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추천! 정말로 멋진 여성이 나오는 추리소설 & 만약 당신의 수명을 판다면?
안녕하세요, 반도입니다. 소설을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여건이 안 되어 못 쓰는(그렇다고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 중이네요. 그렇다 해서 책에 대한 애정이 사라진 건 아니기에, 조금은 갑작스럽지만 소설 추천을 하나 해볼까 합니다. 브릿G에 올라온 소설은 아니에요! 두 권 다 출판된 소설입니다. 정말 좋아하는 소설들이라 꼭 추천하고 싶어요.
첫 번째 소설의 제목은 ‘왕과 서커스’입니다!
요네자와 호노부라는 작가가 쓴 책인데요, 일상 추리물인 ‘고전부 시리즈’로 유명한 작가입니다. 그 외에도 소시민시리즈나 여러가지 단권 추리 소설을 썼지만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건 왕과 서커스라 이 책을 추천하고 싶어요. 실제 있었던 ‘네팔 왕실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쓴 추리 소설로, 프리랜서 기자 ‘다치아라이 마치’가 네팔에 휴가를 갔다가 왕실 살인사건이 터진 와중, 등에 ‘고발자’라는 글씨가 새겨진 시체를 발견하게 되어 그에 대해 기사를 쓰기 위해 조사를 하는 내용입니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했다는 것과, 흥미진진한 추리 요소로 가득 찼다는 것, 그리고 ‘언론인의 의무’에 대해 다룬다는 것도 정말 괜찮은 소설입니다. 특히 다치아라이는 정말 동경하게 만드는 여성 캐릭터인데요, 대담함과 뛰어난 머리, 그리고 끈질김까지 갖춘 완벽한 탐정 역이에요!
사실 이 책도 시리즈물입니다. 베루프(독일어로 직업) 시리즈라고 다치아라이 마치를 주인공으로 연작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아쉽게도 다음 권은 아직 정발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전권이라고 불릴만한 책인 ‘안녕 요정’이라는 소설이 있는데요, 이 소설은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다치아라이가 고등학생 때 이야기이구, 여기선 주인공이 다른 남학생인 관계로 조연으로 등장하네요. 작가가 대학생 논문을 유고슬라비아 내전을 주제로 작성했다고 하니 역사적 고증은 꽤 잘 되어 있을거라 생각해요!
전작이라고 말하긴 했지만 안녕 요정은 읽지 않으셔도 됩니다. 읽지 않으셔도 왕과 서커스를 읽는덴 전혀 지장이 없고, 단권의 완결성도 완벽해요! 다만 왕과 서커스에 안녕 요정의 중요한 스포일러가 나오기에 둘 다 읽을 거라면 안녕 요정을 먼저 읽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두 번째 소설의 제목은 ‘3일간의 행복’입니다.
이것도 일본 소설이네요. 우선 장르는 크게 보면 라이트노벨에 들어가지만 라이트노벨을 전혀 읽지 않으신 분도 읽으실 수 있습니다. 굳이 예시를 들자면 최근 화제가 되었던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랑 비슷한 형식의 책이네요. 제가 라노벨을 사랑하고 라노벨을 쓰는 작가인 관계로 라노벨을 추천하자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이번에 추천하는 책은 모든 분들이 거부감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한 번씩 읽었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수명을 판다’라는 것이 이 책의 주제입니다. 주인공인 쿠스노기는 가난한 대학생입니다. 자신의 현실에 비관하고 앞으로 살아가는 것에 막막해하던 와중 수명을 팔 수 있다는 얘기를 듣는데요, 초등학생 때 ‘수명을 팔면 얼마일까?’라는 주제로 토론했던 도덕수업 시간을 떠올리며 반신반의 한 채 그 가게에 찾아가게 됩니다.
‘샐러리맨의 평생 수입은 2억원이래.’ 역시 초등학교 토론 수업때, 소꿉친구였던 여학생이 했던 말을 떠올리며 수명의 감정가가 나오기를 기다리는 쿠스노기. 하지만 그에게 매겨진 가격은, 겨우 일평생의 30만앤 이라는 보잘것 없는 가격이었습니다.
비관한 쿠스노기는 결국 3개월을 제외한 모든 수명을 팔아버리고, 이후 감시원 ‘미야기’와 하는 동거생활을 다룬 이야기입니다.
본 책의 작가는 이런식으로 간단한 주제를 가지고 감성적인 이야기를 풀어내는데 엄청나게 능숙합니다. 염세주의적인 분위기가 있기에 그런 걸 싫어한다면 읽기 힘들어 할 수도 있겠지만, 끝까지 읽는다면 충분히 미소지을 수 있을만한 이야기입니다. ‘인생에 존재하는 함정을 덮어 놓은 이야기보다, 함정에 빠졌지만 그 안에서 나름대로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추구하는 것이 작가의 가치관이라는데요, 그런 이 작가의 책에선 그런 가치관이 정말 아름답게 드러납니다. 조금 폭주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전 이 작가의 생각, 문장, 호흡 그 모든 것에 빠져버렸습니다:)
제겐 인생 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소설이기에 이렇게 조심스럽게 추천해봅니다. 제가 추천한 두 소설의 작가가 쓴 다른 책도 충분히 재밌으니, 만일 즐겁게 읽으셨다면 찾아보시기를 추천드리고요. 그럼 모두 무더운 여름 잘 보내시기를 빌며, 이만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