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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분류: 내글홍보, 글쓴이: stelo, 18년 6월, 댓글1, 읽음: 90

행복할만한 일인데 행복할 기분이 아니었을 뿐이었다.

내 마음이 문제였다.

28회 – 그 날 이후

 

안녕하세요. 매일 수 많은 일들을 겪는 Stelo입니다.

보안 상 말할 수 없는 이유로 하루 일찍 28회를 보내 드립니다. 두 사람은 다시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 단지 그 날이 210일 째 되는 날이었기 때문일까요.

 

1.

왜 나한테만 이렇게 힘든 일이 일어날까 생각하기도 합니다. 반복되는 문제들이 쌓여 있죠. 이렇게 말할 때면 누군가 “너한테만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건 너한테도 문제가 있는 거 아니야?”하고 툭 던지는 것도 제 삶에 반복되는 패턴입니다.

 

2.

뭔가 문제가 생겼는데 다들 책임을 떠넘길 때가 있어요. 일단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화를 내면서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지 찾습니다. 아랫 사람들은 다들 무서워하면서 “난 아닌데, 누가 잘못했는지 아시냐?”고 저를 찾아옵니다.

지금 제 상황도 그렇습니다. 글을 쓰는데 후임이 찾아왔거든요.

보면 이건 한 명의 잘못이 아닙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두 그럴만하니까 그렇게 했을 뿐입니다.

아니 생각해보면 이건 윗 사람이 잘못한 겁니다. 아랫 사람에게 시키기만 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려주진 않으니까요. 내 일은 아랫 사람을 관리하는 것뿐이다. 요즘 애들은 버릇이 없다. 벌을 주지 않으면 무시 당한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는 일단 혼내야 버릇이 든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리고 절대 책임은 지지 않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 선임과 후임들 이야기입니다만.

오늘도 누군가 저에게 “후임들은 뭐하냐? 왜 혼자 다 하시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또 책임을 그냥 혼자 떠앉으려 하고 있습니다.

제 사고방식은 늘 똑같습니다. 왜 다들 저렇게 화를 내고 벌벌 떨기만 하는 거지. 그냥 문제를 해결하면 되잖아. 그렇게 어려운 것도 아니잖아. 내가 떠앉으면 편하지.

물론 저도 책임이 버겁고 그게 다 짜증나고 힘겹기만 한데요. 이게 바보 같다는 것도 압니다. 여기에 푸념을 늘어놓으면서 누군가 위로해달라고 할 정도로요.

하지만 저는 누군가 우는 것도 싫고, 무서워하는 것도 싫습니다. 그러니 계속 이럴 것 같습니다.

 

3.

어느샌가 저는 깨달았습니다. 세상은 복잡하고 제멋대로 흘러갑니다. 내가 A라는 일로 힘들던 말던 B라는 일은 일어납니다. 그런 일들이 하나씩 쌓이고 쌓이면서 모든 게 엉망진창이라고 느낍니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닙니다.  내가 선하다면 복을 받는 ‘권선징악’은 없습니다. 내가 억울한 일을 당한 건 그저 그런 상황이어서 그랬을 뿐입니다. 나는 열심히 했고, 잘 하려고, 그 와중에 선한 길을 택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건 압니다. 그것만은 인정하려 노력합니다.

하지만 사람들, 아니 선임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을 때면 외롭습니다. 오히려 나를 의심하고, 잘못했다고 혼낼 때면 더 무섭습니다. 그러면서 웃고 나를 배려해준다고 생각할 때면 더 힘듭니다.

 

저는 죽고 싶다고 말하기 보다는 “내 상태가 이렇게 심각하다. 왜 내가 힘든 걸 알아주지 않는 거야. 누가 날 좀 위로해줘.”라고 말하는 게 차라리 솔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은이도 알겠지만 계속 누군가에게 기대기만 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그래서 어떻게 해야하는 건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st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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