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도록 빛나서

세레나 로즈 플레처. 그 이름을 모르는 자가 있을까.

사교계의 놀림거리, 정계의 고아, 미치광이 후계자… 각종 수식어가 그녀의 뒤를 따라붙는다.
왕국의 개국공신, 전례없는 유능한 책사, 고결한 충신. 그리고, 패망해가는 거지 백작 가문. 세레나는 그런 플레처의 어린 후계자였다. 십 년 전 부모를 잃고, 냉담한 조부의 곁에서 자라난.

왕국은 격변의 시대에 놓여 있다. 매일같이 폭동이 일어나고, 한 때 사랑받던 왕은 이제 모두의 원망을 받는다. 썩을 대로 썩어버린 왕국의 귀족들, 눈과 귀를 닫아버린 왕. 그 가운데 어린 학생들의 추억이 꽃피고, 젊은 남녀는 사랑을 나누며, 모든 부모는 저마다의 세상을 지켜낸다. 죽음과 맞닿아, 끊이지 않음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삶. 핏빛 햇발 아래 사랑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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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멸시 끝에서 가장 괴로운 삶을 자처한 세레나, 그녀를 사랑한 어느 떠돌이 음악가의 이야기. 그리고, 영광의 시대로 기록된 격변하는 세기의 숨겨진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