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작가

2020년 9월 편집장의 시선

“그녀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나’는 나이 열다섯에 자주 들르던 만화방에서, 왼쪽뺨이 일그러진 한 아이를 우연히 보게 된다. 과거 기억도 있고 해서 스리슬쩍 거리를 두려던 나에게, 아이는 이런 쪽지 하나를 건넨다. ‘밤에 2층에 숨어 있으면 재밌는 것을 볼 수 있다’ 어이없는 내용이었지만, 왠지 호기심을 끌게 만드는 그 쪽지는 결국 내 발걸음을 그곳으로 향하게 만든다.

「상처」는 146매에 이르는 적지 않은 분량으로, 화자의 독백 형식으로 기록된 작품이다. 과거의 기억을 하나하나 되짚으며, 사건의 과정을 밟아가는 전개는 흡인력을 갖고 있다. 갑자기 드러나는 사건의 전말은 흥미롭지만 또 한편으로는 충분치 않은 복선에 대한 아쉬움도 함께 갖게 한다.

*편집장의 시선은 지난 한 달 동안 올라온 작품 중 나름의 개성을 가진 작품을 편집장이 골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작품별 추천작 카운트로 올라가진 않지만 월말 베스트 작품 후보와 분기별 출판 계약작 대상 후보에 포함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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