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소개
“대체 누가 누구를 위해 희생했단 말인가.”
31살 중증 발달장애 청년 현수. 30년 세월을 거리에서 싸우며 얻어낸 아들의 ‘독립’이었지만, 현실은 참담했다. 매일 새벽 공원 잔디밭에서 발견되는 아들과 무너져가는 나의 일상. 급기야 잠든 아들의 얼굴 위로 베개를 들어 올리던 순간, 나는 도망치듯 점집을 찾았다.
그곳에서 무당이 뱉어낸 공수는 나의 지난 삶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았다. “높고 귀한 존재가 자네를 살리러 왔는데, 장애가 있다고 자네보다 못한 존재라 생각했나?”
내가 아들을 돌본 것이 아니라, 아들이 나를 구원하기 위해 온 것이라면? 관점을 바꾸자 세상이 물구나무를 선 듯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사회가 정해준 ‘자립’의 궤도를 이탈해, 진정한 ‘동행’을 선택한 모자의 이야기다. 전세금을 뺀 돈으로 마련한 낡은 캠핑카 한 대. 세상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진 줄 알았던 한 여자가 비로소 가벼운 날개를 달고 봄날 속으로 뛰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