하려고

 

주변에 있는 마른 나뭇가지를 더 모았다.

 

나뭇가지를 모으는 도중에 주변을 보니

 

숲의 나무와 나무 사이에는 또 다른 작은 식물들이 많이 자라 있는 게 보였다.

 

 

그러한 것 중에서 먹을 수 있는 것이 있을지 몰라 살펴보았다.

 

처음에 보았던 토끼 크기 모양의 이상한 얼굴 없는 짐승도 그랬지만,

 

이곳에 보이는 여러 작은 식물 중에서도 뭔가 이상해 보이는 식물도 있었다.

 

뭔가 붉은색의 열매 같은 것이 알알이 맺혀져 있지만

 

잎사귀는 보이지 않는 그런 것도 있었고

 

어느 것에도 지탱되어 있지 않은 것 같지만

 

허공을 감싸며 뱅글뱅글 돌면서 올라와 있는 덩굴도 보였다.

 

마치 숨을 쉬듯이 부풀어 올랐다가 줄어드는 주머니를 가진 식물도 있었다.

 

 

“도대체 여기는 어디인 걸까. 뭔가 알던 것들이랑은 너무 다른 게 많은데..”

 

그는 붉은색의 열매가 달린 식물을 보았다.

 

그냥 보이는 모양으로는 정말 맛있어 보이는 식물이었다.

 

그 열매를 보면서 한번 가져가 볼까 하고 손을 들었다가 다시 멈췄다.

 

뭐든 간에 한번은 의심해 봐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아무래도 처음 보는 것들이 많기에 함부로 뭔가를 할 수는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는 마른 나뭇가지들을 모아서 화톳불 옆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쌓아 두고,

 

불이 꺼지지 않도록 나뭇가지 몇 개를 화톳불에 던져 넣었다.

 

타닥타닥 타오르는 나뭇가지들을 보면서

 

그는 이후에 필요한 것들을 생각해 보았다.

 

생각하던 그는 옆에 놓인 가방의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페트병을 보았다.

 

 

“그래, 물이 있어야겠네.”

 

그는 가방에서 페트병을 꺼내고,

 

물을 찾기 위해서 화톳불 가에서 다시 숲속으로 들어갔다.

 

숲속에 들어오니 나무와 나무들이 반복되는 그곳에서

 

조금만 헤매다가는 길을 잃기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걸 보며 그는 이후에 펜과 종이를 가지고 다니며 지도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길을 표시할 만한 게 없는 상황이라

 

그는 자라 있는 기다란 풀들을 신발로 눕히고, 길을 넓히면서,

 

자신이 지나온 곳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하였다.

 

뭔가 물을 찾을 수 있는 어떤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았기에

 

물이 있는 곳을 알 수 있는 건

 

물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하고는

 

천천히 걸으면서 주변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집중했다.

 

 

숲속에서 흔히 들리는 잔가지들이 스치는 소리,

 

알지 못하는 새들이 우는 그러한 소리,

 

그리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어떤 동물의 소리가 메아리가 되어 오는 게 들렸다.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면서 더더욱 집중해 나갔다.

 

그러다가 무언가가 흘러가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물소리 같은 소리가 들리자 그는 조금 더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

 

조금 걷고 나니 그곳에는 졸졸 흐르는 시냇물이 있었다.

 

흐르는 물의 양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가 쓰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손목까지 담기는 깊이의 시냇물에 손을 담그고는 물을 떠서 마셔 보았다.

 

 

“으— 시원하다!”

 

찬 기운의 물은 그의 목을 타고 넘어와 몸을 상쾌하게 만들어 주었다.

 

“후우 꿀꺽”

 

이틀간 그렇게 많은 물을 마시지 못했던 그는

 

시냇물을 마치 달콤한 음료수처럼 생각하며 마구마구 마셨고,

 

그 뒤에 물을 2개의 페트병에 담았다.

 

 

물이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그는 물이 꽉 찬 페트병을 들고는 그의 화톳불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물을 확보한 것에 싱글벙글하였지만,

 

이곳의 물은 문명이 제공하는 깨끗한 수돗물이 아니었다.

 

다음날, 먹은 것도 없는 뱃속이 구륵구륵하게 된 그는 아침을 설사와 함께해야 했다.

 

 

6화

 

3일차

 

그의 아침은 엄청난 고통과 함께 시작되었다.

 

뱃속의 꾸물꾸물 움직이는 무언가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동감 있게 배 속을 쑤셔댔고

 

그가 어디로 움직이든 간에 움직이는 방향 그대로 따라

 

‘한 박자 느리게’ 움직이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었다.

 

 

갑자기 느껴진 그 느낌에 얼굴을 찌푸리며

 

이를 악물고 모든 신경을 항문의 끝으로 집중하여

 

그 이물감 느껴지는 무지막지한 액체가

 

세상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막고 있었다.

 

그가 그 물질이 나오는 것을 막을수록

 

그 물질들은 어딘가의 이공간에서 계속 나오는지

 

항문의 끝에 계속 쌓여 가면서 그의 항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마치 각기 춤을 추는 듯이 그 물질과의 사투에서

 

아주 약간의 여유 시간이 있을 때마다

 

손가락 하나부터 시작하여 팔로 몸을 들어 올리고 다리를 하나씩 움직여

 

드디어 일어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뒤에도 문제는 계속되었다.

 

한 발 한 발 그 물질을 내보낼 곳을 향해 발을 내디딜 때마다

 

물질과 중력의 합동 공격을 그대로 느껴야 했다.

 

 

“윽뿍뽑봑끅뗅!”

 

이를 악물고 고통의 앓는 소리를 내면서

 

거의 발을 끄는 듯한 모습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그의 모습은

 

마치 사람의 고기를 원해서 미쳐가고 있는

 

어느 좀비의 모습과 다를 바 없었다.

