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 예순셋에 죽었는데 굶는 애가 여덟입니다
부엌에서 바닥을 훔치려 허리를 숙였다.
폈더니 손이 내 손이 아니었다.
굶어서 뼈가 드러난 여자아이.
낯선 집, 낯선 세계, 벽에 쌓인 궤짝 스물넷.
애들이 나를 보고 말했다.
“뭐야, 신입인가?”
아무도 나를 모른다.
내가 왜 여기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이 집은 사람이 아홉인데 그릇은 여덟만 쓴다.
아이들은 밤에 나가서 무언가를 들고 온다.
아무도 그것을 묻지 않는다.
나는 묻지 않는 대신 셌다.
몫이 몇인지, 누가 덜 먹는지, 이 집이 며칠을 버티는지.
몸은 안 된다. 뛰면 세 걸음 만에 숨이 찬다.
그런데 눈은 그대로다.
누가 어느 발부터 내딛는지,
그릇을 누가 훑고 누가 남기는지,
거짓말하는 입이 어디서 멎는지 – 그건 보인다.
세상을 구하는 건 다른 애들이 할 일이다.
나는 이 집 애들 밥이나 잘 먹이면 된다.
그 밥상을 엎으려는 놈만 아니면.
작품 분류
판타지, 일반작품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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