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속 인공중력 기술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우주전함 야마토’
요즈음 제가 빠져 있는 애니메이션입니다. 꽤 오래된 애니메이션인데요, 한국에는 과거 ‘날으는 전함 V호’라는 제목으로 들어온 적 있죠. 저희 아버지께서 초등학교 다니실 무렵 재미있게 보았다고 하시니, 아마 지금 40대~50대이신 분들은 기억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지구가 멸망의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지구를 살리기 위해 머나먼 우주로 떠나는 이야기입니다.
많은 분들께서 자기 나름의 소재를 정하고 ‘이러이러한 소재로 SF소설을 쓰면 정말 멋질 거야!’ 라고 생각해 보신 적 있으리라 믿습니다. 스스로 만든 방대한 세계관에 빠져 나도 모르게 즐거워지기도 하죠. 그런데, 많은 SF 만화나 소설, 특히 우주를 배경으로 한 것들을 보면 한 가지 의문점이 들곤 합니다.
‘우주 공간인데, 주인공들은 어떻게 멀쩡히 바닥에 서 있는 걸까?’
보통 ‘우주’ 하면 검은 하늘, 그리고 그 위를 수놓는 셀 수 없이 많은 별들의 모습과 함께 ‘무중력’이라는 키워드가 떠오르곤 합니다. 말 그대로 지구의 중력으로부터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상태이지요. 뉴스 기사에 종종 이러한 무중력 속에서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선 안을 마음껏 헤엄쳐 다니거나 물건들이 두둥실 떠 있는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이 실려있곤 합니다. 그렇습니다. 무중력! 이 무중력이라는 설정을 이 SF 만화나 소설들은 어디로 빼 놓은 걸까요? 설정 오류인 걸까요? 아니면 의도적으로 그렇게 만든 것일까요?
그러나 ‘인공중력(artificial gravity)’이 이론적으로 가능할 뿐더러 실제로 연구중이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아마 많은 분들께서 ‘정말 그게 가능하다고?’ 하실 것 같은데요, 정확히는 우리가 정말 인공적으로 중력을 만든다기 보다는, ‘모의중력’, 그러니까 중력과 비슷한 효과를 내는 장치를 만드는 것입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바로 ‘원심력(centrifugal force)’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원리는 간단합니다. 충분히 긴 끈과 작은 공 하나를 준비합니다. 이 공을 끈에 매단 후, 끈을 잡고 빙글빙글 돌려봅시다. 어떻게 될까요? 끈을 손으로 잡은 부분을 중심으로 하여 공은 회전하게 됩니다. 이 때, 공이 중심으로부터 멀어지려는 관성력을 원심력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공의 내부가 비어 있고, 그 안에 작은 공 하나가 들어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공 역시 원심력의 영향을 받아 큰 공의 끝부분에 쏠리게 됩니다. 이제 슬슬 이해가 되시나요? 큰 공을 우주선, 작은 공을 거기에 탄 사람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바로 다음과 같은 형태로 말이죠.
이 우주선에 타고 있는 사람은 마치 정말 중력이 있는 것처럼 느낄 것입니다. 선 내를 지구에서와 마찬가지로 걸어다니거나 달리고, 뛰어올랐다가 착지하고, 넘어질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우주에서 왜 이런 인공 중력이 필요할까요? 무중력 속에서 마음껏 헤엄쳐다니는 것만큼 즐거운 일도 없을 텐데 말이죠! 이는 우주 비행사들의 건강 문제 때문입니다. 우리 몸은 지구의 중력과 기압을 버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와중에도 우리 몸은 항상 중력, 기압과 씨름을 벌이고 있는 것이지요.
그런데 그것이 갑자기 없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우주 비행사들은 무중력에 적응하고 나서부터 신체의 근육량이 점점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지구에서 똑바로 서 있지 못할 정도로 신체가 약해지기 마련인데요, 그래서 이들은 주기적으로 지구로 돌아와 재활치료를 받습니다. 우주 비행사들은 굉장히 고급 인력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라도 잃는다면 이는 큰 손실이 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인공중력 기술이 활성화된다면 이러한 번거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미국항공우주국, NASA에서 이러한 인공중력 기술을 활용한 인공위성 ‘노틸러스-X(Nautilus-X)’를 개발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진의 도넛 모양 선체를 회전시켜 인공중력을 얻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NASA는 이미 1966년 ‘제미니 11호’를 통해 인공중력의 현실화 가능성을 입증한 바 있는데요, 다만 상용화 하기에는 아직 기술적인 문제가 남아 있다고 합니다. 곧 있으면 인공중력 기술이 실제로 적용될 날이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만화나 소설에서 보던 인공중력이 탑재된 우주선은 ‘그리 먼 미래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이죠.
생각해 보니 브릿G에 가입한 후 처음으로 써 보는 글이네요. 평소 눈팅만 하다가 문득 떠올라 써 보았는데, 제 글이 브릿G 작가 여러분의 작품 활동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면 이쯤에서 글을 맺도록 하겠습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 클로버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