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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탈모 치료법]의 작가의 말에 더해서 쓰는 글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렝고, 3월 19일, 읽음121

*작품을 아직 안 읽으신 분들께서는 해당 작품과 작품의 작가의 말을 먼저 읽어주시는 편이 이 글의 이해에 도움이 될 것입니다. 혹시나 모를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서라도, 129매 분량의 단편을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글 분류는 내글홍보로 정했습니다. 아무튼 제 글에 대한 링크가 들어가고, 제 글에 대한 부가적인 설명을 하는 글이니까요. 주 내용은 산울림과 김창완 작가님에게로 집중될 예정이긴 하지만요.

사실 글을 쓰기 전 처음 생각해낸 아이디어에는 산울림의 “내 마음”을 삽입할 생각도 없었습니다. 왜냐면 아주 단편적인 생각의 파편만 존재했고 거기에 살을 붙여 만들어낸 이야기였기 때문이죠. 처음 아이디어는 “탈모라는 것은 모근이 죽는 것을 의미하고 죽은 것을 살리는 의술은 아직 이 세상엔 존재하지 않는다”는 트윗을 보고, “그렇다면 부두술사를 찾아가면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에서 출발했습니다. 부두술사를 찾아간 탈모인! 얼마나 뜬금없고 기상천외한 조합일까요! 하지만 결국 실재하는 종교의 이름을 갖다 쓰는 것은 해당 종교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을까, 하고 설정에 변경이 있었습니다. 예수요? 냉담자인 저로서는 알 바 아니네요.

캐릭터를 구상하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결과적으로는 마음에 들게 캐릭터 빌딩이 되어서 다행입니다. 물론 쓰는 동안에는 제가 왜 이런 캐릭터의 이야기를 쓰려고 이런 문장을 써야 하나 하며 골백 번 넘게 후회한 것 같긴 합니다만… 뭐 그래도 결과물은 만족스러우니 다행이었습니다.

글에 인용되는 가사는, 작품의 작가의 말 본체에 달아뒀듯이, 산울림의 “내 마음”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아주 많이 인용되죠. 황무지라는 이미지가 탈모와 비슷하단 생각이 스쳐 그대로 집어넣게 되었습니다. 혹여나 저작권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오마주라는 느낌이니까 예쁘게 봐주시고 가볍게 넘어가주시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꾸벅.)

산울림을 알게 된 계기는 사실 대단치 않습니다. 아버지(저는 여전히 아빠라고 부릅니다만)가 팬이셔서 그렇습니다. 저는 그래서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를 수십 번은 더 들은 것 같네요. 다행히 저도 취향을 물려받았는지 제 취향과도 잘 맞아서 저도 금세 산울림의 음악 세계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나중에는 제가 즐겨부르고 할아버지께서 자주 불러주시던 “산 할아버지”라는 동요가 산울림의 보컬 김창완 작가님에게서 쓰인 노래라는 걸 알고는 놀라 뒤집어지는 줄 알았습니다.(김창완 작가님은 현재도 ‘김창완밴드’의 라이브를 하실 때면 가끔 산할아버지를 부르신다고 하고, 관객의 반응도 상당하다고 하네요.)

 

그런데 여러분은 궁금해하실 겁니다. 김창완이라는 사람은 가수이고, 요즘 세대에는 배우로 차라리 더 알려져 있을 터인데, 왜 계속 작가라는 호칭을 고집하는가? 그가 작가라고 불릴 만한 이유가 있는가? 하고 말이지요. 어쩌면 브릿G의 일부 작가님들은 가수라는 본업이 있는 사람에게 작가라는 호칭을 붙이는 걸 원치 않으실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김창완 작가님을 작가님이라고 부르는 건 모든 음악가는 결국 시인이라는 거창한 이유가 아닙니다. 김창완 작가님의 음악 세계가 작가가 가질 만한 방대한 세계관을 가지고 있고 하는 그런 웅대한 이유도 아닙니다. 저는 그냥 한 가지 이유만 가지고 김창완 작가님을 작가님이라고 부릅니다.

김창완 작가님은 책을 내셨거든요.

「사일런트 머신 길자」라는 제목의 단편소설집을요.

 

네이버 책 – 사일런트 머신 길자

 

아마 이 책을 접한 것이 ‘아기참새 찌꾸’같은 소설을 졸업하고 삼성 어린이 문고집인지 뭔지하는 명작선을 졸업한 제가 추리소설을 위주로 한 장르소설의 세계에 접하게 되면서 환상문학이 뭔지 알게 되고 그 맛에 차츰 빠지게 되었을 때 즈음의 일일 것입니다. 아마 중학교 3학년생 정도였으려나요.

그 때 아주 우연한 계기로 김창완 작가님이 아주 예전에, 한 2009년(제가 초등학교 4학년!일 때네요)에 단편집을 낸 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구매했죠. 대략 여섯 편의 단편이 실려 있고 100페이지를 조금 넘는 얇은 책에, 9000원이라는 요즘 책 치고는 가벼운 가격. 그리고 김창완 선생님이 직접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앨범아트와 아주 유사한 스타일의 그림체였으니까요) 삽화까지. 저는 그 책에 빠져들었습니다.

사실 김창완 작가님은 문장력이 아주 대단하지는 않습니다. 작가님은 오히려 가수 생활을 오래 해오신 만큼 주절주절 말을 늘어놓아야 하는 소설의 문장 대신 시에 가까운 함축적인 문장을 만드는 데에 능하신 분이어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요. 하지만 저는 그런 게 중요하진 않았습니다. 첫 번째 단편인 “사일런트 머신 길자”의 아이디어만으로, 일상 속에서 환상을 그리는 것 만으로, 저는 이 단편을, 김창완 작가님의 책을 사랑하게 된 것입니다. 어떤 단편은 솔직히 말해, 브릿G에 업로드된 소설이라 해도 믿을 만큼 환상문학의 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혹시라도 김창완 작가님의 팬이라면 이 책을 소장할 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게 게시글 주제가 내글홍보 아니냐고요? 그렇지만 제 글에 대해 해설하고 홍보하려면 이에 대한 소개가 꼭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사일런트 머신 길자를 접하지 않았더라면, 조금 과장해서 말해 제가 여기서 이렇게 글을 쓰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나중에는 이 「사일런트 머신 길자」에 나온 아이디어를 응용해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고 싶기도 하고요. 현실적으로는 여러 어려움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죠. 도전해보고 싶다는 마음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사일런트 머신 길자를 읽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아니면 여러분이 추천하고 싶은, 자신을 브릿G 작가의 길로 이끈 책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강의실 뒤에서 교수 몰래 자게에 글 쓰는 렝고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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