 

 

드디어 근처에 있는 풀숲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자마자

 

그가 군대에서 있을 당시 비상사태가 걸렸을 때

 

옷을 갈아입었던 속도보다 빠른 속도로 바지를 벗고는

 

팬티를 내리고 그 물질을 빼낼 수 있는 자세로 앉았다.

 

 

그 물질은 그가 그러한 자세를 취했음에도 바로 나오지는 않았다.

 

마치 화산이 터지기 직전에 쿠구구구하고 소리를 내며 기를 모으듯이

 

항문 입구에서 그 물질로 인한 엄청난 압력이 응축되기 시작하면서

 

항문을 조이는 근육을 경련하게 했고,

 

그 압력이 개방되는 순간 그 물질은 엄청난 압력과 함께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그 물질은 소방서에서나 쓰인다는 소방 호스의 물대포와 같은 정도로 쏟아져 내렸고,

 

점점 텅텅 비어가는 뱃속을 느끼며 그는 무언가의 속박에서 풀려나는 듯한 해방감을 느꼈다.

 

“푸오오오오오오오오…”

 

이제까지 참고 있던 숨을 뱉어낸 그는 주변에 있던 잎사귀로 항문을 닦아 내고는 그 물질이 쏟아진 자리를 흙을 모아 묻어 버렸다.

 

“으………..아침부터 설사라니… 먹은 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는 첫날 가방에 있던 마지막 식량을 먹어 버리고 난 뒤에 어떤 것도 먹은 게 없었다.

 

그러던 중, 어제 그가 떠왔던 물이 시야에 들어왔다.

 

찰랑거리면서 반짝이는 물은 고통에서 겨우 해방된 그를 약을 올리는 것 같았다.

 

아무래도 끓이지 않은 물을 그대로 벌컥벌컥 마신 덕분에

 

그 안에 있던 세균들이 뱃속에 들어가서 탈이 나 버린 것이었다.

 

 

이런 걸 더 겪고 싶지 않은 그는 물을 끓여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물을 끓여 먹기 위한 것들을 찾기 위해서 가방 속을 뒤적거렸다.

 

처음에는 종이로 물을 끓여 먹는다는 것을 생각해 보았지만

 

수첩의 종이는 너무 작았고,

 

게다가 물을 부어 놓으면 금방 눅눅해져서 쓰기 힘들었다.

 

또한 수첩의 종이는 한정적이라는 것도 문제였다.

 

 

그다음에 생각해 본 것은 페트병이었지만

 

페트병은 불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불에 닿자마자 구멍이 뚫려 버릴 것이었다.

 

온도에 약한 페트병을 물 끓이는데 쓰는 것은 무리였다.

 

 

“하….”

 

지금 가지고 있는 물건으로는 물을 끓일 수 있는 도구는 없었다.

 

그렇다고 저 시냇물을 계속 마시다가는 설사 때문에 탈수로 죽을 것이고

 

물을 마시지 않는다면 그것도 목말라서 죽을 것이었다.

 

그렇기에 다른 물을 끓일 수 있는 게 있나 찾아보려고 주변을 살펴보았다.

 

주변에 있는 돌멩이들은 당연히 무리고,

 

나무 또한 불에 타버릴 수 있으니 당연히 기각이었다.

 

 

 

나뭇잎 중에서 쓸만한 게 있지 않을까 하고

 

어느 TV에서 큰 잎사귀로 물을 끓이던 것을 떠올렸지만,

 

이 숲에서는 그렇게 엄청 큰 잎사귀를 가진 것은 보이지 않았다.

 

 

“아.. 어떻게 하지..”

 

그는 땅에 주저앉아서 멍하니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손에 찬 흙바닥이 느껴졌다.

 

 

“……..흙?”

 

그는 그러다가 옛날 옛적에 배웠던 석기시대 토기들이 생각났다.

 

“그래 이거로 해보자.”

 

 

그는 곧장 일어서서는 이전에 확인해 놓은 물이 흐르던 시냇가로 갔다.

 

그리고는 약간 넓적한 돌을 집었고, 시냇가 근처의 땅을 파 보았다.

 

땅 아래에는 약간 질척질척한 흙이 있었다.

 

 

그는 그 흙을 퍼다가 옮기기 시작했다.

 

손으로 옮기다가 양이 적은 것 같아,

 

수건 한 장을 가지고 와서는 그 위에 흙을 담아 옮겼다.

 

어느 정도 흙이 옮겨지자 흙을 주물러 반죽을 만들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주물럭거리자 수분이 적절하게 빠져서 어느 정도 찰흙과 같은 상태가 되었다.

 

 

이제 모양을 만들기 쉽게 된 흙을 이용해서 약간 널찍한 그릇 모양을 만들었다.

 

양옆에는 나뭇가지를 꽂아 넣을 수 있는 구멍도 4개 정도 만들었다.

 

그 뒤에 그릇을 뒤집고는 그 주변에 나뭇가지와 바스러진 나뭇잎들을 쌓아 놓았다.

 

그리고 그곳에 불을 붙였다.

 

 

좀 기다리고 있으려니 뭔가 펑펑 소리가 나면서

 

그릇을 굽는 곳이 폭발해 버렸다.

 

불탄 나뭇가지들이 튀어 오르는 꼴이

 

땅속에 박힌 지뢰가 터진 것 같은 모습이었다.

 

놀란 그는 물을 부어서 불을 끄고는 상태를 확인해 보았다.

 

 

그가 만든 토기는 구멍이 뚫리거나 부서져 있었다.

 

왜 이렇게 되었나 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토기를 만지다 보니 아까 불을 끌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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