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폐기 예정이던 이름이, 그녀에게 처음으로 대답했다.
윤서하는 잊힌 신들의 이름을 폐기하는 말단 처리자다. 확인하고, 분류하고, 폐기하면 끝나는 일. 그런데 마지막 원표 하나가 종이 안쪽에서 그녀를 두드린다.
“있어?”
묻지 말았어야 할 말이 입에서 나간 순간, 폐기는 보류가 된다.
오래된 신들은 제사를 먹고 살았고, 잊힌 신들은 이름을 잃은 채 폐기된다. 이름을 먹는 왕과 이름을 지우는 관리청 사이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
듣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