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오늘의 문장1

분류: 수다, 글쓴이: stelo, 18년 4월, 읽음: 35

안녕하세요. 다시 시작하는 Stelo입니다. 오늘의 문장은…

“우리 매번 이러는 거 같아.”

1. 오늘의 문장이 안 올라오니 지인이 걱정하는 쪽지를 보냈더군요. 별 일은 아닙니다. 작가들이 겪는다는 라이터스 블록에 빠졌을 뿐이죠.

2. 이번 화는 특히 힘듭니다. 23회가 되도록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23주 동안 휴재 없이 달려왔는데 이번에는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3. 22회의 그 결말에서 당연히 행복하게 갈 줄 알았는데요. 써보니까 알겠어요. 이 두 친구의 문제가 그렇게 가볍지 않다는 걸요. 쓰는 저도 힘겨울 정도입니다. 배배꼬였달까, 답답하달까. 어떻게든 이겨내보려고 명상도 해보고 김하온 군의 노래도 듣는데요. 어렵습니다.

4. 오늘 종이에 이런 문장들을 적었습니다.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 나는 혼자 살아남아야 한다.

강해져야 한다. 강철과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내 삶은 엉망진창이다.

지금까지 이뤄놓은 게 없다. 앞으로도 똑같을 것 같다.

울지 말자.

제가 아니라 예은이의 마음을 적어본 건데요. 쓰다보니 알았어요. 결국 그게 제 마음이기도 했다는 걸요.

5. 물론 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건 알아요. 저는 요즘 사람들에게 “대단한 사람”이라는 말을 들어요. 간부님들도 그러고, 동기들도 그래요. 똑똑하고 일 잘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아는 것도 많다고들 그래요.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제가 사기꾼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사실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지 않은데요.

6. 1년 전에 [미적분학] 책을 가져왔어요. 대학교 1학년 때 푼 걸 복습하려고 가져왔어요. 1년이 되도록 풀질 못하고 있어요.

몇 주 전만 해도 수학이 다시 아름다워 보이고 재미있어졌어요. 세영이 덕분에요.

그런데 오늘은 수학을 한 문제도 안 풀었어요.

 

7. 정말 별 일이 아닌 걸까요. 아니면 강한 척하는 것일 뿐일까요. 음. 저는 매일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 있어요. 군대에 왔을 때 한 상담관님이 해주신 말이기도 한데요.

“마음을 강하게 먹어야 해. 다 이겨낼 수 있어.”

그 말이 맞다는 건 알아요. 결국 다 이겨내겠죠. 그런데 그 말이 잔인하게도 느껴져요.

stel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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