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와는 같은 게임을 즐기는 사이였다. 3D 그래픽으로 펼쳐진 그 우주에서 하루는 30분이었다. 나는 달이 수면 위로 열 번이 넘게 떠오르는 동안, 그 가짜 세상의 물가에서 C와 나란히 앉은 채로 덤덤히 말했다. 나는 이렇게 살아온 사람이다. 이런 걸 경험했다. 길지도 짧지도 않은 삶을 살았다. 내 작은 눈이 담아온 세상의 풍경을 말했을 때 C는 울었다고 한다.
그때 나는 겪어보지 못한 모호한 감정에 빠져 한참을 허우적댔다. 시나 수필, 산문이나 소설이 아니었다. 음악과 노래도 아니었다. 그림도 영상도 아니었다. 나는 말로 사람을 울려버렸다.
이후에도 C는 나의 이야기에 몇 번을 울었다. 그럴 때면 나는 전전긍긍하며 부산스러웠다. 그때 느낀 감정이 무엇이었는지 도저히 모르겠다. 그때까지만 해도 글을 쓸 생각이 전혀 없었다. 작가라는 건 유년기의 누구나 호기롭게 선언할 법한, 별처럼 멀고 형체마저 흐릿한 무언가였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하는 건 영원히 불가능하리라 단정짓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주제에, 나는 C가 나를 이해했다고 확신했다. 이 모순된 인간을 어디까지 알아야 깊게 이해했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 대중 없는 질문으로 시작한 첫 소설이었다. 주인공 ‘첼리나 브레나’의 모티브는 내 눈에 비친 C의 단면이기도 했다.
결국 이건 지독하게 개인적인 이야기를 우주로 확장한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