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도롱뇽문학상] 2009년, 시골에서
19년 7월, 읽음: 29
, 할아버지께서 내게 말하려고 했던 것은 경고였다는 것을 깨닫고 그저 후회 밖에 할 수 없었다.
어둠 속에 몸을 감추고 있던 괴물은 이제 어둠 그 자체가 된 것 처럼 느껴졌고 괴물의 혀가 낼름거리며 시골 밤하늘의 유일한 빛인 달과 별을 집어 삼키려는 것 같았다.
나는 똑바로 보는 것도 돌아 도망치는 것도 하지 못하고 애꿎은 땅바닥만 벌벌 떨며 쳐다보고 있었다.
그 때 내 뒤쪽에서 밝은 빛이 느껴졌다. 괴물의 시선이 그 빛을 향해 옮겨 가는 것도 느껴졌다.
뒷편에선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평소와 다른 굳세고 분명한 발음으로 말하셨다.
“더러운 영이여, 네게 명하노니…”
괴물은 찢어지는 소리를 내며 할아버지 쪽으로 달려들었다.
그 짧은 순간이 아주 길게 느껴지며 모든 것을 볼 수 있었다.
할아버지는 괴물을 향해 오른손과 그 위에 있는 무언가를 뻗으며 이어서 말했다.
“…사라져라.”
그 손에는 꼬리가 잘린 채로 혀를 낼름거리며 빛을 내는 황금 도롱뇽이 있었고, 괴물은 어디에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