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어서 와요. 김영희씨. 이미 예상했겠지만, 당신은 조금 전에 죽었답니다. 육체적으로요.
네. 놀라지 않았지요? 다행이네요. 적어도 당신은 당신이 죽을 거라고 죽기 직전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정확히는 그러면 죽는다는 걸 알면서도 행할 수밖에 없었죠. 다른 선택지가 없어서요.
가끔 그걸 자각 못 한 사람들이 엄청나게 호들갑을 떨어요. 좀 부담스러울 정도로요. 혹은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꼼짝도 하지 않죠.
저는 그런 사람들을 애써 달래주고, 그 방법조차 안 통하면 질질 끌고 가야 해요. (제 외형이 조그마한 할머니라고 해도 힘은 천하장사랍니다.)
근데 그 방법은 그렇게 유쾌한 방법이 아니거든요. 저는 깔끔한 걸 선호해요. 당신이 최소한 ‘죽었다’는 자각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